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기회 놓쳤나..주축 선수들과 결별 앞둔 필라델피아, 다시 기다림의 시간?[슬로우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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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마지막 기회를 놓친 것일까. 필라델피아가 대격변을 앞두고 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LA 다저스에 패하며 시즌을 모두 마쳤다. 정규시즌 승률 0.593을 기록해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두 번째로 좋은 성적(1위 MIL 0.599)을 거뒀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다저스에 1승 3패로 패하며 단 1승을 거두고 빠르게 첫 라운드에서 탈락했다.
디비전시리즈 직행의 이점을 살리지 못하고 가을을 짧게 마친 필라델피아는 이제 오프시즌에 돌입했다. 전력을 재정비할 시간. 필라델피아의 겨울은 어쩌면 '대격변'이 될 수도 있다.
주축 선수들이 대거 팀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올해 필라델피아 타선을 지탱한 카일 슈와버를 비롯해 주전 포수인 J.T. 리얼무토, 로테이션의 한 축이었던 레인저 수아레즈까지 FA 자격을 얻는다. 외야수 맥스 케플러도 FA가 되는 가운데 해리슨 베이더, 불펜의 호세 알바라도 등도 보장 계약 기간이 끝난다. 빅리그 26인 로스터의 상당수가 FA 시장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필라델피아다.
특히 슈와버와 리얼무토는 대체가 어려운 선수들이다. 올시즌 162경기 전경기에 출전하며 .240/.365/.563 56홈런 132타점을 기록해 내셔널리그 홈런 1위, 전체 타점 1위에 오른 슈와버는 필라델피아 타선에서 절대적인 역할을 차지했다. 슈와버를 제외하면 20홈런을 넘긴 타자가 브라이스 하퍼 한 명 뿐이었다. 올시즌 필라델피아 야수진에서 유일하게 올스타에 선정된 타자기도 했다.
리얼무토는 올해 134경기 .257/.315/.384 12홈런 52타점으로 다소 부진했지만 필라델피아 팀 내에서는 대체할 선수가 없다. 경험이 부족한 1999년생 라파엘 마찬이 사실상 유일한 백업 포수였고 빅리그 데뷔가 임박한 특급 기대주가 있는 상황도 아니다. 내년 3월이면 35세가 되는 리얼무토가 3년 계약을 원한다는 이야기가 있는 가운데 필라델피아가 그 요구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만약 리얼무토가 떠난다면 필라델피아는 FA 시장에서 새로운 포수를 찾아야 한다.
마운드도 상황이 아주 좋지는 않다. 애런 놀라의 성적이 급격히 떨어진 가운데 잭 윌러는 건강이 문제다. 크리스토퍼 산체스와 헤수스 루자도는 건재하지만 나머지 자리는 걱정이 앞선다. 앤드루 페인터라는 특급 기대주가 데뷔를 기다리고 있기는 하지만 유망주는 어디까지나 유망주일 뿐이다. 전력의 '상수'로 계산할 수는 없다.
이런 상황인 만큼 필라델피아도 '새 판 짜기'를 염두에 두는 듯하다. 디 애슬레틱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필라델피아는 계약이 1년 남은 외야수 닉 카스테야노스와 결별을 준비하고 있다. 오프시즌 카스테야노스를 트레이드하거나 여의치 않을 경우 방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1992년생 베테랑 카스테야노스는 0.250 이상의 타율과 0.750 이상의 OPS, 25홈런 85타점 전후의 성적을 기대할 수 있는 준수한 우타자였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147경기에서 .250/.294/.400 17홈런 72타점을 기록하며 사실상 커리어 최악의 타격 생산성을 보였다. 수비력에도 큰 약점이 있는 선수인 만큼 타격 생산성이 부족한 카스테야노스는 구단 입장에서 매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또 한 명의 주축 타자인 주전 3루수 알렉 봄의 트레이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필라델피아는 이미 지난 겨울 봄의 트레이드를 고려한 바 있다. 카드가 맞지 않아 결국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올겨울 다시 봄을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대형 장기계약자가 많지 않다는 점도 필라델피아 입장에서는 전력 재정비를 쉽게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요소다. 연봉이 4,200만 달러인 윌러의 계약이 2027시즌에 끝나는 가운데 그 이후까지 거액의 계약이 이어지는 선수는 하퍼와 트레이 터너, 놀라 등 세 명 밖에 없다. 총액 3억 달러 이상의 계약을 맺은 하퍼와 터너의 잔여 계약이 아쉽지만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전력을 개편할 수 있는 좋은 시기인 것도 사실이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 연속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던 필라델피아는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는 암흑기를 보냈다. 그리고 2022년 월드시리즈 진출을 시작으로 4년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에 올랐고 2024-2025시즌 2년 연속 동부지구 우승도 거머쥐었다. 최근 7년 연속(단축시즌 제외) 팀 성적이 상승한 필라델피아다.
하지만 막강한 전력을 유지한 것도 올해가 마지막이다. 어쩌면 올시즌이 현재의 전력으로 우승을 노릴 마지막 기회였을지도 모른다. 14년만에 가장 뛰어난 정규시즌 성적을 거뒀지만 끝내 가을에 웃지 못한 필라델피아가 어떤 겨울을 보낼지 주목된다.(자료사진=카일 슈와버)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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