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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노인의 꿈' 김용림 "10년 만의 연극… 무대는 나의 삶"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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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토도사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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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용림이 10년 만에 다시 연극 무대에 오른다. 수컴퍼니 제공

"연기, 그리고 무대는 저의 삶 그 자체에요. 이 나이에도 하고자 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자체가 너무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죠."

배우 김용림이 10년 만에 다시 연극 무대에 오른다. 1961년 KBS 성우극회 4기 공채 성우로 연기 생활을 시작한지 벌써 64년, 어느덧 80대 중반에 접어든 나이에도 여전히 뜨거운 연기 열정을 이어오고 있는 그의 새 무대는 연극 '노인의 꿈'이다.

내년 1월 9일 LG아트센터 서울 U+스테이지에서 막을 올리는 연극 '노인의 꿈'은 뜻밖의 만남으로 서로의 삶에 스며들게 된 중년 여성 봄희와 할머니 춘애의 이야기를 그린다. 백원달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세대를 아우르는 따뜻한 이야기로 웃음과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

김용림은 이번 작품을 통해 지난 2015년 출연했던 연극 '잘 자요, 엄마' 이후 10여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본지는 최근 서울 종로구 명륜동의 한 연습실에서 김용림을 만나 '노인의 꿈'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 오랜만의 연극 무대에 대한 반가움 속, 김용림은 '노인의 꿈' 출연 결정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젊은 시절에는 극단 산울림 소속으로 연극 무대에 자주 섰어요. 하지만 어느정도 나이가 들면서 점차 연극을 할 기회가 없어졌죠. 가장 최근에 했던 작품이 10년 전 '잘자요, 엄마'였어요. 그 이후로 '이젠 무대 연극은 하기 힘들겠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박근형 씨 등 동료 배우들이 '연극을 하자'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TV 연기를 현업으로 하고 있다 보니 선뜻 마음을 먹기가 힘들었고, 스케줄을 맞추기도 쉽지 않아서 엄두를 못 내고 있었어요. '노인의 꿈'도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땐 '못 한다'고 했었죠. 그런데 작품을 보고 나니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어떤 작품이든 선택할 땐 배우로서 욕심이 나는 작품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 작품이 그랬어요. 주인공이 나이를 먹어가면서 인생을 마무리하는 아름다운 과정이 너무 마음에 들었죠. 보는 이들이 진심으로 느낄 수 있는 작품이구나 싶었어요. 따뜻하고 귀여우면서도 가슴이 아프고, 슬프기도 한 감정이라, 한참의 고민 끝에 출연하기로 마음을 먹게 됐어요. 막상 마음먹고 나니까 1년을 한대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하"

본격적인 연습 시작 직후 독감으로 꼬박 한 달을 앓는 탓에 예기치 못 한 위기가 생기기도 했지만, 무대에 대한 열정은 흔들림이 없었다. 김용림은 "독감 탓에 일주일 동안 연습도 나오지 못했다. 이제 거의 다 나았지만, 목소리가 아직 100% 회복되지 않아 건강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라고 현 상태를 전한 뒤 "나름 건강한 체력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이렇게 많이 앓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나이가 드니 이런저런 이유로 자꾸 병원에 가게 되는 것 같다. 인생에 거저는 없고 사는 날까지 모두 그 과정이 있구나란 것을 느끼는 요즘"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10년 만의 연극 복귀작이지만, 지난 60여년을 연기 활동에 매진해왔던 '베테랑'답게 무대에 대한 김용림의 자신감은 크다. 그는 "20대 때부터 평생을 배우 생활을 해온 덕분에 무대를 앞두고 두려운 마음은 전혀 없다. '숙련이라는 것이 무시를 못 하겠구나' 싶더라. 또 제 성격이 깡도 있고 배짱도 있는 편이라, 한 번 결심을 하고 나면 과감하게 추진하는 편이다. 이번 작품도 그렇게 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김용림은 내년 1월 9일 LG아트센터 서울 U+스테이지에서 막을 올리는 연극 '노인의 꿈'에서 춘애 역을 맡는다. 수컴퍼니 제공

김용림은 이번 작품에서 자신의 영정 사진을 직접 그리고 싶다며 미술학원을 찾은 솔직하고 단단한 할머니 춘애 역을 맡는다. 이날 인터뷰에서는 춘애라는 인물에 대한 김용림의 깊은 애정이 묻어났다.

"나이가 들면 모두가 늙지만, '어떻게 늙냐'는 모두의 주제잖아요. 잘 늙으라고 하는데, 그게 너무 막연한 거죠. 심춘애라는 인물은 그러한 면에서 가장 모범적인 인생을 보낸 이가 아닐까 싶어요. 특히 자신의 꿈을 끝까지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중꺾마'(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의 태도로 꿈을 쫓으며 반듯하게 살았다는 점이 큰 울림을 줄 수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죠. 한편으로는 작품을 보면서 눈물이 많이 났어요. 그런 감정 때문에 연기를 하지만, 아름답고 사랑스럽고 귀여우면서도 보람있게 바람직한 인생을 살았다는 부분이 제겐 큰 감명을 줬죠."

실제로 김용림은 춘애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인물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공감대가 엿보이는 순간이었다. 눈물을 훔친 김용림은 "배우라면 누구나 다 그럴 거다. (인물에) 빨려들어가기 때문에 작품을 선택하는 거다. 감동하고, 공감대가 이루어지지 못 하면 연기를 할 수 없다. 결국 가짜 연기를 하게 되기 때문"이라는 연기 소신을 덧붙였다.

김용림이 맡은 춘애 역은 김영옥·손숙이 함께 트리플 캐스팅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대한 기분 좋은 부담감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트리플 캐스팅은 저도 처음이에요. 나쁜 의미의 라이벌 의식이 아니라 그래도 내가 김용림이니까, 누가 봐도 '김용림 역시 잘 한다'라는 말을 듣고 싶은 욕심은 들죠. 그런 마음은 모두가 가지고 있을 거라 생각해요. 또 제가 승부욕이 강한 편이거든요. (웃음) 어떤 작품이든 '잘 해야지'라는 마음이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이번에도 최선을 다해 임하려 해요."

여전히 무대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면 두 눈을 반짝이는 김용림에게서는 일평생 연기에 진심을 다한 '천생 연기자'의 아우라와 에너지가 느껴졌다. 김용림에게 있어 배우로 산다는 것은, 또 무대에 선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지 궁금해졌다.

"저의 삶 그 자체에요. 고(故) 이순재 선생님께서 '배우는 무대에서 쓰러지는 게 가장 행복한 것'이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는데, 저는 이 나이에도 하고자 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감사하고 행복한 일인 것 같아요. 그래서 늘 감사하고 살고자 해요."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원문: 바로가기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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