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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루전 101 -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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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토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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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17화 이별(1)


"어서오게"
일전에 이리스 평원에서 보았던 제임스가 책상위에 앉아 있다 아하루를 보고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맞았다.
"응?"
제임스가 아하루의 팔에 달린 차고를 보고는 눈살을 지푸렸다. 그러자 아하루를 지하 감방에서 데리고 왔던 병사가 당황해 하더니 곧 열쇠를 끌러 아하루의 팔에 찬 차고를 풀렀다. 제임스가 차고를 풀른 병사에게 눈짓을 하자 병사가 허리 깊숙이 인사를 하곤 방을 나섰다.
"자 이리로 앉게나"
제임스가 아하루를 소파와 낮은 테이블이 있는 곳으로 인도했다. 그곳에는 언제 준비시켰는지 따끈한 차와 약간의 다과가 놓여 잇었다.
아하루가 제임스가 권유한 자리에 앉자 제임스가 아하루의 맞은편에 앉고는 준비된 컵에 차를 한잔 따르고는 아하루에게 건넸다.

 


"그래, 그동안 수고 많았네"
제임스가 차를 아하루 쪽에 갖다 놓고는 말했다. 아하루가 잠시 따끈 따끈하게 모락 모락 하얀 김을 뻗어 올리고잇는 차를 보고다 제임스의 얼굴로 시선을 향했다.
"무슨 뜻입니까?"
제임스가 자신의 컵에 차를 따르고 마시려다 아하루의 말에 아하루에게 시선을 돌렸다.
"무슨 뜻이라니?"
아하루가 조용하게 자신의 앞에 놓인 차를 가르켰다.
제임스가 피식 웃고는 자신의 컵에 따른 차를 한모금 마시고는 테이블 위에 놓앗다. 그리고는 아하루를 쳐다보았다.
"자네는 이제 자유네, 아 물론 자네의 일행 모두 포함해서이네"
"네?"
아하루가 의아스러운 듯 반문하자 제임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자네들이 요 일주일간 고생을 했다는 것은 잘 아네. 사실 감옥 생활이란게 그리 권할만한게 아니지. 낭만도 없고 말이야. 하지만 자네가 이해해 주리라 믿네"
제임스의 밑도 끝도 없는 말에 아하루의 궁굼증은 더욱 깊어 졌는지 약간 멍청한 얼굴이 되었다. 제임스가 그런 아하루의 얼굴을 보고는 피식 웃었다.
"자네 혹시 쳄벌린이라는 상인에 대해서 아나?"
아하루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아하루를 보고는 제임스가 다시 앞에 놓인 차를 한모금 마시면서 천천히 이야기를 꺼냈다.
"그 쳄벌린이란 상인이 자네들에 대해서 보증을 해주었네"
"고작 그정도로 충분한 겁니까?"
아하루가 궁굼하다는 듯 물었다. 제임스가 별로 대수로울 것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곳에서 더 있고 싶으면 얼마든지 있어도 좋네만? 왜? 비록 몇일간이었지만 그곳이 그리운가?"
"아..아닙니다."
제임스의 말에 아하루가 당황해 했다. 제임스가 그런 아하루의 모습을 보면서 싱긋 웃었다.
"농담일세 사실, 베다교의 주교이며 아레온의 화신이 자네를 어찌 이 작은 성에 가둬 둘수 잇겠나?"
제임스가 빙긋이 웃으며 말했다.
"네?"
아하루가 의아한 듯 바라보자 제임스가 우습다는 듯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하하하, 저 차렌놈들이 자네들을 뭐라고 했는지 아나? 베다교의 무리라는 게지. 더욱이 자네는 베다교의 사악한 힘을 쓰는 주교고, 하지만 레이디 르네와 함께하는 자가 사악한 베다교인일리는 없지 않겠나?"
"르네를 아나요?"
아하루가 르네란 말이 나오자 제임스의 말을 자르고 물었다. 제임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레이디 르네는 아크레온 신관들의 자랑인걸? 한때 신실한 귀족들의 입에서 레이디 르네의 행적이 입에서 떠날새가 없었다네. 차렌놈들이 무슨 생각으로 레이디 르네의 일행을 사교로 모는지 몰라도 조만간 그 사실이 드러난다면 아크레온 신전이 차렌놈들에게서 등을 돌리게 될걸세 크크"
제임스가 재미 잇다는 듯 웃었다.
