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쉬어간다 생각지 않는다. 왜? 마운드가 예상보다 괜찮다. 특히 우투수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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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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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많은 전문가들이 2026시즌 KIA 타이거즈를 '2약'으로 분류한다. 근거는 명확하다. 팀 공격의 핵심이었던 최형우와 박찬호의 이탈이다.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진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야구는 점수를 내는 것만큼이나, 점수를 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KIA를 약체로 단정 짓는 것은 섣부른 판단일 수 있다.
KIA 내부에서는 "쉬어가는 해는 없다"는 기류가 강하다. 우승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2약으로 쉽게 무너지지 않겠다는 것이다.
믿는 구석은 바로 '마운드'다. 특히 눈에 띄게 두터워진 우투수 라인은 KIA의 대반격을 예고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우선 외국인 원투펀치 구성이 탄탄하다. KIA는 '에이스' 제임스 네일을 잡았다. 150이닝 소화 능력에 2점대 초반의 평균자책점, 대부분의 경기를 퀄리티스타트(QS)로 막아주는 네일은 명실상부 KBO 리그 최고의 외국인 투수다. 여기에 최악의 경우라도 알드레드 올러가 대기 중이다. 이는 KIA의 선발 하한선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토종 선발진의 무게감도 여전하다. '대투수' 양현종은 2+1년 총액 45억 원 계약을 맺으며 확실한 동기부여를 장착했다. 여기에 건강한 몸 상태로 돌아오는 이의리가 가세한다. 좌완 왕국 KIA의 명성은 굳건하다.
가장 고무적인 것은 5선발 경쟁이다. 김도현과 김태형이 버티고 있다. 특히 김태형은 시즌 막판 놀라운 구속 상승을 보여주며 단숨에 5선발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여기에 5선발과 롱릴리프가 모두 가능한 황동하가 개막부터 합류한다. 선발진의 양과 질 모두 부족함이 없다.
가장 큰 변화는 불펜, 그중에서도 우투수 라인업이다.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올 시즌보다 확실히 업그레이드됐다.

그 중심에는 베테랑 이태양과 영건 홍민규가 있다. 이태양 영입은 이범호 감독의 강력한 요청이었다. KIA 관계자는 "감독님이 이태양을 강력히 원했다. 이태양이 없었다면 해당 라운드 지명은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태양은 경험과 제구를 갖춘 즉시전력감이다.
보상선수 홍민규의 합류도 큰 힘이다. 그는 올 시즌 1군에서 이미 경쟁력을 증명했다. 선발 등판 기록을 제외하고 불펜 기록만 놓고 보면 성적은 더욱 훌륭하다. 예쁜 투구 폼에 정교한 제구, 그리고 결정구 체인지업까지 갖췄다. 여기에 트레이드로 합류한 한재승, 김시훈 등도 반등을 노린다.

뒷문의 핵심도 여전하다. 특급 불펜 전상현이 허리를 지키고, 마무리 정해영이 9회를 책임진다. 정해영은 올 시즌 초반 상당히 좋은 투구를 했다. 하지만 초반에 워낙 무리한 탓에 후반기 부침을 겪었지만, 내년에는 불펜 가용 자원이 늘어난 만큼 체력 안배가 가능하다. 충분히 반등할 수 있는 환경이다.
이범호 감독은 '2약'이라는 평가에 고개를 저었다. 그는 "우승할 때도 우리는 6위 팀이었다"라며 야구의 의외성을 강조했다.
이 감독은 "박찬호, 최형우 등 주축 선수들이 빠졌지만, 젊은 선수들이 성장했다. 그들이 만들어낼 시너지가 분명히 있다"라며 "야구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처음 감독을 맡을 때도 어려운 시즌을 예상했었다. 올해 겪은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장점은 극대화하고 단점은 대비하겠다"라며 "결코 시즌을 포기하거나 우리가 약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구의 기본은 투수 놀음이다. 마운드가 버티면 팀은 무너지지 않는다. KIA는 네일이라는 확실한 상수(常數) 위에, 이태양·홍민규·김태형·황동하 등 매력적인 변수들을 겹겹이 쌓아 올렸다.
만약 이 변수들 중 몇가지가 긍정적인 신호를 낸다면, '2약'이라는 세간의 평가는 보기 좋게 빗나갈 것이다.
이것 하나는 분명하다. 만약에 내년에도 2024년처럼 KIA의 반전이 일어난다면 2026년 KIA의 반전 드라마는 바로 마운드에서 시작될 것이라는 점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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