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면 불혹인데 또 4번타자에 주장까지? 중견급 리더가 없다…여전한 롯데의 '약점' [SC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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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내년에도 롯데 자이언츠의 캡틴은 전준우일까.
1986년생인 전준우는 차기 시즌 '불혹'이 된다. 불혹의 나이에도 현역으로 뛰는 자체로도 대단한데, 주장 완장까지 계속 찰 가능성이 높다.
전준우는 최근 5시즌 중 4시즌 동안 주장을 맡았다. 2023년 안치홍에게 주장을 넘겼지만, 그가 이듬해 FA로 팀을 떠나면서 다시 전준우가 주장이 됐다.
팀에 따라 선수단에서 주장을 선출하는 팀도 있고, 사령탑이 지목해 맡기는 팀도 있다. 다만 최고참 선수는 주장을 맡지 않는게 관례다. 최대한 경기 외적인 부담을 내려놓고, 야구 자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다.
주장의 특수성 때문이다. 보통 야수 중 경력과 실력 모두 부족함 없는 베테랑이 맡기 마련이다. 올해 기준 한화(채은성) 삼성(구자욱) NC(박민우) 키움(송성문) LG(박해민) 등이 전통을 따랐다. 상위타순 한 자리를 확실하게 책임지고, 더그아웃의 중심에서 팀을 이끄는 역할이다.
선수에 따라 야구 외적인 부담감을 싫어하는 선수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그런 선수들도 연차가 쌓이고 팀에 대한 애정이 커지면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곤 한다.
SSG(김광현)는 보기드문 투수 주장을 택했지만, 슈퍼스타이자 원클럽맨(KBO리그 기준)인 김광현이라서 가능하다. 김광현 또한 선발투수만 쉬는날에도 원정경기에 동행, 더그아웃에 머무르며 주장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다만 롯데는 조금 경우가 다르다. 불혹의 전준우가 여전히 토종 최고 타자라는 점이 문제다.

시즌초만 해도 김태형 롯데 감독은 전준우의 타순을 6~7번 정도로 봤다. 고승민 손호영 윤동희 등 지난해 타선의 핵심으로 성장한 젊은 타자들이 레이예스와 함께 클린업을 이루고, 전준우는 클린업 바로 아래 위치에서 상대 투수를 압박하고 주자를 불러들이는 역할을 부여하고자 했다.
하지만 시즌이 끝난 뒤 돌아보면 결국 전준우였다. 4번(230타석) 포함 클린업으로 353타석을 소화했다. 타율 2할9푼3리 8홈런 7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89로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지만, 후배들이 부침을 겪는 와중에도 꿋꿋하게 자기 역할을 해냈다.
시즌 말미 전준우가 부상으로 이탈하자 12연패 포함 팀이 무너지며 가을야구에 실패한 것은 팀내 영향력 뿐 아니라 실력에서도 전준우의 존재감을 보여준다. 클러치 순간 롯데의 해결사 역할을 해준 선수는 레이예스와 전준우 단 2명 뿐이었다.
내년 라인업을 둘러봐도 전준우 대신 주장을 맡을 만한 선수는 특별히 보이지 않는다. '윤고나황손'은 아직 젊거나, 지난해 성적 부침이 너무 컸다. 22세 김혜성에게 주장을 맡겼던 키움과 달리 롯데는 파격을 선호하는 팀도 아니다.
전준우 다음가는 베테랑인 김민성이나 노진혁은 주장감으론 차고 넘치지만, 확실한 주전으로 분류하기 어렵다. 유강남 역시 롯데 유니폼을 입은 뒤론 잦은 부상의 여파에 포수라는 중책이 더해져 버거워보인다. 한동희 역시 1999년생으로 아직 젊고, 군복무를 마친 뒤 복귀 시즌이다. 1군 무대 적응이 우선이다.

투수진의 경우 김원중이 투수조장을 여러차례 맡으며 마운드의 중심 역할을 해왔다. 경력과 연차, 실력 모두 주장 자리에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선발투수가 아닌 마무리다보니 매경기 등판 대기를 해야하는 입장. 더그아웃에 머무르기가 어렵다.
롯데와 비슷한 상황의 팀으로는 두산(양의지)이 있다. 다만 양의지는 전준우와는 입장이 다르다. NC로 이적하기 전에는 한번도 주장을 맡지 않았고, NC 이적 후 2시즌반 동안 주장을 역임했다. 두산으로 돌아온 뒤에도 허경민-양석환이 주장을 맡았고, 올해가 두산에서는 첫 주장이었다.
앞서 마무리캠프에서 만난 김태형 감독은 '차기 시즌 주장'을 묻자 "결국 전준우 외엔 맡아줄 만한 선수가 없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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