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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은 이제 월드컵 직관 못한다...자고 나면 치솟는 티켓값, 결승전은 586만원까지 폭등 [더게이트 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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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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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를 위해 동원된 FIFA 월드컵(사진=FIFA 월드컵 공식 SNS)

[더게이트]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당시 조별리그 최저가 티켓은 19파운드(약 3만원)였다. 대학생이 아르바이트로 한 달 벌어 페리 요금과 유스호스텔 숙박비, 바게트와 치즈로 끼니를 때우면서 일주일쯤 버틸 수 있는 돈이었다. 운이 좋으면 펍에서 만난 현지인에게 여분의 티켓을 구하기도 했다. 무계획에 가까웠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월드컵에 간다'는 건 그렇게 평범한 사람들이 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2026년엔 더 이상 그렇지 않다.

미국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의 헨리 부시넬 기자는 12일(한국시간) "FIFA가 2026 미국·캐나다·멕시코 월드컵 티켓 가격을 다시 올렸다"며 "일부 조별리그 1등석 가격이 700달러(약 98만원)까지 치솟았다"고 보도했다.

FIFA가 이날 공개한 티켓 가격은 숨이 막히고 심장이 멎는 수준이다. 조별리그 3등석 평균 가격이 200달러(약 28만원), 32강전 237달러(약 33만원), 16강전 294달러(약 41만원), 8강 680달러(약 95만원), 4강 918달러(약 129만원)다. 결승전 3등석은 4185달러(약 586만원)에 달한다.

이전 대회와 비교해보면 얼마나 비싼지 실감난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때 결승전 1등석은 1607달러(약 225만원)였다. 지난해 독일 유로 2024의 조별리그 최저가는 30유로(약 4만5000원) 안팎이었다. 2026년 월드컵 조별리그 최저가 265달러(약 37만원)는 유로 2024의 8배가 넘는 가격이다.

여기에 치솟은 호텔비와 항공료를 더하면, 이번 월드컵은 그 어느 때보다 돈 없이는 꿈도 꿀 수 없는 대회가 됐다. 디 애슬레틱은 "북미 지역 주민들조차 목돈을 들이지 않고는 경기장 출입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를 위해 동원된 FIFA 월드컵(사진=FIFA 월드컵 공식 SNS)

'다이나믹 프라이싱'이란 이름의 폭리

FIFA는 지난주 조 추첨과 일정 발표 후 처음으로 특정 경기별 티켓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예상 수요에 따라 가격을 조정하는 이른바 '다이나믹 프라이싱(가변 요금제)'이다.

잉글랜드 대 크로아티아, 스코틀랜드 대 브라질 같은 경기는 1등석 티켓 가격이 지난달 445달러(약 62만원)에서 700달러(약 98만원)로 71% 급등했다. 104경기 중 80경기에서 1등석 가격이 올랐다. 반면 가격이 내린 경기는 11경기에 불과했다.

아르헨티나, 포르투갈, 브라질이 출전하는 모든 경기는 1등석 700달러, 2등석 500달러(약 70만원), 3등석 265달러로 책정됐다. 노르웨이 대 프랑스, 우루과이 대 스페인, 에콰도르 대 독일 같은 빅매치도 같은 가격대다.

결승전 티켓은 3개월 연속 인상됐다. 1등석은 8680달러(약 1216만원), 2등석은 5575달러(약 781만원), 3등석은 4185달러다. 지난 10월 처음 공개됐을 때보다 거의 200만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유럽 팬 단체인 '풋볼 서포터스 유럽'(FSE)은 성명을 통해 이를 "월드컵 전통에 대한 거대한 배신"이라고 비난하며 FIFA에 티켓 판매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크로아티아축구협회가 같은 날 웹사이트에 공개한 가격표에 따르면, 잉글랜드와의 조별리그 1차전 티켓이 최저 265달러(약 37만원)부터 시작한다. 골대 바로 뒷좌석은 '프리미엄석'으로 분류돼 700달러(약 98만원)까지 치솟는다.

더 황당한 건 따로 있다. 각국 축구협회에 배정된 서포터석, 그러니까 비바람 가리지 않고 자국 팀을 쫓아다니는 열성 팬들을 위한 자리 가격이 일반 판매 가격과 똑같다는 점이다. 아니, 어떤 경우엔 더 비싸다.

디 애슬레틱은 "크로아티아 팬이 결승전까지 모든 경기를 보려면 3등석 기준으로 4185달러(약 586만원), 1등석은 8680달러(약 1216만원)를 내야 한다"며 "잉글랜드와 독일 팬 단체도 같은 금액을 제시받았다"고 전했다. 또 "각국 축구협회에 배정된 티켓 비율은 이전 대회와 동일한 수준이라면서도, 가격은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잉글랜드 및 웨일스 팬 단체(FSA)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 경기장을 찾는 팬들은 이런 바가지 가격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FIFA 월드컵 트로피. 사진 | FIFA홈페이지 캡쳐

미친 티켓 가격, 독이 든 성배

영국 스포츠 저널리스트 세바스찬 스태퍼드블루어는 "월드컵 티켓 가격이 비싸진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면서도 "문제는 이번 대회가 자연스럽게 모여드는 팬들을 끌어들이는 능력 자체를 잃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스태퍼드블루어는 "월드컵에 가본 사람들은 누구나 안다. 월드컵은 경기 그 자체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는 걸"이라며 "차를 팔거나, 결혼식 규모를 줄이거나, 상사에게 거짓말을 해서라도 '그곳'에 가는 게 중요했다"고 회상했다.

지난해 유로 2024 준결승 날, 도르트문트엔 10만 명의 네덜란드 팬이 몰려들었다. 티켓을 가진 사람은 기껏해야 2만 명이었다. 일부는 550km 떨어진 라이프치히에서 야영을 하고 새벽 기차를 탔다. 일부는 차를 몰고 와서 경기 후 차 안에서 잤다. 티켓을 원하는 사람도 있었고, 그냥 동족들과 함께 있고 싶어서 온 사람도 있었다.

스태퍼드블루어는 "그들이 곧 대회였다"며 "월드컵을 단지 축구 경기 모음으로 여기는 건 큰 실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마법은 4년마다 세계 곳곳에서 모여든 커뮤니티에서 나온다. 햇볕에 그을리고 술에 취해, 축구를 사랑하고 새로운 음식을 먹으며, 모두 함께 그걸 해내는 데서 나온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가격 책정은 그걸 무시한다. 스태퍼드블루어는 "줄을 서서 신용카드를 꺼내라, 아니면 집에서 TV나 봐라. 그게 FIFA가 팬들에게 하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돈을 내든지, 돈 없으면 썩 꺼지든지. 과연 그게 월드컵이 가야 할 길일까?

원문: 바로가기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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