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티' 낸 김창완밴드 "어제의 나에 안주해 있지 않습니다"[현장EN:]
작성자 정보
- 토도사연예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5 조회
- 목록
본문
포크, 발라드, 사이키델릭, 프로그레시브 록 색채 아울러
'사랑해'는 떼창 유발곡, 방배중학교 학생들이 코러스 맡아
내년 산울림 데뷔 50주년, 김창완이 큰 의미 두지 않는 이유는
2월 7일 서울 시작으로 전국 투어 '하루' 진행

"제가 제일 작곡이 됐든 아니면 캔버스 앞에서든 제일 많이 하는 거는 저를 둘러싸고 있는 저라는 허울이나 아니면 편견을 걷어내는 거예요. 그러니까 침잠한달까요. 가라앉히는 걸 제일 먼저 합니다. 그리고 저는 뭐 이렇게 많은 예술가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무슨 영감이나 이런 것들에 대해서 별로 기대하지 않기 때문에, 똑-같은 일을, 똑같은 아주 매일매일의 루틴을 반복해요. 그런 반복에서 벗어나는 순간 곡이 써지기도 하고 그림이 그려지기도 하는 거 같아요."
영감을 믿지 않는다. 그저 날마다 루틴을 지킨다. 날마다 직접 쓰는 라디오 오프닝은 "짧은 글"이지만 "매일매일" 쓰기에 "굉장히 도움이 된다"라고 하는 그다. 무언가 떠오른다고 해서 전부 다 꺼내 표현하지는 않는다. "이게 혹시 분노에 차 있는 게 아닌가 이건 혹시 미움을 담진 않았나 그런 것들을 우선 점검합니다. 그러면서 저를 매일 바라보죠. 그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내년이면 가수 데뷔 50주년을 맞이하는 싱어송라이터 김창완이, '김창완밴드'로서 신곡을 냈다. 산울림 이후 현재진행형 음악을 잇고자 결성한 김창완밴드는 2008년부터 김창완과 이상훈(키보드), 최원식(베이스), 강윤기(드럼), 염민열(기타)이 함께하며 군더더기 없는 록 사운드를 선사하고 있다.
김창완은 27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복합문화공간 에무 팡타개라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신곡 '세븐티'(Seventy)와 '사랑해' '웃음 구멍' 이야기를 비롯해 다가오는 50주년을 바라보는 소감 등을 전했다. 3년 전 '나는 지구인이다' 발표 기념 기자간담회 때와 마찬가지로, 이날도 김창완은 연주와 가창에 긴 시간을 할애했다. "뭘 어떻게 대접을 해 드려야 하나 하다가 저는, 노래를 몇 자락 불러드리는 게 좋겠다 해서 기타를 준비해 왔어요."

신곡 '세븐티'도 기타를 치며 라이브로 들려줬다. 포크와 파워 발라드 요소, 사이키델릭과 프로그레시브 록 색채까지 아우르는 이 곡은 일흔을 넘은 김창완의 통찰과 회한을 담은 곡이다. '세븐티'는 "내 시간이 얼마일까 생각하니 장미 열 번 필 수 있나 봄눈 열 번 볼 수 있나 헤어보니 부질없이 눈물 나네" "일흔 살이 이렇게 가까운지 몰랐네" "일흔 살이 이렇게 가벼운지 몰랐네" "일흔 살이 이렇게 허무한지 몰랐네" "일흔 살이 이렇게 덧없는지 몰랐네"라고 노래한다. 사회를 본 김경진 음악평론가가 특히 가사에 집중해서 듣길 당부한 이유다.
'세븐티'는 고민 끝에 나온 제목이다. 김창완은 "이거 뭐라고 하냐. '칠십'이라고 할까? 너무 노인네 얘기 아닌가 해서 그냥 '세븐티'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세븐티'를 생각하니, 스물일곱에 만들었던 그의 대표곡 '청춘'이 떠올랐다며 우선 첫 곡으로 '청춘'을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김창완은 '세븐티'가 "노인의 회한"을 그린 노래로만 받아들여질까 봐 "좀 걱정이 됐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물론 노인의 회한 어린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월광'에서도 '청춘'에서도 그랬지만 청춘의 시간들, 지금 우리가 함께 있는 이 시간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가 그걸 강조하고 싶었다"라며 "지금 각자의 시간의 소중함을 알자는 내용이니 (제목) '세븐티'에 연연하실 거 없을 거 같다"라고 말했다.
이 곡을 쓰게 된 계기를 묻자, 김창완은 "많은 뮤지션이나 예술가들이 어느 순간 그 자기가 굉장히 소모되고 있다는 그런 자각이 들 때가 있다. '아, 너무 소모적으로 사는 거 아닌가 인생을?' 이런 생각이 불쑥불쑥 든다"라고 답했다.