아하루는 일행이 무사한 듯 싶자 다행스러운지 안도의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참 자네 혹시 내 참모가 되어서 일해볼 의향은 없나?"
아하루가 갑작스런 제임스의 제의에 당황해 했다.
"참모라니요?"
제임스가 어느덧 식어버린 차를 한모금 들이키며 담담히 말했다.
"말그대로 참모일세 우리 흑색 창기사단 제 3전대 참모 말일세, 아 물론 봉록은 얼마 안되네만"
갑작스런 제임스의 제의에 아하루가 잠시 난감한 표정을 짓다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제겐 과분한 제의입니다."
아하루의 사양에 제임스가 뜻밖이라는 듯한 얼굴을 지었다.
"응? 왜지? 일반 기사도 아닌 참모가 되는건데?"
"전 아직 작위도 없는데다..."
아하루의 말에 제임스가 손을 저었다.
"그깟 작위 따위는 상관없네. 난 작위만 높은 멍청이들 10을 쓰느니 천민이라도 머리가 제대로 된 놈을 쓰자는게 내 신조일세."
제임스의 말에 충격을 받은 듯 아하루의 얼굴이 황당하게 변했다. 아하루가 뭔가를 생각하듯 골똘히 고민하더니 다시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아무래도 안되겠습니다. 일단 제겐 해야할 일이 있게 때문입니다."
"그런가?"
제임스가 아쉽다는 듯 어깨를 으쓱 거렸다.
"참 제 다른 일행들은 모두 무사한가요?"
"아 이제 그들도 이곳으로 데리고 오라 했으니 곧 만날 수 잇을 거네. 사실 자네들이 레이디 르네의 일행인 것을 바로 밝혔던들 감옥에 잇지는 않앗을 텐데 말일세"
제임스가 좀전의 참모를 권유하던 모습은 금새 털어버리곤 약간 미안한 듯이 말했다.
"혹 강변에서 여자아이와 남자 병사가 함께 잇는 것은 못보셨나요?"
"응? 그런 보고는 없던데?"
"아 네"
제임스의 말에 아하루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일행인가?"
제임스의 질문에 아하루가 살며시 고개를 끄덕임으로 대신했다.
"흠, 알겠네 혹시 모르니 내 경비대를 동원해서 근방을 수색해보라고 하겠네"
"그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하루가 진심을 담아 말했다.
'똑똑'
"누군가?"
문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리자 약간 어색한 기분을 감추고자 제임스가 냉큼 물었다.
"네 일행들을 데리고 왔습니다."
"들여보네게"
제임스의 말에 문이 천천히 열리며 아하루 일행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삼춘"
제일먼저 아하루를 발견한 카리에게 눈물을 글썽이며 아하루에게 달려 들었다. 아하루가 그런 카리에를 팔을 벌려 앉았다.
아하루가 카리에의 몸을 이곳 저곳 더듬으며 카리에의 아픈 곳을 살폈다. 어느새 나았는지 카리에의 몸이 말끔이 나은 것을 확인한 아하루의 얼굴에선 다소간 안도의 표정이 어렸다.
"아하루님"
훼리나와 르네의 눈이 눈물로 글썽이며 나직하게 카리에와 포옹하는 아하루를 보며 아하루의 이름을 불렀다.
카리에와 떨어진 아하루가 르네등과 각기 몸을 껴안으로 서로의 생환을 축하했다.
"아아, 그만"
제임스가 르네와 한껏 껴안은 아하루를 보고는 샘이 나는지 그렇게 말했다.
"괜시리 총각맘을 들뜨게 하지말고 나머지는 숙소에 가서 따로 불태우라고"
제임스가 그렇게 말하며 아하루에게 한쪽 눈을 찡그렸다. 그리고는 천천히 자신의 책상으로 돌아갔다.
"일단은 귀하들의 물건은 법에 따라 내가 보관하도록 하겠어. 신관들의 검사가 끝나려면 한 보름은 걸릴텐데 그동안 이곳에 있으려나?"
제임스의 말에 아하루들의 얼굴에선 약간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이런곳에서 보름이나 지체했다간 어떤일이 벌어질지 알수 없었던 까닭인 듯 했다.
"그러면 저희들이 다른 곳으로 움직여도 상관 없는 것입니까?"
