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준 감독이 시대 고증부터 캐릭터 해석까지 직접 설명했다.

19일 오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장항준 감독과 배우 유해진, 박지훈, 유지태, 전미도 등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장항준 감독은 “시나리오 기획 단계부터 역사학자 교수진과 함께 고증에 집중했다. 각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 풍속사, 일상 문화, 서민의 삶까지 세심하게 공부했다. 특히 풍속사 자료를 참고해 사람들이 언제 일어났고 무엇을 먹었는지, 서민과 왕족의 생활상을 디테일하게 구현하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감독은 “관객의 눈이 높아졌기 때문에 미술부터 의상, 소품까지 사실감을 살리는 데 많은 신경을 썼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노력은 작품 속 인물 표현에도 자연스럽게 반영됐다. 조선 6대 왕 단종은 기존의 연약한 이미지와 달리 내면의 단단함을 지닌 어린 왕으로 그려진다. 반면 권력자 한명회는 전형적인 비열함 대신 날카롭고 계산적이며 카리스마 있는 캐릭터로 묘사돼 새로운 해석을 보여준다. 

배우들도 작품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박지훈은 “단종이라는 역사적 인물을 연기하는 것이 부담도 컸지만, 감독님과 선배들과의 작업을 통해 캐릭터의 감정과 인간적인 면모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촬영 내내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유지태는 “한명회는 단순한 악인이 아니라 권력 중심에서 생존과 야망 사이를 오가는 복합적인 인물이다. 그런 면면을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왕과 사는 남자'는 1457년 청령포를 배경으로, 마을 부흥을 위해 자청해 유배지가 된 촌장과 왕위에서 쫓겨난 어린 선왕의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유해진은 단종을 마지막까지 지키는 광천골 촌장 엄흥도를, 박지훈은 조선 6대 왕 단종 이홍위를 연기한다. 유지태는 당대 최고 권력자 한명회, 전미도는 궁녀 매화 역을 맡아 극의 중심을 더한다. 영화는 2026년 2월 4일 개봉 예정이다.

박세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ewan@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