김창완은 "그러던 어느 날 소모적으로 살고 있다는 것 자체가… 옛날에 어렸을 때 '청춘' 만들거나 '백일홍' 만들고 그랬을 때만 아마 좀 이렇게 애상적인 노래를 만들었을 거다. 근데 그게 좀… 내가 내 모습을 꼭 이런 식으로 봐야 하나? '세븐티'에서는 인생을 일흔 살을 살아보니까 허무하네, 덧없네 흔히 그렇게 생각하겠지 하는 저를 꾸짖으려고 했다. 곡을 쓰면서 사실은 저는 그것으로부터 벗어났다"라고 밝혔다.
'세븐티' 소개 글에서 김경진 평론가는 "포스트 산울림 최고의 명곡"이라며 "단 하나를 꼽으라면 나는 주저 없이 이 곡을 선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평론가의) 안내 글이 나오기 전까지는 그런 얘기('최고의 명곡')를 (제가) 입 밖에 낸 적이 없다"라고 해 웃음을 유발한 김창완은 "그렇게 평가해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생각하는 김창완밴드의 음악을 설명했다. "요즘 여러 가지 장르의 유니크한 음악이 많이 있습니다만, 김창완밴드 음악하면은 뭐랄까. 고전적이라도 해도 좋을 만큼 가사가 보편성을 띠고 있고 또 저희 밴드 자랑입니다마는 저희 밴드가 그, 연주 기량이 참 좋습니다. 록 밴드로서 갖춰야 될 역량이 충분히 있기 때문에… 그런 역량이 요즘 트렌디하다고 보긴 어렵지만 뭐랄까 고전미가 있는 그런 가사가 있어서 우리 김경진 교수께서 그런 평을 남기신 거 같아요."
또 다른 신곡은 흥겨운 팝 록 '사랑해'다. 사랑에 주저할 것 없다는 메시지를 순수한 언어에 실은 결과물로, 아이들의 합창이 특징이다. 김창완은 '그냥 떼창곡 하나 만들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며 "다 같이 '사랑해' 하면 얼마나 행복할까 그 생각을 했다. 그래서 우겨서 만든 노래다. 한 번 떼창해 보자. 아무 의도가 없다. 가사도 막 아무것도 아니다. 사랑해 글자 모르는 사람 없고. 근데 젊은 밴드가 무대에 올라가서 하자고 하면 흥이 나서 할지 몰라도, 할아버지가 올라가서 하면 떼창을 할까 싶다"라고 웃었다.

방배중학교 학생들이 합창에 참여한 이유는 단순했다. '옆집'이기 때문이다. 김창완은 "방배중학교 담하고 저희 집하고 붙어있다. 그래서 그냥 혹시나 해서 교장선생님 찾아가서 이만저만한 노래 만들고 싶다고 부탁드렸더니 그러면 학생들을 한번 모아보겠노라 이렇게 말씀하시더라. 근데 걱정이 좀 되셨는지 학생회 활동하는 얌전한 학생들을 뽑아서 보내주셨다"라고 말했다.
짧은 한숨을 쉰 김창완은 "여학생들은 소리가 나온다, 목소리가. 남자애들은 목소리가 안 나온다. 다 변성기라. 그런데 그 안 나오는 목소리라는 목소리가 너무 예쁜 것"이라고 전했다. 밴드의 키보디스트인 이상훈 음악감독이 60명 합창단 같은 '멋진 소리'로 바꾸었지만, 김창완은 "안 나오는 소리"가 "이뻤다"라며 "아이들 그 변성기 거친 목소리로 다시 레코딩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웃음 구멍'은 오는 2월 26일 솔로로 발표할 신곡이다. DJ를 맡은 SBS 러브FM '6시 저녁바람 김창완입니다'에서 연 '저녁바람 동시 대회'에서 장원을 차지한 김도이의 동명 시에 김창완이 가사를 더해 음을 붙였다. '앞니가 빠졌네 웃음구멍이 생겼네'라는 구절을 언급한 김창완은 "넘기긴 너무 아까워서 몇 자를 더 붙여서 동요를 만들었다"라며 "동심의 세계가 너무 소중해 느닷없이 작곡을 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김창완 음악의 '시작'이 된 산울림이 1977년 데뷔했으니, 내년(2027년)이면 벌써 50주년이다. 50주년 소회 질문도 나왔다. 그러자 김창완은 "50주년이라는 건 여러분들도 잘 아시겠지만 상당히 비극적인 역사를 내포하고 있는 일이라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막내(김창익)가 세상을 떠났을 때 산울림은 없다고 했기 때문에, 저는 산울림 50주년에 대해서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대신에 산울림의 음악 정신을 충분히 갖고 있는 저희 밴드(김창완밴드)가 산울림의 위업을 잘 이어가길 바란다"라고 담담히 말했다.

