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령 기자]

15일 삼성동의 호텔에서 디즈니 + <메이드 인 코리아>의 제작 발표회가 진행되었다. 현장에는 우민호 감독, 현빈, 정우성, 우도환, 서은수, 원지안, 정성일, 강길우, 노재원, 박용우 배우가 참석해 작품 이야기를 전했다.

<메이드 인 코리아>는 압도적인 시네마틱 경험과 서사의 탄탄함이 가미된 6편의 영화라 해도 좋다. 우민호 감독은 영화 작업과 동일했으며 시리즈라 해서 다르지 않았다고 운을 떼었다.

"50년 전 격동과 혼란의 시대가 현시점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회차 때문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했다. 1970년대 부산을 재현하는 데 공들였다. 우리나라는 단기간의 급격한 성장으로 시대 고증이 어려웠다. 제가 CG를 선호하지 않아서 일본 고베에서 한 달 정도 촬영을 했다. 고베는 일본에서 처음 개항한 항구 도시다. 70년대 부산의 흔적이 남아 있어 재현에 주력했고, 베트남 전쟁 장면은 인프라가 잘 갖춰진 태국에서 촬영했다"라며 로케이션 비하인드를 밝혔다.

현빈은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시청자와 만날 기회에 설렌다. 감독님과 <하얼빈>으로 신뢰감이 생겼다. 새로운 모습을 끌어내 주시는 능력이 저에게는 큰 기쁨이었다. <하얼빈>의 책임감과 무게감, 압박감을 내려놓고 이번 작품에서는 가상의 인물을 연기해 즐거움이 컸다"고 전했다.

현빈의 눈에 띄는 외형 설정 과정도 들어볼 수 있었다. "중앙정보부라는 최고 권력 기관에 속한 사람의 위압감이 느껴지길 바랐다. <하얼빈> 대비 13kg 정도를 증량했다"며 "백기태는 어릴 적부터 쌓아온 결핍, 불안이 크다. 권력이 부가 되는 시대에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과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욕망과 맞닿아 점차 커졌다"라고 설명했다.

광기 어린 집념으로 사건을 쫓는 검사로 장건영으로 분한 정우성은 욕망에 빗댄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집요하고 고집스러운 인물이다. 직업관 안에서 본인 임무를 끝까지 하겠다는 의미 같다. 그게 도발적이고 용기 있는 상상력이라 생각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가상의 인물을 통한 허구 스토리로 담아낸 작품의 관점이 캐릭터 디자인에 또 다른 영감을 전했다"고 소회했다.

특히 영화 <더 킹>의 검사 한강식의 차이점에 대해 "장건영은 조직의 신분을 자기 것으로 소유하려는 욕망이 크다. 아버지에 대한 부끄러움을 지우고 좀 더 정당하게 자리하고 싶은 사적 욕심과 직분에 맞는 도리를 하려 한다"라며 신념이 다르다고 답변했다.

백기태의 동생이자 육사 출신 군인 장교 백기현을 맡은 우도환은 "현빈, 정우성 두 배우와 협업으로 참여했다"며 "형을 사랑하지만 뛰어넘고 싶은 욕망, 자신의 길을 개척하려는 욕망이 큰 인물이다. 가족을 사랑하기 때문에 갈등하기도 하며, 군인이란 직업답게 딱딱한 말투도 일관했다"라고 설명했다.

1970년대 고증에 공들인 이유

우민호 감독은 홍콩에서 진행된 '디즈니+ 오리지널 프리뷰 2025'에서 "<마약왕> <남산의 부장들>에서 영감받아 뒤틀린 욕망과 신념을 좇는 이야기를 더 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마약왕>의 스핀오프라는 소문이 무성했다.

우민호 감독은 "스핀오프는 아니다. <마약왕>이 상업적, 비평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송강호 배우에게 영화를 대하는 열정을 배울 수 있었다. 어렴풋이나마 대통령의 죽음을 경험한 70년대 태생이다. 부모 세대의 청춘 시대를 제대로 만들어 보고 싶었다. 국민 특유의 에너지와 역동의 시작이 70년대란 생각이 들었고, 그 시작이 어디일까 호기심이 컸다"며 부모님을 향한 헌사일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제작비 700억 설에 대해서는 "영화의 한정성에 이 모든 것을 담기 어려웠던 역량을 시리즈에서는 가능했다. 시대 고증과 해외 로케이션으로 제작비가 많이 들었다. 700억이란 숫자가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시즌1과 시즌2를 합친 제작비로 보시면 될 것 같다"고 답변했다.

특히 1화가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와 동시기를 다뤘지만 차별점을 두고 "에피소드마다 실화를 배경으로 했다. 변성현 감독의 <굿뉴스>가 좋은 작품이란 소식을 들었지만 현재 촬영 중이라 보지 못했다. 그래서 차별점을 말하긴 어렵겠고 시청자분들이 비교해서 보시면 재미있지 않을까 싶다. 어쩌면 <메이드 인 코리아> 1화가 장르적인 색채가 강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우민호 감독은 "한국 고유의 시대적 배경을 담아 글로벌 시청자의 진입장벽을 우려했다"며 "욕망을 쫓는 권력의 파워 게임은 언어와 문화의 장벽 없이 소구력이 강한 콘텐츠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메이드 인 코리아>는 12월 24일(수) 2개, 12월 31일(수) 2개, 1월 7일(수) 1개, 1월 14일(수) 1개의 에피소드를 공개하며 총 6개의 에피소드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