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전북 현대, 왜 정정용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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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25 K리그1 챔피언 전북 현대가 거스 포옛 감독의 후임으로 김천 상무의 정정용 감독을 선임했다.
전북이 정정용 감독을 선택한 이유와 그에 따른 우려 등도 살펴본다.

전북 현대는 24일 정정용 감독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거스 포옛 감독이 심판과의 인종차별 문제 등으로 인해 1년만에 떠나게 됐고 전북은 후임으로 2년연속 김천 상무의 K리그1 3위를 이끈 정정용 감독을 선임했다.
그렇다면 왜 전북 현대의 선택은 정정용이었을까.
전북의 고위 관계자는 정정용 감독의 '동기부여 능력'에 높은 점수를 준다고 말했다. 사실 상무라는 팀은 예전부터 '동기부여 없는 팀'으로 유명했다. 전역이 가까워오면 부상을 당하지 않고 원소속팀으로 돌아가기위해 의도적으로 말년 병장들은 경기에 제외해주기도 했다. 또한 조금만 부상이 있어도 선수들은 '몸관리'를 우선으로 경기에서 빠졌다. 괜히 군대에서 더 다치지 말자는 것. 이로 인해 상무에 갔지만 이름값에 비해 경기수가 현저히 적은 선수들도 꽤 많았다.
그러나 정정용 감독이 상무에서 선수들을 누구보다 열심히 뛰게 만들고 전역 직전까지도 선수들이 경기를 뛰고 싶어하는 모습으로 만든 것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는게 전북 고위 관계자의 설명. 실제로 이동경, 이동준 등 올해 전역한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상무 경기에 나왔다.
동기부여가 낮은 팀을 이끌고 2년 연속 K리그1 3위라는 뛰어난 성과를 거둔 부분은 전북 수뇌부를 사로잡았다. 기본적으로 전북은 선수단 구성이 좋고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즐비한데 이런 선수들은 코칭을 새로하거나 전술적으로 새로운 축구를 하는 것보다 잘 관리하고 매니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계산.
실제로 전북이 좋은 성과를 거둘 때는 최강희 감독, 모라이스, 거스 포옛 감독 등은 선수단 관리와 장악 능력, 동기부여가 뛰어났었다. 올시즌 역시 포옛 감독은 승강 플레이오프에 갔던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은 선수단을 이끌었음에도 압도적 우승팀으로 만들었다.
2024년의 전북, 2025년의 울산HD의 사례를 보면 좋은 선수단을 꾸려놔도 결국 선수단 내부 기강과 규율에 대한 해이 등을 잘 잡는 '매니징 능력'이 빅클럽 감독으로써 필요한 부분일 수 있다. 전북은 정정용 감독이 이런 능력을 갖췄다고 보는 것.

물론 이에 따른 반론도 있다. 경찰청이 사라지며 병역을 해결해야하는 선수들이 모두 상무로 몰리며 선수 자원이 예전에 비해 훨씬 좋아졌다는 점, 상무는 일반적인 팀들과는 달리 감독에게 주어지는 압박감도 훨씬 덜하다. 이를 통해 감독 역시 성적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하고 싶은대로 하는 환경이 주어져 능력을 펼친다는 것. 올해 5월 상무는 2승1무4패에 그쳤는데 타팀, 특히 빅클럽이었으면 큰 압박감에 짓눌렸을 수 있다.
또한 정정용 감독 이전에 상무에서 '관물대올라'로 칭찬받던 김태완 감독은 상무를 나와 1년반동안 천안시티 감독을 했지만 성적부진으로 사임했던 바 있다. 상무와 일반 클럽, 특히 전북같은 빅클럽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정 감독은 꽤 많은 지원이 주어졌던(예산 K리그2 2위권) 서울 이랜드에서 3년의 계약기간을 모두 채웠음에도 승강 플레이오프 한번 나가지 못하며 실패하기도 했다.
정 감독의 가장 큰 세일즈 포인트가 된 '동기부여 능력'은 정 감독이 부임전부터 조규성, 오현규 등의 성공사례가 나오며 이미 상무에 '상무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진 이후라는 지적도 있다. 유망주였던 빼빼마른 조규성은 상무에서 몸을 키웠고 2022년 전역하며 K리그 득점왕과 카타르 월드컵 멀티골 등으로 스타덤에 올라 상무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선수들에게도 큰 귀감이 됐다. 그전에 오현규 역시 상무에서 달라져 전역 1년 후 유럽 진출에 성공했고 지금은 대표팀 주전 스트라이커가 됐다. 이외에 상무에서 스텝업한 김주성의 일본 진출 등 모두 정정용 부임 전 있었던 일이었고 오현규-조규성 사례가 막 나오며 2022년부터 이미 상무의 상황이 달라진 상황에서 정정용 감독이 2023년 부임해 이득을 봤다는 것이다.
이같이 평가가 갈리지만 분명한건 정 감독이 상무를 이끌고 2년 연속 K리그1 3위로 이끌고 2025시즌 MVP인 이동경 지도의 상당 부분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또한 정 감독은 청소년 대표 시절 이승우와 찰떡궁합을 보인적이 있는데 전북에 침체기를 겪고 있는 이승우가 있다는 점 등도 분명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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