음악을 해 온 원동력 질문에 김창완은 "저는 그때마다 유목민 얘기를 많이 한다. 유목민이 같은 자리에 잠자리를 펴지 않는다는 건 유명하지 않나. 어제의 나에 안주해 있지 않는다.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을 해 왔고, 물론 산울림이 저의 모태인 건 틀림없다. 그러나 거기에 앉아 있지 않는다는 의미다. 뭐 50년도 의미가 있다. 그러나 49년도 의미가 있고 51년도 의미가 있다. 경중을 따지고 싶지 않다"라고 답했다.
"음악이 얼마나 무력한가 하는 거를 느꼈던 시절이 있어요. 코로나 시절에 그거를 아주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야, 이거 이렇게 무력한가…' 예술이 있으면 뭐 하고 사람들은 앓다가 죽어 나가고 사회가 아니라 개개인이 다 격리돼 있는 그런 시절을 겪고 나니까 무력감에 빠졌습니다. 그 무력감에서 저를 건져내 준 게 또 음악이에요. 그때부터 공연도 다시 열심히 하고 음악도 열심히 만들었어요. 여러분들은 잘 모르시겠지만 '나는 지구인이다'도 그 이후에 발표가 됐고 꾸준히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십 년 만에 다시 록 넘버를 갖고 찾아뵙게 됐어요. 올해 또 공연을 해 나가면서 제가 또 어떤 게 다 준비돼서 무대에 올린다기보다 무대 하나하나를 통해서 저 또다시 배우고 그러면서 그걸 록 음악으로 다시 승화시키고 해 나가겠습니다. 저의 음악 방향도 사랑과 평화죠, 네."
최근 밴드 붐이 일면서 록이 음악 시장의 주류로 어느 정도 자리 잡은 것을 어떻게 보는지 묻자, 김창완은 "창피한 얘긴데 그런 정보를 너무 잘 모르고, 그래서 말씀드리기가 굉장히… 뭘 알면 말씀드리겠는데 밴드가 얼마나 활성화가 됐는지 저는 잘 모르겠다. 근데 뭐 좋은 소식인 것 같다"라고 운을 뗐다.
"그 밴드를, 만약에 누가 하나의 장르로 생각한다면 저는 그거에 대해선 단호하게 반대할 거 같아요. 그 록에서 워낙 유명한 말 있죠. 록은 음악 장르가 아니다. 그냥 태도다. '록 이즈 애티튜드'(Rock is attitude)라는 건데요. 저는 그 태도라고 생각해요. 그러면 과연 음악 신에서 이거를, 록을 장르가 아니고 음악 태도로, 혹은 음악뿐만이 아니라 모든 것의 태도로 받아들이고 있는가? 그렇다면 좋은 거죠. 록 음악이 트로트, 포크, 발라드처럼 장르로서, '록 장르가 이번에는 조명을 좀 받습니다' 한다면 그거 뭐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김창완밴드의 신곡 '세븐티'와 '사랑해'는 오늘(27일) 저녁 6시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발매됐다. 오는 2월 7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시작되는 2026년 전국 투어 '하루'는 강릉·용인·익산·안산·광주·김해에서 진행된다.
- 이메일 :jebo@cbs.co.kr
- 카카오톡 :@노컷뉴스
- 사이트 :https://url.kr/b71afn
CBS노컷뉴스 김수정 기자 eyesonyou@cbs.co.kr
진실은 노컷, 거짓은 칼컷
관련자료
-
링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