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우리' 문가영, 멜로퀸 입증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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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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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만약에 우리' 문가영이 멜로퀸으로 쐐기를 박았다. 꾸밈없이 현실 그 자체의 멜로를 오롯이 소화한 그다. 눈빛과 차분한 말투, 세밀한 표정까지 애절함과 설렘을 동시에 보여줬다.
영화 '만약에 우리'(감독 김도영·제작 커버넌트픽처스)는 뜨겁게 사랑했던 은호(구교환)와 정원(문가영)이 10년 만에 우연히 재회하며 기억의 흔적을 펼쳐보는 현실공감연애 영화다.
문가영은 극 중 고달픈 서울살이에도 자신의 꿈을 놓지 않고 한 걸음씩 나아가는 대학생 정원 역을 맡았다. 특히 이번 작품을 통해 10여 년 만에 스크린 복귀, 멜로물로 관객을 만나게 됐다.
이번 작품에서 거의 민낯으로 나왔다는 문가영이다. 대학생의 풋풋함과 성인이 됐을 때의 성숙함까지 꾸밈없는 솔직함으로 소화한 그다. 연인을 만나기 전과 후의 감정의 빌드업도 섬세하게 쌓아갔다.
문가영은 "초반에는 정원이가 거칠게 나온다. 집에 대한 갈망을 너무나 가지고 있는 친구다. 영화 속에서 집이라는 장치가 끊임없이 나온다. 실제로 이사를 하는 것도, 은호라는 존재 자체가 정원에게는 '집'이기도 하다. 은호를 만나고 나서는 정원이 눈에 띄게 부드러워지고 성숙해진다. 누군가와의 만남으로 인해 받는 영향, 안정감, 집에 대한 마음이 '정원이를 부드럽게 만들어준다'는 감정선을 신경 썼다"고 말했다.
'만약에 우리'는 2018년 개봉한 중국 영화 '먼훗날 우리'를 원작으로 두고 있다. "원작을 너무나도 좋아했다"는 문가영은 "원작의 좋은 장치를 빌려왔고, 재해석하는 느낌으로 다가갔다. 재료가 다른 것처럼 한국 정서에 맞게끔 하고 싶었다. 그런 면에서는 원작에 대한 부담보다는 좋은 이야기로 만들어가고 싶다는 마음으로 다가갔다. 흑백이라는 좋은 장치를 그대로 가져왔는데, 배우 입장에서 흑백에 얼굴을 담는 건 소중한 기회였다. 또한 좋은 이야기이고 좋은 상대 배우, 감독이었기에 무서울 게 없었다"고 얘기했다.

문가영은 멜로 호흡을 맞춘 상대 배우 구교환보다 14살 연하다. 그럼에도 영화 속에선 나이차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애절하고 현실적인 연인 케미를 보여줘 호평을 받았다. 문가영은 "나이 차이는 생각을 못 했다. 기사로 보고 알았다"며 "전작들에서 함께 한 선배들 모두 나이 차이가 많았다. 구교환의 팬이고 경험이 많은 배우를 상대배우로 만난다는 건, 저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 아니냐. 정말 좋은 일"이라고 밝혔다.
구교환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문가영은 "구교환은 그만이 가지고 있는 무언가가 있다. 타고난 귀여움과 재치, 멋있기까지 하다. 모든 연예인이 사랑하는 연예인처럼, 모든 배우들이 작업하고 싶은 배우로 언급되지 않냐. 구교환과 연기한다고 하니까 주변 남자들이 그렇게 부러워했다. 구교환이 주는 힘이 있다. 천재다"고 말했다.
멜로 호흡면에서도 큰 덕을 봤다며 "은호가 현실적이면서도 정원 입장에서도 미운 구석이 있지 않냐. 정원으로서 느끼는 대로, 그럼에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건 교환 오빠의 힘이다. 은호가 정원이로 하여금 마음이 가게끔 만들어주는 사람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영화 속 버스 오열 장면은 현장에 있던 스태프들까지 눈물을 흘리게 한 장면이라고 한다. 문가영은 "구교환 오빠랑 한 번도 붙지 않았을 때 극초반에 찍었던 기억이 난다. 몇 번의 이별 장면이 있지만, 말하는 이별보다 행동으로 하는 이별이 진짜지 않냐. 정원이로서 감정의 최고점을 찍었을 때라, 감독님과도 굉장히 고민에 빠졌다"며 "배우로서도 부담이 될 수 있겠지만, 감정신에서 울 때는 참는 게 더 슬프다. 광광 우는 것보다 약간 참으려고 하는 게 훨씬 보는 사람들이 슬퍼하는 것 같다. 또 현장에서 주는 힘도 있었다. 그렇다보니 많이 나갔던 것 같다. 계산도 드라마에선 예쁘게 울어야 할 때도 있는데 전혀 생각 안 하고 백지상태로 감정에 집중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문가영 역시 '만약의 우리'를 통해 멜로퀸으로서의 자질을 입증했다. 그는 "영화에서 멜로를 보여드릴 수 있다는 것은 흔치 않은 기회라는 것을 알고 있다. 드라마에선 익숙한 장르이지만, 그래도 비교적 익숙하고 잘 해왔던 장르로 영화를 보여주고 싶었다. 자신 있었던 것도 맞다. 멜로를 좋아하기도 하고, 멜로로 쐐기를 박고 싶다. '멜로퀸'이 되고 싶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크다"고 눈을 빛냈다.

문가영은 어느덧 데뷔 20년 차 배우에 접어들었다. 드라마, 영화뿐만 아니라 새로운 모습에 대한 도전적인 시도도 끊임없이 이어진다.
또한 파격적인 시스루 의상에 대해서도 "의도적으로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다는 건 아니었다. 어릴 때부터 연기를 오래 하면서부터 저도 제 자아를 알아가는 과정 속에 있다. 저도 제가 아직 뭐가 어울리고 좋고 나쁜지를 시행착오 속에 알아가고 있다. 도전하고 있다. 놀라워해주시지만 저도 해봐야 아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 과정 속이라고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미소 지었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건 너무 행운이에요. 연기가 아직도 좋고 변화가 많기에 질릴 수가 없죠. 그 재미로 사실 계속하고 있어요. 연기를 쉬지 않고 하다 보니, 어떤 배역으로 있는 것이 더 편안한 것 같아요. 계속해야지 해소가 되는 것 같아요".
다방면으로 새로운 모습과 얼굴을 찾아가고 있는 문가영이다. 그가 아직 보여주지 못한 모습은 무엇일까.
"누아르를 못 찍어봤어요. 누아르의 여신이 되고 싶습니다. 피도 살짝 묻어있는 거요"(웃음).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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