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광주가 없었다면 지금의 이정효는 존재하지 않았을 겁니다" 4년만에 '아름다운 작별'…수원 삼성행 유력시(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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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광주FC의 최전성기를 이끈 'K-모리뉴' 이정효 감독이 4년만에 광주를 떠난다.
광주 구단주인 강기정 광주시장은 21일 SNS를 통해 이정효 감독이 사퇴 요구를 받아들이겠단 뜻을 밝혔다. 강 시장은 "이 감독이 편지를 보내왔다. 광주에 대한 그리고 새로운 꿈에 관한 이야기였다. '더 높은 무대에서 부딪히고, 배우고, 증명함으로써 한국 축구가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는 꿈 때문에 한국 축구와 이 감독을 위한 길이라는 생각에 2027년까지 함께하기로 한 계약을 해지하는 데 동의하지 않을 방법이 없었다"라고 적었다.
강 시장은 "지금은 헤어지지만 한국 축구의 앞날에 또 이 감독의 앞날에 큰 영광이 있길 바라며 크게 다시 만나길 바랄 뿐이다. 이 감독 덕분에 우리는 기뻤고, 광주는 빛났다"며 "이 감독이 떠나도 '심장이 뛰는 한 광주답게'. 광주는 언제나 우리들의 자랑"이라고 덧붙였다.

광주도 뒤이어 이 감독과 동행을 마무리한다고 발표했다. 구단은 "제7대 감독으로 부임한 이 감독은 유례없는 황금기를 이끌며 구단 역사에 남을 순간을 만들어냈다. 광주에서 181경기 86승 39무 56패를 기록하며 구단 최다 경기, 최다승이라는 발자취도 남겼다. 이 감독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날에 늘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 감독은 구단을 통해 작별사를 남겼다. "광주에서의 4년은 제 인생에서 가장 치열했고, 가장 뜨거웠으며, 무엇보다 가장 사람 냄새가 나는 시간이었다. 지도자로서 아무것도 증명되지 않았던 저를 감독이라는 자리로 믿고 맡겨주신 구단의 선택은 제 축구 인생의 출발점이었다. 그 선택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광주FC는 제게 단순한 팀이 아니라 사람을 믿는 법, 원칙을 지키는 법, 그리고 버텨내는 법을 가르쳐준 곳이었다"라고 적었다.
이어 "팀이 흔들릴 때도 있었고, 제가 쓴소리를 할 수밖에 없었던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그 모든 말들은 불만이 아니라 이 구단이 더 단단해지길 바라는 책임감에서 나온 진심이었다. 그 진심을 이해해 주시고, 언제나 전폭적인 신뢰와 지원으로 답해주신 강기정 구단주, 그리고 노동일 대표님과 구단 프런트 구성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감독으로서, 그리고 한 사람으로서 광주FC에서 저는 성장할 수 있었다"며 "이제 전 새로운 도전을 선택하려 한다. 광주가 돈이 없어서, 또는 어떤 조건 때문이 아니다. 나 자신이 더 넓은 무대에서 부딪히고, 증명함으로써 한국 축구가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는 꿈 때문이다. 이 선택이 광주FC가 가장 어려운 내년 시즌을 앞두고 떠나게 돼서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더 큰 아쉬움으로 남을 수 있다는 걸 알기에 이별의 인사가 더욱 무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주FC는 이미 스스로 설 수 있는 팀이 되었고, 더 단단히 변화된 모습으로 앞으로도 분명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갈 것이라 믿는다"라고 밝혔다.


이 감독은 2022년 광주 지휘봉을 잡아 첫 해 K리그2 우승을 통한 K리그1 다이렉트 승격을 이끌며 지도자로서의 잠재력을 터뜨렸다. 2023시즌 승격팀의 반란을 일으키며 구단 역대 최고 성적인 K리그1 3위를 달성했다. 이를 통해 광주는 처음으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무대에 올라 2024~2025시즌 K리그1 팀 중 유일하게 8강을 밟았다.
2024시즌 아쉬움 속 리그 9위에 머물렀지만, 2025시즌 구단 사상 첫 코리아컵 결승 진출을 이끌며 다시금 지도력을 입증했다. 광주는 전북 현대와의 코리아컵 결승에서 1대2로 패하며 아쉽게 우승을 놓쳤다. 심판 판정에 대한 거센 항의로 퇴장한 전북과의 코리아컵 결승전이 광주 고별전으로 남았다.
시즌 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직관차 잉글랜드로 떠난 이 감독은 1부 승격을 노리는 명문 수원 삼성 지휘봉을 잡을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 2025시즌 승강 플레이오프 끝에 승격이 무산된 수원은 1, 2부 지도자를 통틀어 최고 대우와 사단 전원 영입 조건을 내걸며 이 감독을 유혹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은 이 감독 선임에 진지하게 접근한 사실상 유일한 구단이었다.


