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철인" 임성재, 한국 골프의 대표 얼굴이 던진 묵직하고 '쓴' 메시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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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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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7년 연속 투어 챔피언십 진출. 화려하지는 않지만, 한국 골프 역사에 크게 남을 기록이다. 미국 무대에서 페덱스컵 포인트 30위 안에만 주어지는 영예의 무대. 이 치열한 무대에 한국 국적의 이름을 매년 새기고 있는 이는 단 한 명, 임성재다.
그의 기록도 세세하게 살펴보면 상당히 화려하다. 그러나 임성재의 진짜 가치는 ‘한 번의 반짝’이 아닌 ‘지속성’에 있다. 매년 흔들림 없는 성적, 꾸준히 세계 최정상 무대에 서는 모습. 그것이야말로 한국 골프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서의 무게다.
임성재는 2018년 콘페리투어에서 두 번 우승을 차지하며 일찌감치 가능성을 입증했다. 다음 해 그는 루키로서 믿기 어려운 행보를 보였다. 35개 대회에 출전해 무려 26번 컷을 통과한 것이다. PGA 신인왕은 당연한 결과였다.
이후 2020년 혼다 클래식에서 첫 우승을 기록했고, 같은 해 마스터스에서는 당시아시아인 최초로 준우승이라는 역사를 썼다. 그리고 이듬해인 2021년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서 다시 한 번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임성재는 단기간에 세계 무대의 중심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그의 이름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우승 경력’ 때문이 아니다. 바로 ‘꾸준함’이다.
SJM 마카오 오픈에 출전하는 임성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는 단 한마디로 스스로의 비결을 정의한다. 생활 루틴과 연습 방식을 유지하며, 필요한 부분만 조금씩 조정했다. 극적인 변화 대신 자신의 길을 지켜온 결과가 바로 7년 연속 투어 챔피언십 진출이었다. 2025시즌에도 그는 27개 대회에서 세 차례 톱10, 19번 컷 통과, 페덱스컵 28위를 기록했다. 화려하지는 않아도 단단한 성적표였다. 지난 7월 디오픈에서는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컷을 통과하며 메이저 무대에서도 존재감을 남겼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그는 한국 골프의 자존심을 세웠다. 단체전 금메달, 개인전 은메달. 국가대표라는 이름 아래서도 그는 흔들림 없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이 역시 임성재를 설명하는 키워드인 성실함과 꾸준함을 입증하는 장면이었다.
임성재는 현실을 냉정하게 진단한다. 그는 한국 골프의 연습 환경을 언급하며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미국은 골프장 안에서 숏게임, 퍼팅까지 모두 연습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은 연습장이 따로 있고 퍼팅은 실제 라운드가 아니면 하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숏게임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본인 또한 상대적으로 연습 환경이 좋은 일본에서 준비를 하고 미국에 건너간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그는 말한다. "나 또한 티샷의 정확도와 롱아이언에 장점이 있는 편이다. 반면, 웨지샷같은 숏게임은 상대적으로 아쉬운 부분이다"라는 고백이 의미심장하게 들리는 이유다.

임성재 외에도 많은 선수들이 미국 무대에 진출해서 그린 적중률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이는 지난 US오픈에서도 확실히 확인할 수 있었다. 즉 이 발언은 단순한 지적을 넘어, 한국 골프계 전체가 귀담아 들어야 할 쓴소리다.
한국에서 PGA를 꿈꾸는 선수라면 모든 준비를 미국 무대에 맞춰야 한다는 그의 메시지는 무겁다. 임성재는 아시아 선수들에게 필요한 것도 분명히 짚었다. “중요한 건 마음가짐이다. ‘나는 반드시 미국 무대에 가겠다’라는 강한 의지를 갖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가 크다”라고 그는 강조했다. 그런 마음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미국 무대를 노크하면 실패하기 일쑤라는 것을 은연중에 강조했다.
그 역시 어린 시절부터 미국 투어에 대한 확고한 열망을 품었고, 그 의지가 결국 오늘의 성취를 가능하게 했다.


임성재의 단기 목표는 분명하다. 매년 PGA 투어 카드를 지키며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는 것. 장기적으로는 마스터스 우승, 세계 랭킹 톱10 진입을 노린다. 더 나아가 시니어 투어까지 이어가며 오랫동안 팬들에게 사랑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임성재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화려한 말보다 묵묵한 실천으로 길을 만들어왔다. 사고 없이, 흔들림 없이, 꾸준하게. 그의 모습은 한국 골프가 세계 무대에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에 숨은 단단한 땀방울. 그것이 임성재를 ‘한국 골프의 얼굴’로 만드는 이유다.
#PGA #임성재 #SJM 마카오 오픈 #투어 챔피언십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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