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쌓으랬더니 한국을 이끌고 있네…20대 강속구 투수들, 어떻게 '국제경쟁력' 주역이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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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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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한국 야구 대표팀은 '국제 경쟁력 강화'를 외치며 최근 여러차례 국제대회에 젊은 선수들을 내보냈다. 일본 야구 대표팀이 시즌 전후 평가전을 개최하며 선수들을 테스트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국제대회에서 통할 만한 선수들을 가려내고 있었다.
그런데 2026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를 앞둔 지금 KBO리그를 돌아보면 이 젊은 선수들은 KBO(전력강화위원회)의 주도 아래 국제 경쟁력을 쌓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들이 리그의 국제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듯하다. 프로 입단 전부터 구속 향상에 공을 들였던 젊은 선수들이 프로에서 기량을 키우고, 동시에 타자들의 국제대회 적응을 돕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빠른 공은 야구를 바꾼다. 이 가설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체코와 'K 베이스볼 시리즈'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체코전 결과를 떠나 한국 야구가 가고 있는 방향성이 드러난 경기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8일 1차전 선발 곽빈이 시작부터 구속의 힘을 보여줬다. 최고 시속 156㎞, 평균 153㎞ 직구로 체코 타자들을 압도했다. 30구 가운데 직구가 18구개로 가장 많았다. 여기에 120㎞대 커브로 스트라이크존 상하단을 공략했다. 곽빈은 최고 구속과 평균 구속 양쪽에서 이틀 동안 등판한 한국 투수 가운데 최고 기록을 썼다. 이어 5회 나온 최준용이 최고 150㎞, 8회 나온 김택연이 최고 152㎞-평균 150㎞를 기록했다.
9일 2차전은 젊은 불펜투수들의 힘을 확인하는 기회였다. 3회 등판한 두 번째 투수 이민석부터 7회 배찬승, 9회 김영우까지 5명이 최고 시속 150㎞를 넘겼고, 4명은 150㎞ 이상의 평균 구속을 기록했다. 이틀 동안 투수 14명이 등판한 가운데 절반이 넘는 8명이 최고 150㎞ 이상의 직구를 던졌다. 평균 구속이 150㎞ 이상인 선수도 6명이나 나왔다. 투심 패스트볼의 무브먼트로 승부하는 성영탁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의 최고 구속이 140㎞ 후반으로 나타났다.


#K 베이스볼 시리즈 투수 최고-평균 구속(시속), 포심 패스트볼 비중
곽빈 / 156㎞ - 153㎞ / 총 30구 중 포심 60.0%
김건우 / 147㎞ - 144㎞ / 총 35구, 60.0%
최준용 / 150㎞ - 147㎞ / 총 19구, 63.2%
이호성 / 148㎞ - 147㎞ / 총 16구, 81.3%
이로운 / 149㎞ - 146㎞ / 총 13구, 53.8%
김택연 / 152㎞ - 150㎞ / 총 19구, 73.7%
조병현 / 148㎞ - 146㎞ / 총 32구, 75.0%
오원석 / 147㎞ - 144㎞ / 총 37구, 73.0%
이민석 / 152㎞ - 150㎞ / 총 17구, 88.2%
김서현 / 156㎞ - 152㎞ / 총 21구, 100.0%
정우주 / 153㎞ - 151㎞ / 총 20구, 70.0%
배찬승 / 150㎞ - 149㎞ / 총 14구, 71.4%
성영탁 / 투심 145㎞ - 143㎞ / 총 8구, 62.5%
김영우 / 155㎞ - 151㎞ / 총 24구, 70.8%
투수들의 공이 빨라지면 타자들도 '국제 경쟁력'은 저절로 따라온다. 아무리 야구로 먹고사는 프로야구 선수라도 KBO리그에서 못 보던 공을 개막도 하기 전인 3월에 받아치기는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지금은 시속 150㎞는 KBO리그의 '뉴 노멀'이다.
올해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우승 팀 LG는 시속 160㎞ 빠른 공을 쏘는 피칭머신 훈련으로 한화 강속구 투수들의 직구에 대비했다. 한화 외국인 투수 라이언 와이스가 7⅔이닝 1실점, 코디 폰세가 6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선전했지만 LG 선수들이 느끼는 '체감'은 또 달랐다. 또 한화의 자랑이자 국가대표 투수인 문동주 김서현 정우주의 공은 공략해냈다.
그런데 LG 코칭스태프는 이 공을 치도록 하지 않고 지켜보는 쪽에 무게를 두고 훈련을 시작했다. 시각적인 적응만으로도 효과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로 효과를 봤다. 올해 LG는 정규시즌 최종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역대 최장' 24일의 공백기를 외부 연습경기 없이 자체 훈련과 네 차례 청백전으로 채웠다. 그러면서도 타자들의 실전 공백을 전혀 느껴지지 않게 했다.
비슷한 이유에서 시즌 내내 150㎞를 상대했던 최근의 KBO리그 타자들은 과거에 비해 낯선 투수의 빠른 공에 잘 대처할 가능성이 크다. 20대 투수들의 구속 향상이 리그의 수준을 국제 기준에 맞추는 효과를 불러왔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선수들의 노력에 리그의 지원이 곁들여졌다. 대표팀은 투수들의 컨디션 유지를 위해 지난 대회 실패를 교훈삼아 1월 사이판 캠프라는 파격적인 계획까지 세웠다. 최근 네 차례 주요 국제대회에서 첫 경기를 모두 내줬다는 점 또한 잊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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