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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도 '2+1년·인센티브' 공개... 진화하는 옵션 계약, 새로운 형태 또 나온다 [류선규의 비즈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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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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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류선규 전 SSG 랜더스 단장]
한화 강백호. /사진=한화 이글스
이번 KBO리그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흥미로운 선택이 있었다. 원소속구단보다 총액이 적은 타구단과 계약한 사례가 두 건 등장했다. A선수는 1+1년 30억 원(추정)과 2년 26억 원 중에서, B선수는 2+1년 30억 원(추정)과 2년 22억 원 중에서 후자를 택했다. 총액만 놓고 보면 후자가 더 적다. 더 흥미로운 점은 총액이 많은 전자가 모두 원소속구단의 제안이었다는 사실이다.

B선수의 선택은 표면적으로 이해가 가능하다. 연 평균 금액만 놓고 보면 후자가 더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A선수의 선택은 다르다. A선수는 연 평균 금액에서도 전자가 더 많았음에도 후자를 선택했다. 결국 선택의 갈림길은 1+1년과 2년, 다시 말해 '옵션이 포함된 계약'과 '기간 보장 계약'이었다.

선수 입장에서 옵션 개념이 포함된 1+1년 계약보다 기간이 명확히 보장된 2년 계약을 선호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B선수 역시 2+1년 계약보다 2년 계약을 택했다.

FA를 포함한 프로야구 선수 계약에서 옵션은 KBO(한국야구위원회) 야구선수 계약서의 마지막 부분에 위치한 '특약 기재란'에 기입된다. 옵션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기간, 다른 하나는 성적(성과) 옵션이다.

올해 계약한 FA 중에선 KIA 양현종이 2+1년 총액 45억원, 삼성 김태훈이 3+1년 총액 20억원으로 기간 옵션을 선택했고, 한화 강백호(4년 100억원, 옵션 20억원 포함)와 두산 박찬호(4년 80억원, 인센티브 2억원 포함), LG 박해민(4년 65억원, 인센티브 5억 원 포함) 등은 성적에 따른 옵션이 포함돼 있다.

KIA 양현종(왼쪽)과 심재학 단장. /사진=KIA 타이거즈
KBO리그에서 기간 옵션이 처음 등장한 것은 2002년 12월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와 FA 박경완의 3+1년 최대 23억 원 계약이었다. 당시만 해도 '+1년'이라는 표현은 꽤 신선했다. 지금은 익숙한 계약 방식이 됐지만, 당시에는 분명 낯선 개념이었다. 필자 역시 SK 단장으로 재직하던 2021년 1월 FA 김상수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2+1년 기간 옵션을 활용했다. 계약 기간을 놓고 구단과 선수 사이에 간극이 생길 경우, 기간 옵션은 현실적인 합의점을 만들어내는 장치가 된다.

일반적으로 옵션이라고 하면 성적 옵션을 먼저 떠올린다. 성적 옵션은 FA 계약뿐 아니라 일반 연봉 계약에서도 활용된다. 대부분의 구단은 연봉 협상에서 첫 제시 조건을 쉽게 바꾸지 않는다. 한 명의 조건을 바꾸기 시작하면 다른 선수들도 같은 요구를 하기 때문이다. 대신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경우 옵션을 통해 조정한다. 필자의 단장 시절, 샐러리캡 상한선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옵션 계약을 활용한 사례가 있었다.

일반 연봉 계약에서 옵션은 드물게 적용되지만, FA 계약에서 옵션은 일상에 가깝다. 구단 입장에서는 다년 계약 선수들의 동기 부여 장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성적 옵션의 세부 내용은 대부분 비공개다. 미국 메이저리그(MLB)는 옵션 조건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는 경우도 있지만, KBO리그에서는 거의 없다.

옵션의 형태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출장 옵션이다. 일정 경기 수, 타석 수, 이닝 수처럼 '경기에 나서기만 하면' 충족되는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기록 옵션이다. 안타, 홈런, 타점, 승리, 평균자책점 등 일정 기록을 넘어야 한다.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달성이 수월한 출장 옵션을 선호한다.

최근에는 감독 계약에서도 옵션이 공개되고 있다. 기간도 있고 성적 옵션도 있다. 사실 감독 성적 옵션 자체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과거에도 감독 계약에 성적 옵션이 포함된 사례는 있었다. 다만 대부분 비공개였다. 감독 옵션은 구단이 제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성적에 대한 동기 부여 차원이다. 기대만큼의 성과만 나온다면, 구단 입장에서 옵션 금액은 부담이 되지 않는다.

박진만 삼성 감독. /사진=스타뉴스
변화의 시작은 2022년 10월이었다. 삼성 라이온즈는 박진만 감독과 3년 최대 12억 원 계약을 발표하며, 연간 5000만 원씩 총 1억5000만 원의 옵션을 공개했다. 이전까지 비공개였던 감독 옵션이 처음으로 공식 발표된 사례였다. 같은 시기 이승엽 감독이 두산 베어스와 3년 총액 18억 원 계약을 체결한 영향도 있었다. 삼성은 옵션을 통해 박 감독의 계약 규모를 늘렸고, 이를 외부에 공개했다.

이후 감독 옵션 공개는 하나의 흐름이 됐다. 올해는 한 단계 더 나아갔다. 시즌 막판 SSG 랜더스는 이숭용 감독과, 종료 후에는 두산 베어스가 김원형 감독과, 삼성 라이온즈는 박진만 감독과 각각 2+1년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감독 계약에서도 기간 옵션이 자연스럽게 공개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재계약한 이숭용 감독과 박진만 감독에게는 최대 3억원씩의 성적 옵션도 포함돼 있다.

코치 계약은 아직 다르다. 현재까지 코치 계약에는 기간 옵션이 없다. 다만 일부 구단에서는 1군 코치를 중심으로 성적 옵션을 시행하고 있다. 팀 성적을 기준으로 지급되는 구조다. 투수 코치는 팀 평균자책점, 타격 코치는 팀 타율을 기준으로 리그 순위에 따라 옵션 달성 여부가 결정된다.

과거에는 옵션 계약을 두고 '양날의 검'이라는 표현을 자주 썼다. 옵션에 집착하다 보면 팀워크를 해칠 수 있다는 우려였다. 실제로 옵션 계약을 연봉 시스템에 적극적으로 도입했던 구단들의 사례를 보면, 그런 시스템이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프로야구의 계약 형태는 계속 진화하고 발전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옵션 계약의 형태 역시 계속 새롭게 등장할 수밖에 없다. 감독·코치·선수의 위상이 올라갈수록 옵션 계약 역시 한 단계씩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 홍건희(전 두산 베어스)의 옵트아웃, 김재환(두산 베어스→SSG 랜더스)의 방출 조항 역시 넓게 보면 옵션 계약의 한 형태다. 최근 추세는 감독 계약에 옵션이 적극적으로 반영되는 방향인데, 코치난을 겪고 있는 구단들 입장에서는 향후 코치 계약에도 옵션을 보다 더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류선규 전 단장.

류선규 전 SSG 랜더스 단장

원문: 바로가기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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