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 프로그램 '신인감독 김연경'이 지난 23일 9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단순한 스포츠 예능을 넘어, 소외된 선수들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제공하고 '성장'이라는 진정성 있는 서사를 완성한 이 프로그램은 방송과 OTT 플랫폼 모두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며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OTT 플랫폼 웨이브(Wavve)에 따르면 '신인감독 김연경'은 첫 방송 이후 무려 8주 연속으로 웨이브 유료가입을 가장 많이 견인한 콘텐츠로 기록됐다. 이는 단발성 화제성이 아니라 충성도 높은 시청층이 꾸준히 유입됐다는 의미다.

특히 최종회가 방영된 지난주(17일~23일)에는 인기 드라마와 예능을 모두 제치고 웨이브 전 장르 시청 시간 1위를 달성했다. 시청 유저 수 부문에서도 간판 예능 '나 혼자 산다'에 이어 전체 2위를 기록하며 마지막까지 화력을 과시했다.

콘텐츠 소비 패턴을 분석해 보면, 시청자들은 단순한 예능적 재미를 넘어 진정성 있는 스토리텔링에 깊이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웨이브가 주요 채널 및 프로그램 콘텐츠를 모아 제공하는 스페셜관 중 '신인감독 김연경'은 지난 10월 이후 가장 많은 방문자 수를 기록했다. 이용자들은 '신인감독 김연경' 스페셜관을 통해 프로그램 다시보기(VOD) 뿐만 아니라 김연경 감독의 과거 출연 예능 및 다큐멘터리, 배구 소재의 애니메이션 '하이큐!!' 시리즈 등을 함께 시청하는 연관 콘텐츠 소비로 이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신인감독 김연경'은 '배구 여제' 김연경이 신인 감독으로 변신해 이끈 프로젝트다. 방출생, 은퇴 선수, 지망생 등 프로의 문턱에서 좌절을 겪은 이들로 구성된 팀 '원더독스'의 성장기를 담았다.

특히 프로 세계에서 회자되는 "좋은 선수가 좋은 지도자가 되는 법은 없다"는 통념을 정면으로 깨뜨렸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컸다.

김연경은 선수로서의 화려한 경력을 내려놓고 지도자로 처음 나선 자리에서 선수들의 재도전과 심리까지 세심하게 이끌어내며, 선수에서 감독으로 성공적 전환을 증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4패 시 팀 해체라는 극한 상황에서 출발한 원더독스는 강팀들을 상대로 5승 2패라는 성적을 기록하며 슬로건 '언더에서 원더로'를 현실로 만들었다. 김연경 특유의 냉철한 독설, 20년 선수 생활에서 나온 디테일한 멘토링, 그리고 간절함으로 뭉친 선수들의 노력이 맞물리며 높은 시너지를 냈다.

종영 방송인 9회에서는 원더독스가 김연경 감독의 선수 인생의 시작과 끝을 함께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2024~2025 시즌 통합우승팀)를 상대로 셧아웃 승리를 거두며 대미를 장식했다. 약 2000여 명이 지켜보는 직관 경기에서, 더 이상 흥국생명의 선수가 아닌 원더독스의 감독으로 코트에 선 김연경의 모습이 깊은 울림을 줬다.

입스로 갑작스러운 은퇴를 선언했던 이나연은 프로그램 출연을 계기로 흥국생명 세터로 복귀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의 인터뷰가 방송된 구간은 분당 최고 시청률 7.7%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치를 경신했다.

닐슨 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마지막 회는 2049 시청률 3.1%로 한 주간 모든 예능 가운데 2049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또한 동시간대 '미운 우리 새끼', '냉장고를 부탁해' 등을 제치고 6주 연속 일요일 예능 2049 1위를 기록했다. 수도권 가구 시청률 5.9%, 전국 5.8%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신인감독 김연경' 측은 비하인드와 미방분이 포함된 스페셜 회차를 추가 공개할 예정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