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지트 바르도 재단은 28일(현지시각) "재단 창립자이자 대표인 브리지트 바르도의 별세 소식을 깊은 슬픔과 함께 전한다"라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배우이자 가수였던 고인은 화려한 경력을 포기하고 동물복지와 재단에 삶과 열정을 바치기로 선택했다"라고 성명문을 발표했다. 사인은 밝히지 않았으며, 프랑스 남부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브리지트 바르도는 1934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다. 이후 패션잡지 엘르 모델로 활동했고 1952년엔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현지에서 그는 이름과 성의 약자인 B.B로 불리며 국민 배우로 떠올랐다. 미국의 마릴린 먼로, 이탈리아의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와 비교되며 당대의 대표 섹시 여배우로 여겨졌다.

1956년엔 영화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And God created Woman)라는 대표작을 남겼다. 이후로도 50편에 가까운 영화를 선보였으나, 1973년 영화계를 은퇴하고 동물보호 활동에 헌신했다.

1986년엔 동물보호를 위한 재단을 설립했다. 특히 바르도는 생전 "개고기를 먹는 건 야만적"이라며 한국 제품 불매 운동을 벌이는 등 보신탕 문화를 집요하게 비판한 배우로 유명하다. 1994년 당시 김영삼 대통령에게 "개고기를 금지해 달라"라는 내용의 편지까지 보내었다.

뿐만 아니라 바르도는 프랑스에서 동물 도살 등과 관련한 무슬림 문화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인종차별 혐의로 다섯 차례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또한 1995년에는 미군이 야생에 풀어준 돌고래를 왜 다시 잡아들였냐며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에게 항의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한편 프랑스 현지에선 애도 물결이 뜨겁게 일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8일 엑스(X) 계정에 "바르도는 자유로운 삶, 프랑스적인 삶, 그리고 보편적인 아름다움을 구현했다"라며 "그녀는 우리에게 깊은 감동을 줬으며 우리는 세기의 전설을 애도한다"라고 명복을 빌었다.

프랑스 배우 피에르 아르디티는 "그녀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이었고, 사실 지금도 그렇다"라고 애도했다.

프랑스 동물복지협회는 "동물 권리 옹호에 열정적이었던 바르도를 기린다"라며 "당신이 이뤄낸 모든 것에 감사드린다"라고 전했다.

김나라 기자 kimcountry@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