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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홀린 광기의 사운드…‘귀로 보는’ 문제작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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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도사연예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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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서 봐야 하는 영화’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시각적 스펙터클이다. 올리베르 라셰 감독의 영화 ‘시라트’(21일 개봉·사진)는 사하라 사막 곳곳을 담은 장면만으로도 압도적 스펙터클을 자랑한다. 하지만 이 영화의 진정한 매력은 눈이 아닌 귀에 있다. ‘시라트’는 극장에서 보고 듣는 경험이 결합될 때 비로소 완전히 살아나는 청각적 체험의 영화다.

영화는 모로코 사막 깊은 곳에서 거대한 스피커를 쌓아 올리는 남자들 손과 몸짓을 비추며 시작한다. 스피커에 전류가 흐르자 금속성 저음이 산기슭을 울리고, 비트가 흐르면 수백 명이 몸을 흔든다. 문명과 단절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전자음악 중심의 대규모 댄스 모임인 레이브 파티(rave party) 현장이다. 깊은 저음의 박동은 협곡 바위벽에 부딪혀 되울리고, 내리쬐는 태양 아래 레이버(raver·레이브 파티 참가자)들은 춤을 춘다.

돌연 군대가 들이닥치며 파티는 강제 종료된다. 영화는 구체적 설명을 내놓지 않지만, 세계가 전 지구적 위기에 직면한 듯한 기류가 느껴진다. 파티 참가자들을 해산하고 호송하는 기나긴 트럭 행렬에서, 다섯 명의 레이버는 군인들 감시가 느슨해진 틈을 타 트럭 두 대를 몰고 대열을 탈출해 사막을 질주한다. 목적지는 모리타니 국경 근처, 또 다른 파티가 열리는 곳. 루이스는 딸을 찾기 위해 작은 밴을 몰고 이들을 따라간다.

사막의 광대하고 건조한 대지를 가르며 나아가는 여정에서 루이스 부자와 레이버들은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식량과 연료를 나눈다. 라디오에서는 국경에 집결한 민간인 상황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발언이 흘러나온다. 세계 3차대전이 이미 수평선 너머에서 시작된 듯한 기척이 감돈다.

영화의 전개는 ‘감독이 제정신인가’ 싶을 정도로 충격적이지만, 스포일러를 접했다고 해도 그 압도적 정념은 결코 망가지지(spoil) 않는다. 테크노 비트가 협곡을 휘감고, 사막을 가르는 엔진 소리와 침묵이 뒤섞이며 눈과 귀를 동시에 압도하는 사운드와 이미지의 결합은 극강의 몰입감을 만든다. 43세의 라셰 감독은 이 영화로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을 거머쥐었다.

이규희 기자

원문: 바로가기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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