카미야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제임스가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뭐 자네들의 신병에 관해선 일단 쳄벌린이 보증을 섰으니 자네들 마음대로 일세. 하지만 무슨 일이 발생하면 그 책임은 쳄벌린에게 돌아가게 될거야"
제임스의 말에 다들 약간 난감한 기색을 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이곳에서 보름간 기다리는 것도 좋지만 저희들은 볼일이 잇어서 이만 가봤으면 합니다만"
아하루의 말에 제임스가 그럴줄 알앗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자신의 책상 서랍을 열어 조그만 가죽 주머니를 끄집어 내더니 그것을 아하루에게 던졌다.
"자지고 가게"
아하루가 제임스가 던져준 주머니를 받아들엇다. 짤랑거리는 소리와 함께 제법 묵직했다.
"이건.."
아하루가 뭐라고 말하려하자 제임스가 고개를 저었다.
"아 그건 그동안 자네들을 억지로 이곳에 가둬둔 댓가라고 생각하게. 그리고 움직일려면 최소한 그정도의 여비는 필요할게야. 그리고 내 미리 말해 두었으니 박으로 나가거든 무기고에 들러서 자네들이 필요한 무구와 말을 가지고 가도록 하게나. 정 부담 된다면 자네를 스카웃 하려는 내 마음이라고 생각하고"
제임스가 그렇게 말하곤 다시금 아하루에게로 한쪽 눈을 찡긋 했다.
아하루가 어색하게 제임스가 던져준 작은 자루를 받아들고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곧 제임스가 던져준 돈자루를 품안에 집어 넣고는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어쨌건 주시는 돈은 잘 쓰도록 하겟습니다. 하지만 스카웃비가 아닌 빌려주시는 것으로 알겟습니다."
"하하하, 알겠네 자네 마음대로 하게나"
제임스가 끝까지 고집 부리는 아하루를 보고는 웃으며 말했다.
"아참"
제임스가 밖으로 나가려던 아하루 일행을 불렀다.
"내가 잠깐 잊고 잇었는데 만일 떠나려거든 모레 쯤 떠나게나 아마도 내일 쯤 쳄벌린의 사람이 도시에 온다고 하니 한번 만나보고 떠나는 것도 나쁜진 않을거야"
"알겠습니다. 그럼"
아하루가 재차 인사를 하고는 제임스의 방에서 빠져 나갔다. 아하루등이 빠져나간 방안은 금새 적막에 잠겼다.
제임스가 상의에 있는 주머니에서 담배를 한 대 꺼내선 입에 물고는 불을 붙였다. 그리고 책상에 놓인 서류 뭉치 중 한 개의 서류를 꺼내선 다시금 천천히 읽어 내리기 시작했다.
"흠 쳄벌린 상인대와 코즈히 공작과의 불화 가운데 나타난 불유쾌한 사건이라... 하지만 미흡해 과연 칼러빈 기사단이 고작 그런 일로 움직일 놈들이었던가?"
제임스가 스스로 질문을 하고는 고개를 저었다. 제임스가 일고 있던 서류를 책상에 아무렇게나 던져넣고는 책상 바로 뒷켠의 창가로 다가갔다. 제법 높은 위치에 잇는 집무실인지라 이리스 평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이리스 평원을 가로지르는 '아실리에'강 저쪽으로는 몇일전 잇었던 참사를 증명이라도 하는 듯 검게 탄 흉흉한 자국들이 눈에 들어 왓다.
제임스의 담배연기가 창을 통해 들어온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며 흩어지기 시작했다.
"코즈히와 칼버린이라. 그리고 하렌이라.... 그리고 펠리온 교단과 아크레온 교단이라... 복잡하군....
뭔가 냄새가 나... 그 아하루란 녀석을 둘러싸고 어쩌면 풍운이 일어 날지도 모르겟군 이 제국을 뒤흔들 풍운이."
제임스가 말을 하다말고는 손을 들어 기지개를 켰다.
"뭐 당분간 따분하지는 않겠군. 미친 광풍에 휩쓸리지만 않는다면 말이야"
열어젖힌 창안으로 바람이 한줄기 들어와 제임스의 책상에 잇던 서류들을 펄럭였다. 제임스가 책상으로 돌아가 어지럽혀진 서류들을 한곳으로 모으던중 눈길을 끄는 서류를 한 장 끄집어 내었다. 그리고는 피식 웃었다.
그곳에는 제임스도 잘 알고 있는 옛날 동료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황제 시해범 전 제3황실 친위 기사대 앤드류 데 왈레즈 특급 수배'
"이녀석 처럼..."
제임스가 서류를 한켠으로 치워두고는 착찹한지 다시금 새로운 담배를 하나 꺼내곤 입에 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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