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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에 핀 박고도 펄펄 난 김민지…“나를 뛰게 한 건 집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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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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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의 김민지는 2000년대 출생한 여자대표팀 기대주 가운데 한 명이다. 한국여자축구연맹 제공

“생각보다 조금 아프네요.”

최근 오른쪽 십자인대에 1년 이상 박혔던 핀을 뽑은 그는 덤덤하게 말했다. 올 한해 핀이 박힌 무릎으로 그는 여자 A대표팀에 처음 승선했고, 소속팀 서울시청을 12년 만에 WK리그 챔피언결정전으로 올리는 데 기여했다. 11월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는 A매치 데뷔골(5경기 1골)을 넣었고, 연말 시상식에서는 WK리그 베스트 11로 뽑혔다. 스스로도 “장하다”고 말할 정도로 올 한해는 ‘김민지의 해’로 볼 수 있겠다.

18일 집 근처인 서울 마포구 서강대 앞 카페에서 만난 김민지(22)는 오른발을 절뚝였다. 그는 “앞으로 한 달간 재활에 전념할 수밖에 없는데,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며 웃었다.

김민지는 1m71의 탄탄한 체격을 갖춘 중량급 미드필더다. 각급 연령별 대표팀을 거쳤고, 대덕대 시절에는 최우수 수비상까지 받았다. 유영실 서울시청 감독은 공격 잠재력을 살리기 위해 그를 미드필더로 끌어올렸고, 넓은 활동 반경을 지칠 줄 모르고 뛰는 김민지는 펄펄 날았다. 오죽하면 유영실 감독이 “좀 더 에너지를 아끼라”고 주문할 정도다.

서울시청 김민지는 강력한 중거리 슈팅 능력을 갖췄다. 한국여자축구연맹 제공

그가 죽으라 뛰는 것은 타고난 승부욕에서 나온다. 김민지는 “저 어떤 일도 잘 참는다”고 했는데, 실제 서강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남자 아이들과 함께 뛰면서도 그는 밀린 적이 없다. 오주중학교 3학년 때는 밤 훈련 2시간 동안 홀로 5000개의 리프팅을 할 정도로 집요하다. 지난해 6월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WK리그 데뷔 첫해 후반기를 통째로 날렸지만, 올 시즌 복귀해 핀을 박은 채 정규리그 26경기 8골(3도움)을 뽑아낸 것은 집념을 보여준다.

화천KSPO와 벌인 시즌 마지막 챔피언전 1~2차전(합계 5~7 패)에서 몸은 지칠 대로 지쳤지만 그는 풀타임을 종횡무진 달렸다. “경기장에서는 후회 없이 뛰려고 한다. 몸끼리 부닥치는 두려움도 있지만, 주눅들지 않는다”는 말에서 투혼을 엿볼 수 있다.

서울시청 김민지. 한국여자축구연맹 제공

김민지의 강점은 중원에서의 공 경합, 강력한 중거리 슈팅, 날카로운 침투패스 등으로 볼 수 있다. 7월 동아시안컵에 대비해 그를 첫 발탁한 신상우 여자대표팀 감독은 수비, 미드필더, 공격까지 맡을 수 있는 그의 멀티 역량을 높게 산다. 동아시안컵 중국, 일본, 대만전에 모두 출전한 김민지는 지난달 유럽 원정 1차 평가전 웨일스(1-1)와 경기에서는 골까지 터트렸다. 비록 네덜란드와 벌인 2차 평가전(0-5)에서는 대패했지만 김민지가 배운 것은 많다. 그는 “네덜란드전 선발로 투입된다길래 너무 긴장해 경기 전날부터 속이 불편해 실력 발휘를 하지 못했다. 네덜란드 선수들의 힘과 스피드, 상황 대처 능력, 경기 운영을 보고 느낀 것은 자산”이라고 말했다.

당장 내년 3월 호주에서 열리는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은 김민지로서는 가장 큰 시험대가 될 것 같다. 12개 팀이 A조(한국, 호주, 이란, 필리핀), B조(북한, 중국, 방글라데시, 우즈베키스탄), C조(일본, 베트남, 인도, 대만)의 조별리그 경기 뒤 8강 토너먼트를 벌이는데, 대회 1~6위는 2027 브라질 여자월드컵 직행권을 얻는다.

서울시청 김민지가 지난 18일 인터뷰 뒤 밝게 웃고 있다.

김민지는 “아시안컵 대표팀에 뽑히려면 이 악물고 더 노력해야 한다. 볼을 소유해서 곧바로 나가지 못할 경우 영리하게 움직이고, 드리블로 풀어가는 능력도 다듬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청에서 함께 뛰며 챔피언전 진출을 합작했던 언니 정민영(25)을 비롯해 김신지(21·AS로마), 이은영(23·창녕), 전유경(21·몰데), 박수정(21·AC밀란) 등 2000년대 생 신세대들과 협력하고 경쟁하면서 살아남아야 한다.

만약 아시안컵 대표팀에 발탁된다면 국제무대에서 만났던 북한 선수들과 조우할 수도 있다. 17·20살 여자월드컵에 출전했던 그는 “15살 청소년대표 시절 중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같은 호텔을 쓰던 북한 친구들과 방에서 전화로 수다 떤 기억이 있다. 당시 선수들이 북한 대표팀에 있는데, 아시안컵에서 만나면 반가울 것”이라고 말했다.

여자축구는 남자축구보다 주목을 받지 못한다. 길거리에서 김민지를 알아보는 팬들은 거의 없다. 올해 처음 도입된 베스트 11 시상식이 반가운 것은 변화의 가능성 때문이다. 그는 “상금 100만원이 내겐 작지 않다. 인정받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새해 소망 또한 여자축구의 붐업이었다. 그는 “WK리그 선수들이 더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줘야 한다. 선수들의 가치가 올라갈 수 있도록 연맹도 힘을 실어주면 좋겠다”고 바랐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원문: 바로가기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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