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효 감독, 광주FC 떠날까... 잔류냐 새 도전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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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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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준우승 광주 FC, 아쉬운 이정효 감독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월드컵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시상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광주 FC의 이정효 감독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 ⓒ 연합뉴스 |
이정효 감독은 지난 2022년부터 광주의 지휘봉을 잡았다. 감독 데뷔 첫해부터 K리그2 우승과 역대 최다승점(68점)을 차지하며 광주를 1부리그로 승격시켰다. 2023시즌에는 K리그1에서 구단 역사상 최고의 성적인 3위 돌풍을 일으켰고, 2024-25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서는 시도민 구단 최초의 8강 진출을 이뤄냈다. 2025시즌에도 리그 7위를 기록하며 팀을 3시즌 연속 1부리그에 잔류시켰고, 코리아컵에서는 전북 현대에 이어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달성했다.
이 감독은 매년 주력 선수 유출이 심하고 투자가 한정된 시민구단 광주를 이끌면서도, K리그에서 보기 힘들던 빠르고 체계적인 공격축구와 포지셔닝 플레이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며 전술가로서의 역량을 드러냈다. 또한 기존 국내 감독들과 다른 솔직하고 거침없는 언행으로 이슈를 몰고다녔다.
광주의 '정효볼' 신드롬은, 스타 플레이어 출신의 명성이나 빅클럽의 자본력에 의존하지 않고도, 비주류 출신 무명 지도자의 '자수성가형 신데렐라 스토리'라는 점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정효 감독의 주가가 높아지면서 1~2년 전부터 타 구단으로의 이적설이 꾸준히 거론됐다. 투자규모가 더 크고 좋은 전력을 갖춘 대기업 구단들이 이정효 감독을 원한다는 소문이 축구계에서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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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준우승 광주 FC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월드컵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시상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광주 FC의 이정효 감독과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 ⓒ 연합뉴스 |
여기에 일본 J리그 등 몇몇 해외 클럽들도 이정효 감독의 거취를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4년간 광주를 통해 K리그에서 가장 뚜렷한 족적을 남긴 이정효 감독은, 차기 사령탑을 구하는 구단들에게는 매력적인 카드다.
물론 이정효 감독이 광주의 지휘봉을 계속해서 잡을 수도 있다. 이 감독은 지난 2023년 광주와 4년 재계약을 체결했고, 2027년까지 2년의 계약기간이 아직 남아있는 상태다. 하지만 어제부터 이 감독이 구단에 사퇴 의사를 밝혔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광주는 구단 역사상 최고의 성공을 이끈 이정효 감독과의 동행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구단주인 강기정 광주시장은 지난 9일 SNS에 "이정효 감독이 광주를 오래 이끌어주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올리기도 했다. 광주 측은 한정된 예산 내에서 이정효 감독에게 최고의 예우와 선수단 운영에 대한 전권보장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정효 감독이 더 이상 광주에 남아야 할 만한 동기부여는 크지 않다. 이정효 감독은 이미 K리그 1·2, 코리아컵, ACLE 등 광주를 이끌고 출전 가능한 모든 대회에서 놀라운 성과를 증명했다. 우승 트로피가 없다는 게 옥에 티지만, 광주의 전력이 애당초 우승후보와 거리가 멀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지금까지의 성과만으로도 기대 이상이었다.
더구나 광주는 당분간 가시밭길이 불가피하다. 광주는 K리그 재정건전화 규정 위반으로 제재금과 함께 1년 선수 영입 금지 징계를 받았고, 현재는 조건부로 집행유예 상태다.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2023년 아사니 영입 당시 연대기여금 3000달러를 제때 내지 않는 어처구니없는 행정 실수로 선수 등록 금지 징계까지 받았다.
한동안 전력보강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시민구단의 사정상 추가적인 선수유출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현실적으로 성과 유지가 어려운 상황에서 광주에 남았다가 팀성적이 나빠지면 결과는 모두 결국 이정효 감독의 책임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이정효 감독 입장에서도 향후 지도자 커리어를 감안하면, 주가가 한창 높아진 지금이 새로운 도전을 시도할 적기이기도 하다. 몇 년 전만해도 무명 지도자였던 이 감독은 현재 K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타 감독이 됐다.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이정효 감독이 시민구단이 아니라, 훨씬 안정된 지원과 선수자원을 갖춘 '빅클럽'을 맡게 된다면 과연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낼 수 있을지가 꾸준한 화젯거리였다. 전북, 울산, 수원같은 클럽들은 성적에 대한 기대치가 훨씬 높을뿐 아니라, 스타급 선수들을 다루고 장악해야 하는 난이도도 만만치 않다.
이정효 감독 역시 아직 증명해야 할 것들도 많이 남아있다. 이 감독은 K리그나 코리아컵 우승 트로피처럼 누구나 인정할 만한 성과를 아직 남기지 못했다. 지나친 승부욕 때문에 무리한 언행을 하다가 여러 번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인터뷰에서 상대팀 감독의 연봉을 언급하거나, 하프타임에 선수를 밀치고 질타하는 장면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공식기자회견에서 기자들과 언쟁을 주고받으며 감정싸움을 벌인 적도 있었다. 지난 코리아컵 결승에서는 심판 판정에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항의하다가 결국 퇴장을 당하기도 했다. 품위와 명예를 중시하는 대기업 구단이나 스타급 선수들을 상대로도 이런 행동을 반복했다가는 오히려 역풍을 맞게 될 수도 있다. 반복되는 '감정 조절 리스크'는 전술적 능력이나 선수 장악력 이상으로 이정효 감독이 개선해야 할 가장 큰 숙제다.
이정효 감독은 과연 자신의 거취를 놓고 올 겨울 어떤 선택을 내릴까. 광주에 남든, 새로운 도전에 나서든, 이정효 감독의 다음 행보가 축구팬들의 뜨거운 관심사가 될 것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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