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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전 박지성과 뛰는게 영광이라던 18세 소년, 차범근-홍명보에 도달하다 [스한 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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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아직 어리기 때문에 덤벙거리면 안 된다. 축구를 시작하게 되면 최종 꿈은 나라를 위해서 태극마크를 다는 것이다. 박지성 형 같은 사람들과 함께 운동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영광이고, 행복이다."

2010년 12월21일. 제주도 서귀포시민구장에 모습을 드러낸 18세의 소년. 독일 함부르크에서는 막 주전으로 올라선 상황이었지만 성인 국가대표팀은 처음이었던 이 소년의 첫 인터뷰다. 

그때만해도 몰랐다. 이 어리숙해보이는 18세 소년이 15년이 지나 차범근-홍명보의 한국 선수 A매치 최다 출전 기록인 136경기와 동률을 이루게 될 줄.  

ⓒKFA

박지성의 마지막을 함께하며 국가대표 커리어를 시작한 손흥민은 브라질과 아시안컵에서의 눈물, 올림픽에서의 좌절, 러시아에서의 환호, 아시안게임에서의 금메달, 아쉽지만 16강을 이룬 카타르를 지나 A매치 136경기에 이르렀다. 

차범근, 홍명보와 A매치 최다 출전 동률을 이루고, 이제 그들을 넘어설 손흥민의 국가대표 커리어를 정리해본다.

▶박지성의 끝에서 배턴 받은 손흥민, 눈물의 국대 커리어를 지나

손흥민은 2010년 12월30일 시리아와의 평가전을 통해 A매치 데뷔를 했다. 물론 이전에 U-17 대표팀에 발탁돼 2009 U-17 월드컵에서 3골이나 넣는 활약을 한 유망주였지만 정식 성인 국가대표 데뷔는 18세 175일의 나이였다. 이는 지금까지도 한국 축구 역대 최연소 A매치 데뷔 5위(1위 김판근 17세 241일)에 해당된다. 

당시 국가대표 조광래 감독(현 대구FC 사장)은 18세의 손흥민을 2011 아시안컵 한 달도 앞두지 않은 상황에서 전격 발탁했고, 이 대회를 끝으로 국가대표 은퇴를 하는 박지성에게 "얘 물건이니 잘 키워봐라"며 대회 기간 내내 룸메이트로 붙여줬다. 

2011 아시안컵을 준비하며 룸메이트로 함께했던 손흥민과 박지성. 연합뉴스

한국은 아시안컵 3위를 기록했고 손흥민은 인도전에서 A매치 데뷔골(최연소 역대 2위, 1위 고종수)을 넣었다. 그리고 박지성은 4강 한일전에서 딱 A매치 100경기를 채우고 국가대표 은퇴를 했다. 

박지성의 끝에서 배턴을 받아 시작한 손흥민의 국가대표 커리어 초반은 눈물의 연속이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개인 첫 월드컵 득점을 했음에도 한국은 1무2패의 참사로 끝났고 경기장에서 펑펑 우는 모습은 아직도 많이 회자된다. 

곧바로 열린 2015 아시안컵에서는 결승 호주전에서 0-1로 뒤지던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이 극적인 동점골을 넣어 연장전으로 승부를 끌고 갔지만 끝내 1-2로 패하며 우승을 놓쳤다. 2016 리우 올림픽에서는 약체로 평가된 온두라스에게 8강에서 지며 메달 획득에 실패해 또 경기장에서 펑펑 운 손흥민이다. 

2016 리우 올리픽(왼쪽)과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눈물을 흘렸던 20대 초반의 손흥민. 연합뉴스

▶눈물을 지나 금메달과 환희의 순간으로

손흥민이 국가대표에서 눈물을 거두기 시작한 건 2018 러시아 월드컵부터다. 당시 한국은 스웨덴-멕시코에게 모두 지고 조별리그 3차전 독일을 상대했다. 이때 조현우의 선방쇼에 더불어 김영권의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 그리고 전설적인 손흥민의 80m 질주 골이 나오며 당시 피파랭킹 1위이자 월드컵 디펜딩 챔피언을 잡아내는 '카잔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이때도 경기 후 손흥민은 눈물을 흘렸지만 그동안 흘렸던 슬픔과 아쉬움의 눈물이 아닌 기쁨의 눈물이었다.

월드컵 직후 열린 아시안게임은 손흥민 개인에게 무척이나 중요했다.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병역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전성기 커리어를 멈추고 한국에 들어와야 했기 때문. 전국민이 손흥민의 금메달을 염원했고 손흥민은 황의조-조현우와 함께 와일드카드(23세 초과 선수)로 40년 만에 원정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이뤄내며 환하게 웃었다.

30세, 최전성기에 맞이한 2022 카타르 월드컵은 아쉬움이 컸다. 대회직전 안와골절 부상을 당하며 마스크를 쓰고 경기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득점 역시 하지 못했다. 그래도 조별리그 3차전 포르투갈 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황희찬의 역전 결승골에 도움을 기록하며 주장으로 12년 만의 원정 월드컵 16강을 이끌며 웃었다.

2018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고 기뻐하는 손흥민. 연합뉴스

▶최장수 주장, 전설이 되어 마지막을 향해 달려간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종료 직후 파울루 벤투 감독이 부임하자마자 2018년 9월부터 주장 완장을 차기 시작한 손흥민. 지금까지 7년간 대표팀 주장을 지속적으로 역임한 손흥민은 한국 축구 역대 최장수 주장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전 기록이 김호곤의 4년 4개월, 홍명보의 3년 9개월인 것을 감안하면 압도적 기록.

이렇게 대단한 국가대표 커리어만큼이나 손흥민은 소속팀에서도 EPL 득점왕, 최초의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 최초의 아시아인 주장, 유로파리그 우승이라는 커리어를 쌓아 아시아 축구 역사상 반박 불가한 최고의 선수이자 세계 축구계의 슈퍼스타로 거듭났다. 

전설이 된 손흥민은 지난 10일 멕시코전을 통해 A매치 136경기에 도달하며 차범근-홍명보가 가지고 있던 한국 A매치 최다출전 타이를 이뤘다. 이제 10월 브라질-파라과이전에 출전한다면 이들을 뛰어넘어 역대 1위에 올라서게 된다.

18세에 데뷔해 어느덧 33세가 된 손흥민의 국가대표 커리어에 남은건 이제 세가지다. 단연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16강 이상의 성적과 아시아 선수 월드컵 최다골 기록(현재 3골, 1위 혼다 케이스케 4골)을 세우는 것, 그리고 현재 53골인 자신의 A매치 득점 기록을 차범근의 58골을 넘어서는 것.  

손흥민은 북중미 월드컵이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 것이라고 누누이 밝혀왔다. 월드컵 이후 대표팀 은퇴를 하거나 혹은 2027년 1월 열리는 아시안컵까지 하고 국가대표 은퇴를 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즉 '국가대표 손흥민'은 길게 봐도 1년반도 남지 않았다는 것.

손흥민은 최다출전 동률 기록을 이룬뒤 "국가대표가 단 한 순간도 당연하다고 생각한 적 없다. 큰 명예라고 생각했다"며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다. 행복을 줄 수 있는 축구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눈물로 시작한 국가대표 커리어였지만 손흥민은 이제 웃으며 마침표를 찍기 위해 마지막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원문: 바로가기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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