롭 라이너 감독 부부 피살에 할리우드 '충격'... "아들이 용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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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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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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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년 뉴욕 채플린어워드 갈라 행사에 참석한 라이너 감독 부부(왼쪽)와 자녀들. 맨 오른쪽이 닉 라이너. ([Evan Agostini/Invision/AP 연합뉴스) |
| ⓒ AP/연합뉴스 |
14일(현지시각) AP통신에 따르면 라이너 감독 가족의 대변인은 "라이너 감독과 부인 미셸의 비극적이고 참담한 별세 소식을 전한다"라고 밝혔다.
대변인은 사망 원인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로스앤젤레스(LA) 경찰은 '명백한 살인 사건'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LA 소방 당국은 응급 신고를 받고 라이너 감독의 자택에 출동했고, 자택 내부에서 흉기에 찔린 부부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 소식통에 따르면 라이너 감독의 아들 닉이 구금되어 조사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닉은 청소년 시절부터 마약 문제 등으로 부모와 갈등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LA 경찰의 앨런 해밀턴 형사과장은 브리핑에서 "아직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했다"라며 "이번 수사의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가족 구성원과 대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우 활동하다가 감독 전업... 수많은 명작 남겼다
1947년 생인 라이너 감독은 당대 최고의 코미디언인 아버지 칼 라이너와 배우이자 가수였던 어머니 에스텔 사이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영화학을 전공한 뒤 부모를 따라 연예계에 진출한 라이너 감독은 소규모 극단에서 활동하다가 시트콤 <올 인 더 패밀리>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두 차례 에미상을 거머쥐었다.
라이너 감독은 지난해 영국 <가디언> 인터뷰에서 연예계 진출 때 부모의 덕을 봤다는 지적에 대해 "만약 당신이 금수저라면 기회가 빨리 열릴 것"이라며 "하지만 성과를 내야 한다. 만약 성과를 내지 못하면 기회의 문은 열릴 때처럼 빠르게 닫힐 것"이라고 말했다.
연출과 대본 회의에도 참여하며 제작 과정을 배운 그는 감독으로 전업해 1984년 페이크 다큐멘터리 장르의 걸작으로 꼽히는 <이것이 스파이널 탭이다>를 만들었다.
이후 로맨틱코디미 영화를 대표하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를 비롯해 <스탠 바이 미> <프린세스 브라이드> <미저리> <어 퓨 굿맨> 등의 작품을 발표하면서 할리우드 최고의 감독 중 하나로 떠올랐다.
또한 올해는 자신의 감독 데뷔 작품인 <이것이 스파이널 탭이다>의 속편을 발표하면서 78세의 나이에도 왕성한 창작력을 보여줬다.
미 연예매체 <버라이어티>의 브렌트 랭 편집장은 "라이너 감독은 수십 년간 할리우드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기에 그의 죽음은 지진과 같은 충격"이라며 "그는 할리우드의 시장(市長)이나 다름없던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판타지 영화(프린세스 브라이드)부터 법정 드라마(어 퓨 굿맨), 공포 스릴러(미저리), 로맨틱코디미(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까지 여러 장르를 넘나들면서도 자신만의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작품들을 만들어냈다"라고 말했다.
오바마 "영원히 기억할 것"... 트럼프는 고인 향해 맹비난
라이너 감독은 진보 성향의 목소리를 내며 사회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다. 열성적인 민주당 지지자였고, 공화당 소속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캘리포니아에서 유아 교육 프로그램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담뱃세를 인상하는 주민 발의안을 이끌었고, 노동조합과 동성 부부의 헌법적 권리를 확립하도록 연방 대법원을 설득하기 위한 캠페인을 열기도 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라이너는 배우와 감독으로 카메라 앞뒤에서 모두 활약한 보기 드문 할리우드 스타였다"라며 "또한 다양한 진보적 캠페인에 자신의 명성을 활용하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여러 정치가와 할리우드 스타들은 추모 물결에 동참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롭이 전한 모든 이야기의 이면에는 인간의 선함에 대한 깊은 믿음과 그 믿음을 실천으로 옮기려는 평생의 헌신이 있었다"라며 "롭과 미셸은 그들이 지지한 가치와 그들이 영감을 준 수많은 사람이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적었다.
민주당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도 "롭과 미셸이 뛰어든 모든 분야에서 그들보다 더 뛰어난 사람을 떠올리기는 어렵다"라며 "롭은 창의적이고 유머러스하며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았고, 미셸은 없어서는 안 될 동반자이자 지적인 조력자, 사랑하는 아내였다"라고 애도했다.
<미저리>에서 라이너 감독과 작업했던 배우 캐시 베이츠는 "끔찍한 소식에 경악했다"라며 라이너 감독이 자신의 인생을 바꾼 훌륭한 예술가라고 강조했다.
<미녀와 야수> <잡스> 등에 출연했던 배우 조시 게드도 "롭은 우리 시대 최고의 감독 중 하나였다"라며 "롭과 미셸은 정말 아름다운 사람이었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친절하고 따뜻했다"라고 밝혔다.
반면에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라이너 감독의 죽음은 그가 '트럼프 발작 증후군(TRUMP DERANGEMENT SYNDROME)'이라는 정신병에 걸려 다른 사람의 분노를 일으켰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위대한 목표와 기대치를 모두 뛰어넘고, 어쩌면 전례 없는 미국의 황금기가 오면서 그의 명백한 편집증은 새로운 정점에 도달했다"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롭과 미셸이 평안히 쉬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 대립각을 세웠던 피해자들을 향해 아무런 증거도 없이 정치적 공격을 퍼부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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