광주시와 광주 구단은 이 감독이 간접적으로 FA를 셀프 선언한 상황에서 '이정효 붙잡기'에 총력을 다했다. 열악한 시민구단인 광주 예산상 상상하기 힘든 연봉이 포함된 재계약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 구단은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시민구단의 재정적 한계 속에서도 최고의 예우를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어떤 제안, 어떤 말도 새 도전을 원하는 이 감독의 마음을 돌려놓지 못했다. 이 감독은 다음시즌 광주가 재정건전화 문제로 신규 선수 등록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팀을 높은 곳에 올려놓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광주 구단 내부에선 이 감독이 작별을 고하는 방식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런 와중에 이 감독은 강 구단주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 떠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이 감독은 결국 자신의 바람대로 광주 커리어에 마침표를 찍었다. 선수단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던 지도자를 한순간에 잃은 광주는 새로운 사령탑 선임에 나섰다. 광주는 "즉시 차기 감독 선임 절차에 착수한다. 재정 여건과 시민구단의 특성을 이해하고, 기존의 공격적이고 주도적인 축구 철학을 계승하거나 이를 보완해 성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지도자를 선임한다는 방침이다. 구단은 국내외 후보군을 압축한 뒤 구단주 보고와 협상 절차를 거쳐 최종 선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감독 오른팔인 마철준 수석코치의 감독 승격설이 유력하게 떠돌고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이정효 광주FC 감독 작별사 전문
안녕하세요, 이정효입니다.
광주FC에서의 4년은 제 인생에서 가장 치열했고, 가장 뜨거웠으며, 무엇보다 가장 사람 냄새가 나는 시간이었습니다.
지도자로서 아무것도 증명되지 않았던 저를 감독이라는 자리로 믿고 맡겨주신 구단의 선택은 제 축구 인생의 출발점이었습니다.
그 선택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광주FC는 제게 단순한 팀이 아니라 사람을 믿는 법, 원칙을 지키는 법, 그리고 버텨내는 법을 가르쳐준 곳이었습니다.
팀이 흔들릴 때도 있었고, 제가 쓴소리를 할 수밖에 없었던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그 모든 말들은 불만이 아니라 이 구단이 더 단단해지길 바라는 책임감에서 나온 진심이었습니다. 그 진심을 이해해 주시고, 언제나 전폭적인 신뢰와 지원으로 답해주신 강기정 구단주, 그리고 노동일 대표님과 구단 프런트 구성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감독으로서, 그리고 한 사람으로서 광주FC에서 저는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성적보다 더 값진 것은 이 팀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스스로 증명해냈다는 사실입니다. 광주FC는 끝까지 저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잃지 않았고 최고의 대우로 함께 가길 원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저는 새로운 도전을 선택하려 합니다.
이 결정은 광주FC가 시민구단으로 돈이 없어서 또는 어떤 조건 때문에가 아닙니다. 저 자신이 더 넓은 무대에서 부딪히고, 증명함으로써 한국 축구가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는 꿈 때문입니다. 이 선택이 광주FC가 가장 어려운 내년 시즌을 앞두고 떠나게 돼서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더 큰 아쉬움으로 남을 수 있다는 걸 알기에 이별의 인사가 더욱 무겁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주FC는 이미 스스로 설 수 있는 팀이 되었고, 더 단단히 변화된 모습으로 앞으로도 분명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갈 것이라 믿습니다.
무엇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경기장을 채워주신 팬 여러분, 패배의 순간에도 등을 돌리지 않고 함께 울고 함께 버텨주신 그 마음을 저는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또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제가 선수들을 잘 지도할 수 있도록 묵묵히 뒷바라지해 주신 프런트 직원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이 있었기에 광주의 축구는 결과를 넘어 이야기가 될 수 있었습니다.
저는 광주FC를 떠나지만, 광주에서 배운 축구와 사람에 대한 믿음은 앞으로의 제 모든 선택 속에 함께할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진심으로, 그리고 자랑스럽게 광주FC의 감독이었음에, 저는 평생 감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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