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정동석 기자] 우리가 퓨처스리그 라고 부르는 곳에서 정말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는 바로 울산 프로야구단이 있습니다.

이 팀은 기존 2군하고는 완전히 달라요. 어떤 대기업의 육성조직이 아니라 울산시 라는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운영하는 독립적인 프로 팀인데, KBO 2군 리그에 들어온 거죠. 정말 독특한 케이스 입니다. 바로 여기서 이런 생각이 딱 떠오르는 거죠. 어, 잠깐만! 독립구단이 저렇게 들어올 수 있으면 우리 KBO 들도 그냥

지자체의 줘 버리면 돈 엄청 아끼는 것 아냐? 하는 아주 그럴싸한 주문이요.

구조를 뜯어보면 이게 더 명확해져요. 마이너리그 팀의 운영 자체는 그 지역 법인이 알아서 하는 겁니다. 티켓도 팔고 스폰서도 구하구요.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거, 선수들 연봉 주고 1군으로 올리는 콜업 같은 인사권은 전부 다 메이저리그의 모 구단이 꽉 쥐고 있죠. 역할 분담이 아주 확실합니다. 자, 그럼 이제 우리 KBO리그 돌아가 볼까요? 우리가 흔히 2군 이라고 부르는 이 시스템은요 미국 모델과는 시작부터 철학이 완전히 다릅니다.

KBO 2군을 딱 한 단어로 정의하면 바로 육성입니다. 모든 것의 초점이 오로지 1군에서 뛸 선수를 키워내는 것에 맞춰져 있어요.

MLB는 비즈니스가 먼저입니다. 물론 선수 육성도 하죠. 하지만 돈을 버는 게 정말 중요한 목표라는 거예요. 그러니까 시작 전 부터가 아예 다른 겁니다. 목표가 다르니까 당연히 운영방식도 다를 수 밖에 없겠죠.

만약에 우리가 MLB 모델을 가져와서 경기장 운영을 지자체에 넘긴다고 쳐도 비용의 가장 큰 덩어리인 선수 연봉, 그리고 선수단 통제권 육성 책임은 고스란히 KBO 구단 몫으로 남는다는 겁니다.

2군 운영을 분리해서 얻을 수 있다는 그 비용 절감 효과는 사실상 착시현상에 가깝다는 거죠. 구단 입장에서는 굳이 이 복잡한 일을 벌일 만큼의 금전적인 이득이 거의 없다는 뜻입니다.

울산의 사례는 리그 전체의 어떤 변화를 이끄는 신호탄이라기보다는 아주 흥미로운 하나의 예외적인 실험으로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우리 한국 프로야구의 규모가 앞으로 계속 커지고 팬들의 눈높이도 더 높아진다면 과연 언제까지나 이 육성이라는 틀에만 머물러 있을 수 있을까요?

아니면 언젠가는 우리도 비즈니스라는 모델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날이 오게 될까요? white2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