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제임스 카메론… ‘아바타: 불과 재’ 경이로운 197분
작성자 정보
- 작성자 토도사연예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조회 3
본문

첫 장면부터 시각을 압도하는 경이로움에 숨이 턱 막힌다. 나비족의 파트너인 비행 생물 이크란이 광활한 상공을 날아다니고, 드넓게 넘실대는 바다에는 수중 생명체들이 헤엄친다. 이전보다 한층 진화한 3D 기술이 극강의 몰입감을 선사해 어느 순간에는 마치 판도라 행성에 와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
연말 최고 기대작인 영화 ‘아바타: 불과 재’가 전 세계 최초로 17일 국내 개봉한다. 압도적 화제성 속에 예매 관객 수는 이미 50만명을 돌파했다. 시리즈 3연속 1000만 관객 돌파를 기대하는 반응도 나온다. 3D 영화의 신기원을 연 1편 ‘아바타’(2009)는 국내 관객 1333만명, 세계관을 수중으로 확장한 2편 ‘아바타: 물의 길’(2022)은 1082만명을 동원했다.
영화는 나비족의 존경을 받는 ‘토루크 막토’가 된 제이크 설리(샘 워싱턴)와 나비족 전사 네이티리(조 샐다나)의 첫째 아들 네테이얌이 죽음을 맞이한 전편에서 이어지는 이야기다. 슬픔에 빠진 설리 가족 앞에 재의 부족 ‘망콴족’이 등장하며 또 다른 위기가 닥친다. 불로 삶의 터전을 잃고 분노와 트라우마에 휩싸인 망콴족의 여성 리더 바랑(우나 채플린)은 금속 무기를 앞세운 마일스 쿼리치 대령(스티븐 랭)과 손잡고 한층 더 강력한 위협으로 부상한다.
자연을 파괴하는 문명을 거부하고 전통을 수호하는 작품의 메시지는 2편의 연장으로 읽힌다. 영화는 형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는 둘째 아들 로아크(브리튼 달튼), 그레이스 박사의 아바타에서 태어나 설리 가족 일원이 된 키리(시고니 위버)와 인간 아이 스파이더(잭 챔피언) 등 주요 인물의 서사를 비교적 충실히 다룬다. 전편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전개와 3시간 넘게 이어지는 장대한 서사가 자칫 버거울 수 있으나 압도적인 시각적 쾌감이 이를 상쇄한다.
체험형 영화답게 197분에 달하는 러닝타임 내내 황홀한 시각 경험을 제공한다. 1편에서 신비로운 동식물로 가득한 판도라 행성을 구축하고 2편에서 바다와 물의 질감까지 실감 나게 구현한 시리즈는 이번 3편에서 불이라는 새로운 요소를 도입해 거칠고도 신선한 비주얼을 선보인다. 시리즈의 핵심인 ‘퍼포먼스 캡처’ 기술은 전편보다 한층 정교해진 완성도를 자랑한다. 배우들이 직접 슈트를 입고 펼친 감정 연기 그대로를 컴퓨터그래픽(CG)으로 옮겨 담은 결과물이 스크린에 펼쳐진다.
3000명 이상의 제작진이 무려 4년에 걸쳐 시각특수효과(VFX) 장면 3500여개를 손수 완성했다. 스크린에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공지를 띄운 뒤 영화가 시작한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아바타’ 시리즈에는 생성형 AI가 단 1초도 쓰이지 않았다”며 “화면이 환상적이면서도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배우들의 살아 있는 연기에 기반을 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캐릭터를 해석하고 직접 디자인해 표현하는 배우의 독창성은 AI가 대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바타’ 시리즈는 극장 시대를 지키려는 카메론 감독 필생의 분투로도 읽힌다. 최후 전투 장면의 장대하고도 숭고한 비주얼만으로도 극장을 찾을 이유는 충분하다. 시리즈의 연출과 각본을 모두 맡은 그는 “긴 세월 동안 이 작품과 함께한 모든 시간이 즐거웠다. 판도라 행성은 방대한 이야기를 펼칠 훌륭한 도화지가 돼 줬다”며 “이 영화는 내가 만든 캐릭터들의 도전과 고통 등 모든 것이 해소되는 완결형”이라고 말했다. 12세 이상 관람가.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자료
-
링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