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폰세와 와이스를 뽑아온 선구안이다… MLB 특급 유망주의 몰락, KBO서 기적 스토리 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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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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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17년 11월, 디트로이트는 구단으로서는 큰 결정을 내린다. 베테랑 내야수이자, 팀의 주전 2루수로 차지하는 비중이 컸던 이안 킨슬러를 LA 에인절스로 트레이드했다. 팀의 미래를 내다본 결단이었다.
그 당시 디트로이트는 우완 윌켈 에르난데스(26)와 외야수 트로이 몽고메리를 에인절스로부터 받았다. 당시 에르난데스는 에인절스를 대표하는 유망주 투수 중 하나였다. 디트로이트가 ‘무려’ 킨슬러를 트레이드하고 데려온 선수인 만큼 에르난데스에게 걸리는 기대가 큰 것은 당연했다. 향후 디트로이트 선발진을 이끌어나갈 선수 중 하나로 각광을 받았다.
‘팬사이디드’의 디트로이트 페이지는 최근 당시 트레이드를 되돌아보며 “2017년 디트로이트는 팬들에게 하나의 비전을 제시했다. 이안 킨슬러를 트레이드로 내보낸 것은 본격적으로 리빌딩을 하겠다는 선언이었고, 윌켈 에르난데스는 그 리빌딩을 떠받칠 핵심 투수 중 하나로 간주됐다”면서 “그는 단순히 트레이드의 일부가 아니었다. 그가 바로 트레이드의 중심이었다. 헤드라이너였고, 가능성에 베팅한 카드였다”고 떠올렸다.
디트로이트 구단은 물론 팬들에게도 꽤 큰 기대를 모았던 선수였던 셈이다. 하지만 에르난데스는 결국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디트로이트에서 잊힌 선수가 됐다. 2023년 상위 싱글A, 2024년 더블A, 2025년에는 트리플A까지 올랐으나 확실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올해 트리플A에서는 34경기(선발 19경기)에서 114⅓이닝을 던지며 3승7패 평균자책점 4.80에 머물렀다. 메이저리그로 올라가기는 역부족인 성적이었다.

끝내 디트로이트는 에르난데스를 포기하고, 에르난데스는 이제 지구 반대 편의 KBO리그에서 재기를 노린다. 한화는 오프시즌 초반 에르난데스와 총액 90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에르난데스는 메이저리그 경력이 없다. 그래서 의외라는 시선도 존재한다. 코디 폰세, 라이언 와이스라는 화려한 실적의 전임자가 있었기에 더 그렇다. 약한 카드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화는 최근 외국인 투수 영입에서 ‘타율’ 자체는 낮지 않은 편이다. 펠릭스 페냐나 리카르도 산체스 또한 롱런을 하지는 못했으나 어쨌든 평균 이상의 투수로 평가됐다.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는 말할 것도 없다. 한화는 독립리그를 전전하던 와이스의 가능성에 과감히 베팅하며 흙속의 진주를 건졌다. 일본 무대에서 하락세가 뚜렷했던 폰세는 ‘에이스감’이라는 평가 속에 데려와 대박을 쳤다. 그 선구안에 기대가 걸린다.
지금 당장의 플로어는 물론, 발전 가능성도 있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적시장에서 아주 잘 알려지지는 않은 투수였으나 업계에서는 괜찮은 시선을 모으고 있다. 우선 KBO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는 요건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화는 “준수한 투구 감각으로 패스트볼 외에도 완성도 있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갖췄다는 평가로, 커리어 내내 선발 투수로 활약하며 최근 2년간 100이닝 이상을 책임졌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에르난데스는 기본적인 구속을 갖추고 있다. 요새 KBO리그에서는 시속 150㎞ 아래의 공으로는 아주 특별한 장기가 없다면 살아남기 어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에르난데스의 올해 트리플A 마지막 선발 등판 당시 주무기인 싱커의 평균 구속은 94.4마일(152㎞)에 이르렀다. 이 수치가 선발로 많은 공을 던지며 나온 수치고, 최고가 아니라 평균이라는 점에서 적어도 구속 때문에 답답할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고 구속은 96.7마일(155.6㎞)싱커의 회전 수 또한 낮은 편이 아니다.
여기에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모두 수준급의 헛스윙 비율을 자랑하고 있다. 두 구종은 구속은 거의 같은 편이지만, 완전히 다른 궤적을 그리며 타자의 존을 흘러나간다. 한화의 설명대로 최근 마이너리그 레벨에서 3년 연속 100이닝 이상을 던지면서 내구성과 건강을 모두 확인했다. 이런 선수가 뭔가의 계기를 맞이해 대성공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떠날 것을 미리 알고 있었던 폰세에, 그래도 재계약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와이스까지 떠난 한화다. 한화가 올해 정규시즌 2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두 강력한 원투 펀치가 있었다. 두 선수가 다 나간 만큼 전력의 타격이 큰 상황에서, 결국 2선발 중에서는 최고 레벨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 속에 데려온 에르난데스가 예상대로 움직여야 한화도 부담을 덜 수 있다. 메이저리그 최고 레벨의 유망주가 KBO리그에서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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