ESPN 선정 여자 축구 세계 톱50 플레이어에 한국 선수 ‘제로’…아시아는 일본 하세가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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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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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포츠 매체 ESPN이 최근 발표한 2025년 여자 축구 선수 세계 톱50 명단에 한국 선수가 단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아시아 국적으로는 잉글랜드 맨체스터 시티 소속 일본 미드필더 하세가와 유이만 유일하게 포함됐다.
ESPN은 지난 27일 발표한 ‘FC 위민스 랭크 2025’를 통해 UEFA 여자 챔피언스리그, 잉글랜드 WSL, 미국 NWSL 등 최상위 리그와 월드컵·올림픽 같은 메이저 토너먼트 활약상을 기준으로 세계 최고 선수 50명을 선정했다. 한국 여자 축구 간판 지소연(34)은 과거 2021년 18위, 2022년 25위에 올랐지만 잉글랜드 첼시를 떠나 WK리그로 복귀한 뒤 명단에서 사라졌다.
지소연은 2022년 첼시 시절 마지막으로 톱50에 이름을 올린 뒤, 수원FC에서 두 시즌을 보내고 2024년 1월 미국 시애틀 레인으로 이적했다. 이후 지난해 9월 잉글랜드 2부(WSL2) 버밍엄 시티로 단기 임대를 떠났지만 12경기 1골 2도움에 그쳤고, 최근 임대 계약 종료와 함께 다시 수원FC 복귀 수순을 밟고 있다.
한국 선수의 톱50 부재 배경에는 여러 구조적 요인이 작용한다. 가장 큰 원인은 챔피언스리그나 WSL, NWSL 같은 최상위 무대에서 핵심으로 활약하는 한국 선수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지소연 이후 유럽 빅클럽에서 에이스급 영향력을 보여준 선수가 나오지 않았고, 현재 해외파 다수도 중하위권 팀이거나 출전 시간이 제한된 경우가 많다.
WK리그의 낮은 경쟁력과 글로벌 노출도 문제도 크다. WK리그는 공기업이나 지방자치단체 소속 실업팀 중심으로 운영되는 세미프로 리그로, 외국인 선수 영입 등은 이루어지지만 선수 처우와 투자 규모는 남자 프로 리그에 비해 열악하다. 적은 관중과 제한적인 중계로 유럽·북미 상위 리그 대비 수준과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랭킹 패널 입장에서 경기 영상을 접하기 어렵고 수준을 가늠하기 힘든 리그 선수는, 같은 실력이라도 유럽·NWSL 선수보다 표를 받기 불리하다.
대표팀이 세대교체 과도기를 겪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2025년 한 해 동안 10명 이상이 A매치 데뷔를 하며 대대적인 물갈이를 진행 중이라, 개별 선수의 세계 톱 레벨 인지도가 쌓일 시간이 부족했다. 전성기를 지난 지소연 이후 글로벌 브랜드급 스타가 공백 상태고, 케이시 페어 등 유망주들도 아직 10대 후반·20대 초반으로 커리어 초반 단계다.
국가대표 성적 부진도 한몫했다. 한국은 2023년 여자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고, 최근 메이저 대회에서 8강 이상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서 일본·호주에 비해 국제 무대 임팩트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5년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우승 등 지역 대회 성과는 있지만, ESPN이 중시하는 월드컵·올림픽·대륙선수권에서의 톱 레벨 활약이 부족했다.
유소년·클럽 시스템·마케팅 등에서 일본·유럽 대비 투자 규모가 작고 구조적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환경에서는 장기적으로 세계 최정상급 인재를 꾸준히 배출하기 어렵고, 결국 글로벌 어워드·랭킹에서 한국 선수의 존재감이 약해지는 악순환이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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