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KIA팬들도 이 선수 보면 웃는다… 한기주 그때를 뛰어넘나, 역대급 선수가 나왔다
작성자 정보
- 작성자 토도사뉴스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조회 1,312
본문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해 통합 우승의 대업을 차지한 KIA는 올해 주축 선수들의 잦은 부상, 그리고 승부처에서의 잦은 실기로 8위까지 처져 있다. 아직 시즌이 13경기 남아 있고, 산술적인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도 남아 있지만 여러모로 우울한 시즌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KIA 팬들이 웃을 만한 요소가 별로 없다.
그래도 이 선수를 보면 미소를 감출 수 없다. 올 시즌 중반 1군에 올라와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팀의 필승조까지 승격한 2년 차 우완 성영탁(21)이 하나의 위안이다. 202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KIA의 10라운드(전체 96순위) 지명을 받은 성영탁은 올 시즌 개막까지만 해도 1군 전력 구상에 있는 선수는 아니었다. 퓨처스리그 성적(13경기 평균자책점 4.97)이 압도적인 것 또한 아니었다. 그러나 1군에 와서 대활약 중이다. 유망주는 1군에서 적극적으로 까보고 실험해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보여주는 사례다.
1군 데뷔 후 17⅓이닝 동안 연속 무실점을 기록해 KBO리그 역대 3위 기록을 세운 성영탁은 이후 큰 고비 없이 1군 데뷔 시즌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있다. 14일 현재 시즌 43경기에서 50이닝을 던지며 3승2패7홀드 평균자책점 1.62의 훌륭한 성적으로 시즌 마지막을 조준하고 있다. 1이닝 이상도 던질 수 있는 선수고,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도 대담한 심장을 바탕으로 자기 공을 던지며 이제는 전력의 상수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의 활약을 해주고 있다.
사실 구속이 그렇게 빠른 선수는 아니다. 아주 느린 것도 아니지만 시속 150㎞ 이상을 던지는 선수들이 즐비한 요즘 시대에서는 평범한, 어쩌면 느려보일 수도 있는 구속이다. 그러나 특유의 디셉션 동작으로 일부분을 만회하고, 좋은 커맨드와 구속 대비 좋은 구위를 통해 상대 타자들을 씩씩하게 상대한다. 50이닝을 던져 이미 상대 팀에서 분석이 다 끝났을 법 하지만, 최근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은 0, 피안타율도 0.211로 준수하다.

이는 성영탁의 활약이 일시적으로 끝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올해 1·2군을 합쳐 벌써 75⅓이닝을 던졌기에 어깨나 팔꿈치에 부하가 있을 수 있다. 오프시즌 동안 이를 잘 풀어낸다면 내년에는 조금 더 수월하게 이닝 관리를 하며 1군 전력에서 활용할 수 있다.
그냥 단순하게 운으로 만들어진 건 아니다. 보통 신인 선수들은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체력이나 밸런스에서 어려움을 겪지만, 이제 2년 차에 1군은 첫 시즌인 성영탁은 끄떡 없이 버티고 있다. 다 성실한 자세와 2년 차라고 보기에는 믿을 수 없는 자신만의 굳건한 루틴이 그 바탕에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호평이다.
성영탁이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있던 시절부터 코칭을 했고, 지금은 1군 불펜 코치로 다시 성영탁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이정호 KIA 투수코치는 “불펜에서 준비하는 성영탁의 모습은 베테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단언한다. 이제 2년 차 투수지만 이미 자기 것을 가지고 있다는 호평이다. 이 코치는 “스스로 나갈 상황을 파악하고 있고, 나갈 상황이 되면 본인이 정해둔 6가지의 루틴을 빠짐없이 지키며 준비한다”며 흐뭇한 심정을 드러냈다.
불펜 투수라는 게 자신이 그렸던 상황이 아닌, 급박하게 투입되는 경우도 많지만 성영탁은 그런 측면에서도 차분하게 대처한다는 게 이 코치의 설명이다. 이 코치는 “행여 급박하게 나가는 상황이 되어도 당황하지 않고 루틴 시퀀스를 줄여서라도 모든 루틴을 꼼꼼하게 수행한다. 확실하게 준비과정을 지키며 준비하는 모습이 베테랑 선수같다는 느낌을 받는다”라면서 “불펜에서도 모든 경기 상황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어떠한 상황에 등판해도 당황하지 않고 본인의 공을 던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마운드에서 흐트러지지 않는 성영탁의 근본적인 비결을 설명했다.

이 코치는 “퓨처스에서부터 성영탁을 지켜봤다. 당시엔 포심을 많이 던지는 투수였는데, 1군에 올라와 본인의 투심이 잘 통한다는 걸 파악했다. 그 연구를 바탕으로 투심의 비중을 늘렸고, 결과적으로 땅볼 유도를 많이 하는 투수로 성장했다”고 선수의 공부를 칭찬하면서 “선배들의 조언도 아낌없이 꼼꼼하게 들으려고 하는 모습과, 피칭 후에 본인의 피칭을 돌아보는 모습을 봤을 때 성영탁이 좋은 투수가 될 수 있는 많은 조건을 갖췄다고 생각한다”면서 롱런할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 확신했다.
그런 성영탁은 유구한 타이거즈 프랜차이즈에도 의미 있는 기록을 남길 수 있다.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역사상 만 21세 이하 선수(50이닝 투구 이상 기준)의 최고 평균자책점 기록은 2008년 한기주가 가지고 있다. 당시 3년 차였던 한기주는 2008년 46경기에서 58이닝을 던지며 3승2패26세이브 평균자책점 1.71을 기록했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성영탁은 그 기록에 도전하거나 심지어 깨뜨릴 수도 있다. 리그 전체를 따져도 만 21세 이하 선수가 50이닝 이상을 던져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사례는 손에 꼽는다.
당시 한기주는 특급 대어로 평가됐고, 데뷔 시즌이었던 2006년부터 많은 경기에 나선 투수였다. 2008년이 3년 차 투수이기는 했지만 이미 전년도 25세이브를 거두는 등 완성형으로 가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을 시기였다. 올해가 1군 데뷔 첫 해인 성영탁과는 다소 결이 다르다. 그래서 첫 시즌에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성영탁은 오히려 더 주목할 만한 점이 있다. 팀 성적이 뒷받침됐다면 더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었겠지만, 지금 성적 자체로도 충분히 박수를 받을 만한 시즌을 만들어가고 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자료
-
링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