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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149km 던지는데 은퇴하긴 너무 아까워...코치 제안도 고사한 고효준, 현역 도전 계속한다 [더게이트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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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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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7일 잠실 삼성전에서 1이닝 1실점을 기록한 고효준. (사진=두산)

[더게이트]

"공을 받는 포수들도, 저 자신도 아직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확신합니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온 고효준(소속팀 없음)의 목소리엔 자신감이 묻어났다. 코치 제안을 고사하고 또다시 소속팀 없는 겨울을 보내고 있지만, 현역 연장 의지만큼은 확고했다. 12일 더게이트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고효준은 "지금도 훈련하는 중"이라며 또다른 도전을 예고했다.

고효준의 2025년은 그의 별명처럼 롤러코스터 같았다. 전년 시즌 종료 후 SSG 랜더스에서 방출된 그는 소속팀 없이 개인 훈련으로 겨울을 버텼다. 은퇴 위기였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지난 4월 두산과 연봉 8000만원 등 총액 1억원에 계약하며 극적으로 마운드에 복귀했다. 입단 테스트 당시 최고 147km/h를 찍으며 구단 관계자들을 놀라게 한 결과였다.

5월 육성선수에서 정식 선수로 전환된 뒤 1군에 콜업된 고효준은 첫 경기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데뷔전을 무실점으로 시작한 그는 이후 9경기 가운데 8경기에서 무실점 피칭을 펼쳤다. 두 번째 경기 3실점을 제외하면 실점 없이 호투를 이어갔다. 여름 이후 실점 경기가 잦아지며 평균자책 6.86으로 시즌을 마쳤지만, 시즌 45경기 2승 1패 9홀드를 기록하며 나름의 몫을 해냈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마흔둘의 나이에도 여전한 구위였다. 올 시즌 고효준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5.8km/h로 집계됐다. 이는 39세 시즌이었던 2022년(145km/h)을 뛰어넘는 기록이자, 통계사이트 스탯티즈가 구속 제공을 시작한 2013년 이후 개인 최고치다. 시즌 최고 구속은 전광판 기준 149km/h까지 찍혔다.

고효준은 "솔직히 작년보다 지금 몸 상태가 더 좋다"며 "2군에 있다가 1군에 올라왔을 때도 언제든 나갈 준비가 되어 있었다. 팀의 시즌 마지막 경기 날에도 등판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봐도, 포수가 봐도 공이 좋은데 주위에서 자꾸 은퇴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 같아서 오기가 생겼다"고 털어놨다.
두산 고효준이 지난 26일 경기를 앞두고 딸과 함께 개인 통산 600경기 출장 기념 행사에 참여했다. (사진=두산)

김진성 33홀드·노경은 35홀드…"동료들이 나의 자극제"

고효준이 현역 연장을 꿈꾸는 데는 같은 40대 노장 투수들의 활약이 큰 자극제가 됐다. 2025시즌 KBO리그는 '베테랑 전성시대'였다. LG의 40세 노장 김진성은 무려 78경기에 등판해 33홀드를 올리며 불펜을 지켰고, 41세 SSG 노경은은 77경기에 나서 35홀드를 기록하며 2년 연속 홀드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고효준은 "진성이나 경은이가 힘든 시즌을 치르면서도 엄청난 성과를 내는 것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용기도 얻고, 동기 부여도 되지만 한편으로는 오기가 생긴다. 나도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다잡게 된다"고 말했다.

고효준의 현역 의지를 보여주는 또다른 대목이 있다. 시즌이 끝난 뒤 두산 구단에선 고효준에게 코치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실한 훈련 태도와 후배들을 이끄는 리더십을 높이 산 결과였다. 하지만 고효준은 고심 끝에 이를 정중하게 고사했다.

"두산 관계자분들이 심사숙고해서 제안해 주신 걸 알기에 정말 많이 고민했다. 내가 코치 그릇이 될까, 지금 은퇴하면 후회하지 않을까... 그때 아내가 힘이 돼 줬다. '당신의 오랜 목표인 송진우 선배님의 최고령 등판 기록(43세 7개월)까지 1년 남았는데, 여기서 멈추면 평생 아쉽지 않겠냐'고 하더라."

TV를 보며 "아빠는 왜 안 나와?"라고 물어보는 어린 딸도 고효준이 계속 마운드에 서는 이유다. 가족의 지지는 고효준을 다시 훈련장으로 이끌었다. 송진우가 보유한 최고령 투수 등판 기록까지 이제 1년 남았다. 
고효준은 현역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까. (사진=두산 베어스)

1월 초 동남아로…"전지훈련부터 완벽하게"

고효준은 현재 SSG 시절 후배 김태훈이 차린 야구 아카데미와 파주 야구장을 오가며 개인 훈련 중이다. 1월 초에는 따뜻한 동남아로 건너가 본격적인 몸만들기에 돌입한다.

고효준은 "올해 같은 경우 팀 스프링캠프에 가지 못했고, 개인적으로 몸을 만들다가 테스트를 거쳐 시즌을 치렀다"며 "팀과 함께 전지훈련을 가서 몸을 만들면서 시범경기를 치르고 3월부터 시즌에 들어갈 수 있다면, 올해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자신이 있다"고 다짐했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팀이라면 어느 곳이라도 좋다. 고효준은 "어린 선수들이나 팀에서 고참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 그런 부분을 케어해 줄 수 있고, 후배들이 감독님이나 코치님께 말씀드리기 어려운 부분을 들어주고 조언해 줄 수 있다"며 "아직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어디에 가서도 제 몫을 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년이면 마흔셋. 투수로서 황혼기를 훌쩍 넘긴 나이다. 비슷한 나이에 감독, 코치를 하는 동료들도 있다. 하지만 고효준의 현역 시계는 멈추지 않았다. 여전히 마운드에서 던질 수 있고, 20대 시절보다 빠른 공을 던지는데 은퇴하기엔 너무 아쉽다. 고효준의 롤러코스터는 다시 올라갈 것이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원문: 바로가기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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