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을 방문한 위톨드 반카 WADA(세계도핑방지기구) 회장은 “KADA(한국도핑방지위원회)를 비롯한 한국 반도핑 당국과 좋은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한국은 아시아 반도핑 시스템을 이끌 뿐 아니라 여러 개발도상국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 국제적인 선진 사례”라고 했다.

반카 회장은 3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WADA 총회 오전 세션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KADA가 지난 8월 서울올림픽파크텔에 개관한 국내 최초 체험형 도핑 방지 문화 공간 ‘페어플레이 그라운드’를 언급하며 “KADA가 도핑 방지 교육 분야에서 국제적인 모범 사례임을 보여주는 시설”이라고도 했다.

페어플레이 그라운드는 선수, 청소년, 일반 국민 등 누구나 찾을 수 있는 개방형 교육 공간으로 도핑 금지 성분을 학습하는 ‘페어(Fair)존’, 게임으로 반도핑 가치를 익히는 ‘플레이(Play)존’, 다짐 및 소통의 공간인 ‘그라운드(Ground)존’ 등 세 구역으로 구성돼 있다. 반카 회장은 지난 8월 개관식에 직접 참석했다.

국내 유일 스포츠 도핑 방지 전담 기구인 KADA는 2006년 11월 설립돼 내년으로 20주년을 맞는다. KADA는 지난해 미얀마, 요르단 등의 반도핑 당국 관계자들을 초청해 국내 도핑 관리 프로그램에 대한 강연을 제공하고 일본·중국·호주·우즈베키스탄 등과 도핑 검사 기술 및 교육 분야에 대한 정보 공유 관계를 맺는 등 아시아 반도핑 연대의 ‘리더’ 격으로 활동하고 있다. 반카 회장은 “(20년 동안) 해외 반도핑 당국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우리 공동체에 기여해주고 있어 감사하다”고 했다.

이날 회견에서는 내년 5월 미국 네바다주에서 열리는 ‘인핸스드 게임(Enhanced Game)’도 화두에 올랐다. 호주 사업가 아론 드수자가 설립한 이 대회는 반도핑 관할에 있는 올림픽과 다르게 신체 능력을 향상시키는 모든 약물 복용을 허용하는 이른바 ‘도핑 올림픽’이다. 반카 회장은 “선수들에게 금지 약물을 복용하게 하는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며 “우리 관할을 벗어난 대회이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는 없으나, 도핑을 장려하는 건 스포츠 윤리뿐 아니라 선수 생명을 위협하는 끔찍한 행위라고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반카 회장은 2007년 세계선수권에서 동메달을 딴 단거리 육상 선수 출신으로 2015~2019년 폴란드 스포츠관광부 장관을 지낸 뒤 2020년부터 WADA 회장으로 재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