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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사상 첫 사진 판독… 0.03초 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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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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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의 알폰스 펠릭스 심부(왼쪽)와 독일의 아마날 페트로스가 15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마라톤 결승에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42㎞를 달리고도 더 쥐어짤 힘이 있었을까. 15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마라톤. 마지막 코스인 도쿄 국립경기장 트랙에 진입한 두 ‘철각’이 마치 단거리 선수처럼 스퍼트를 시작했다. 아마날 페트로스(30·독일)가 유리한 듯 보였지만, 결승 테이프가 가까워질수록 알폰스 심부(33·탄자니아)가 무섭게 속도를 내며 추격했다. 역전을 허용하지 않으려고 온 힘을 다하는 페트로스의 얼굴이 고통스럽게 일그러졌다.

두 선수는 말 그대로 ‘동시’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전광판에 나온 기록이 2시간9분48초로 같았다. 마라톤에서 1·2위가 같은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엔 2001년 캐나다 에드먼턴 세계선수권에서 게자헤그네 아베라(에티오피아)가 2시간12분42초로 사이먼 비워트(케냐)를 1초 차로 제친 게 최소 격차였다. 당시에는 육안으로 아베라의 우승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심부와 페트로스는 누가 이겼는지 애매했다. 마라톤 사상 처음으로 사진 판독으로 우승자를 가려야 했다.

결과는 0.03초 차이로 심부의 우승. 전날 열린 남자 100m 결선 1·2위 간 기록 격차(0.05초)보다 짧은 찰나의 시간이었다. 두 선수는 이날 시속 19.5km, 초속 5.42m의 속도로 달렸다. 이를 환산하면 0.03초 빨랐던 심부는 페트로스보다 16cm 앞서 결승선을 통과한 것이다.

육상 역사에 남을 접전 끝에 금메달을 딴 심부는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내가 이겼는지 몰랐다”고 했다. 심부는 탄자니아 최초의 세계육상선수권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2017년 런던 대회에서 동메달, 올해 보스턴 마라톤 준우승 끝에 마침내 세계 마라톤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그는 “여러 번의 도전에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고, 오늘 결승선 앞에서 그 의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0.03초 차로 금메달을 놓친 페트로스는 “마라톤에서 이런 경기를 해본 적이 없다. 마치 100m 선수처럼 달렸다”고 했다. 그는 “우승만 생각했기에 아쉽지만, 오늘 은메달에 감사하고 다시 훈련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그래픽=백형선

이날 경기에선 5명의 선수가 40㎞ 지점을 똑같이 2시간03분33초에 통과했고, 남은 2.195㎞에서 접전 끝에 메달 색이 결정됐다. 일리아스 아우아니(이탈리아)는 심부보다 5초 뒤진 2시간09분53초로 동메달을 땄다. 윤여춘 마라톤 해설위원은 “사진 판독으로 순위가 갈린 건 처음 봤다”면서도 “세계선수권이나 올림픽에선 기록 경신보다 순위가 중요하기 때문에 선두 그룹과 함께 달리다가 마지막 스퍼트에서 승부를 내는 전략을 많이 쓴다”고 말했다.

이번 세계선수권 마라톤은 남녀 모두 결승선을 앞두고 단거리 경주 같은 스퍼트로 이변이 연출됐다. 14일 열린 여자 마라톤은 페레스 젭치르치르(32·케냐)가 마지막 100m에서 선두로 달리던 티지스트 아세파(29·에티오피아)를 제치고 2초 차로 우승했다.

마라톤 강국 에티오피아와 케냐에서 남자 마라톤 메달리스트가 나오지 않은 것도 이변이다. 세계선수권 남자 마라톤 시상대에 에티오피아와 케냐 선수가 한 명도 없는 것은 2005년 헬싱키 대회 이후 20년 만이다. 고온다습한 도쿄 날씨 때문에 출전한 88명 중 22명의 선수가 완주에 실패했다. 한국 마라톤 기대주 박민호(26·코오롱)도 25㎞ 지점을 통과하던 중 몸에 이상을 느껴 기권했다.

원문: 바로가기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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