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원숙, '같이 삽시다' 7년 동행 끝… "정직하게 사랑 나누며 살 것" (인터뷰)
작성자 정보
- 토도사연예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1 조회
- 목록
본문

배우 박원숙에게 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는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많은 것을 안겨준 프로그램으로 남았다. 작품 속 배역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도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음을 확인한 시간이었다. 올해로 데뷔 56년 차, 연기라는 외길을 걸어온 박원숙은 시청자로부터 받은 사랑을 자양분 삼아 더 단단하게 살아가겠다고 스스로와 약속했다.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는 2017년 추석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첫선을 보인 뒤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정규 편성됐고, 2025년 12월까지 매주 시청자를 만난 KBS 대표 예능이다. 프로그램을 이끌어온 박원숙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같이 삽시다'는 박원숙의 인생 프로그램"이라며 "그동안 작품을 통해 사랑받았던 건 극중 인물로서의 박원숙이었다면, '같이 삽시다'를 통해서는 인간 박원숙으로서 사랑을 받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프로그램을 함께한 후배들과 스태프, 무엇보다 응원해준 시청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무려 7년의 여정이었다. 시즌 1부터 3까지 혜은이, 홍진희, 황석정, 윤다훈, 안문숙, 김청 등과 함께 인간적인 케미를 그렸고, 등장만으로 반가움을 자아내는 배우들이 게스트로 출연해 어디에서도 하지 못했던 속내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으며 시청자와 울고 웃었다. 지난 7년간 32곳에서 총 164명의 게스트가 함께했으며, 프로그램 제목처럼 "세상은 같이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일만 하느라 여행이나 맛집을 다닐 여유를 느껴본 적이 없었는데 '같이 삽시다'를 하면서 그동안 못 해본 여행을 실컷 했어요. 또 선후배 게스트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사람들의 삶이 각기 다르지만 결국 비슷한 마음으로 살아간다는 걸 깨달았죠. 서로의 삶을 돌아보며 위로하고 응원하는 진심을 느꼈어요."
박원숙은 프로그램 종영에 대해 "제때 잘 떠났다"고 표현했다. 그는 건강상의 이유로 더 이상 프로그램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스스로 판단했다. 촬영을 이어가며 체력의 한계를 느꼈고, 같은 상황이 반복되자 가장 좋은 시점에 매듭을 지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마지막 방송 이후 건강을 걱정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11월에 마지막 촬영을 마친 뒤 충분히 쉬며 재충전하고 있습니다. 지난여름 촬영 중 체력이 바닥났다는 걸 느꼈어요. 준비된 게임을 소화하지 못해 주변에 피해를 주는 건 아닐까 걱정도 됐고요. 버틸 만큼 버티고 내린 결정이었어요. 그만큼 사랑했던 프로그램이니까요. 그래도 좋은 시기에, 좋은 기억을 남기고 떠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박원숙의 후임으로는 배우 황신혜가 배턴을 이어받았다. 황신혜는 제작발표회에서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가 멋지게 마무리된 뒤 그 자리를 잇게 돼 영광"이라고 박원숙을 언급했다. 새롭게 출발한 KBS1 '황신혜의 같이 삽시다'는 황신혜를 비롯해 장윤정, 정가은이 돌싱이자 딸 엄마라는 공통점으로 뭉쳐 또 다른 이야기를 그린다. 이혼 후 홀로 아이를 키우며 생계와 육아를 책임져온 연예계 대표 싱글맘들의 일상을 조명한다.
"1회를 챙겨봤는데 다들 너무 젊고 예쁘고 상큼하더라고요.(웃음) 새로운 출연자들이 새로운 이야기로 프로그램을 잘 이끌어갈 거라 믿어요. 전임자로서 해줄 조언이나 충고는 없어요. 누군가를 함부로 평가하는 건 지양하거든요. 각자의 방식을 존중합니다.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연기 외길 인생 56년, 어른 박원숙의 따뜻함
박원숙은 1970년 MBC 2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전원일기' '보고 또 보고' '별은 내 가슴에' '내 딸, 금사월' '마인' 등 수많은 작품을 통해 대중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는 긴 세월 활동을 이어오면서 '안티 없는 연예인'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동료와 시청자들에게 꾸준한 신뢰와 애정을 받아왔고, 매 작품마다 살아 있는 연기로 극의 몰입도를 높여왔다.
"모두가 아시다시피 제 삶에도 풍파가 있었어요. 한때는 제 인생이 실패작이라고 느낄 만큼요. 그런데 어느 순간 참 감사한 일이 많은 삶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기를 좋아해 배우가 됐고, 평생 배우로 작품에 출연하며 대중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잖아요. 이제는 제 인생이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나 정말 잘 살았다'는 마음으로 살고 있어요."
박원숙은 요즘 이전보다 한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연기에 몰두하느라 돌보지 못했던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고 가족과 친구,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을 나누는 중이다. 최근에는 공식 방송 활동을 잠시 멈추고 유튜브 채널 '박원숙채널'을 통해 제주도 여행기를 공개했다. 그의 유튜브는 자극적인 재미보다는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힐링에 초점을 맞췄다.
"코로나19 시기에 유튜브의 진짜 매력을 알게 됐어요.(웃음) 마스크가 일상이던 시절, 남해에서 마스크를 벗고 바람과 햇볕, 공기를 온몸으로 느끼던 순간을 영상으로 남겼는데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었어요."
올해 76세, 데뷔 56년 차인 박원숙은 나이 듦에 대해 "모든 일을 유연하게 받아들이며 아름다움을 향해 나아가는 마음"이라고 정의했다. 한계를 좌절이 아닌 잠시 멈춰야 할 신호로 받아들이고 자신을 정비하는 시간으로 삼는 것. 그래서 그는 세월의 흐름을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어릴 때는 공부를 해야 한다고 해서 했고, 젊을 때는 결혼을 해야 한다고 해서 했어요. 그렇게 떠밀리듯 살았죠. 나이가 드는 건 그런 면에서 참 좋은 것 같아요. 내 삶의 방향을 스스로 조율할 수 있고, 기대와 욕심을 내려놓고 지금에 감사할 수 있으니까요. 살아오며 배긴 굳은살이 큰 도움이 됐어요. 무엇보다 큰 사랑을 받으며 살아왔어요. 앞으로는 받은 사랑을 돌려드리고 싶습니다. 정직하게 도움이 되는 삶, 사랑을 나누는 행동을 실천하며 살고 싶어요."
김연주 기자 yeonju.kimm@hankookilbo.com
관련자료
-
링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