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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최하위' 페퍼저축은행, 탈꼴찌 넘어 '다크호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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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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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형석 기자]

V리그 남자부는 지난 2013년 러시앤캐시 베스피드(현 OK저축은행 읏맨)가 창단하면서 7구단 체제가 됐다. 2011년 6구단 IBK기업은행 알토스가 창단하면서 남자부와 균형을 맞췄던 여자부는 다시 구단 숫자에서 남자부에 뒤지게 된다. 따라서 지난 2021년 V리그 여자부의 7번째 구단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가 창단했을 때 V리그를 운영하는 한국배구연맹은 물론 배구팬들도 크게 기뻐했다.

하지만 어렵게 창단한 페퍼저축은행의 수준은 기존 구단들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2년 연속 외국인 선수와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는 혜택을 가졌음에도 전력을 빠르게 정비하지 못한 페퍼저축은행은 창단 후 세 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다. 특히 조 트린지 감독이 이끌었던 2023-2024 시즌에는 V리그 여자부 역대 최다연패(23연패)라는 불명예 기록을 세우며 암흑기의 정점을 찍었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시즌에도 36경기에서 11승25패(승점 35점)를 기록하며 네 시즌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6위와도 멀찍이 차이가 났던 첫 세 시즌과 달리 지난 시즌 6위 GS칼텍스 KIXX와의 승점 차이는 단 4점이었다. 그리고 장소연 감독이 부임한 지난 시즌 창단 후 처음으로 두 자리 승 수를 기록한 페처저축은행은 이번 시즌 창단 5시즌 만에 '탈꼴찌'라는 또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려 한다.

후반기 추락으로 4시즌 연속 최하위
 지난 시즌 구단 역대 최초로 10승을 달성한 장소연 감독은 이번 시즌 페퍼저축은행의 탈꼴찌를 이끌어야 한다.
ⓒ 한국배구연맹
페퍼저축은행은 2023-2024 시즌 36경기에서 5승31패를 기록하며 네 시즌 연속 최하위로 시즌을 마쳤다. 조 트린지 감독이 시즌을 완주하지 못하며 이경수 감독대행(페퍼저축은행 사무국장) 체제로 마지막 5경기를 치러 2승을 따냈는데 이는 봄 배구 진출을 확정한 상위권 팀들이 전력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이은 패배에 지친 일부 팬들은 '트럭시위'를 통해 구단에 항의의 뜻을 전달하기도 했다.

팀 분위기 쇄신이 필요했던 페퍼저축은행은 작년 3월 SBS 스포츠에서 8년 동안 해설을 했던 장소연 감독을 4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창단 후 세 번의 시즌을 치른 페퍼저축은행이 벌써 4번째 감독을 선임했다는 사실 자체가 얼마나 팀을 어렵게 운영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현역 은퇴 후 프로에서 코치 경력조차 없었던 장소연 감독의 지도력에 대한 팬들의 의문은 어쩔 수 없었다.

2023년 FA시장에서 최대어 박정아를 영입하며 '큰 손'을 자처했던 페퍼저축은행은 작년 FA시장에서 리베로 공백을 메우기 위해 국가대표 리베로 한다혜와 3년 총액 8억7000만원에 계약했다. 여기에 아시아쿼터로 중국 출신의 미들블로커 장위, 외국인 선수로 크로아티아 국가대표 바르바라 자비치를 지명했다. 다만 자비치는 시즌 개막 후 2경기 만에 어깨 부상으로 이탈했고 테일러 프리카노와 교체됐다.

페퍼저축은행은 시즌 개막 후 첫 20경기에서 8승을 거두며 5위를 달렸다. 20경기를 치를 때까지 4위 IBK기업은행과의 승점 차이는 8점. 여기에 GS칼텍스는 아시아쿼터 스테파니 와일러의 부상으로 전반기를 1승17패로 마쳤고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역시 아시아쿼터 교체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따라서 페퍼저축은행은 안정적으로 5위 자리를 유지하면서 4위 등극까지도 노릴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페퍼저축은행은 시즌 마지막 16경기에서 3승11패로 추락하면서 도로공사는 물론이고 같은 기간 10승6패로 선전한 GS칼텍스에게도 추월을 허용하면서 네 시즌 연속 최하위로 시즌을 마쳤다. 시즌 개막 후 합류한 테일러가 31경기에서 득점 7위(562점), 아시아쿼터 장위가 블로킹 5위(세트당 0.66개), 이동공격 7위(43.84%)로 분전 했지만 여전히 리시브의 약점(리시브 효율 24.19%)이 치명적이었다.

리시브 약점 극복해야 탈꼴찌 가능하다
 페퍼저축은행이 좋은 성적을 올리려면 결국 주장 박정아가 공수에서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
ⓒ 한국배구연맹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시즌이 끝나고 아시아쿼터 장위와의 재계약을 희망했지만 중국 당국에서 올해 열리는 중화인민공화국 전국운동회로 해외파 선수들의 복귀를 지시하면서 중국으로 돌아갔다. 여기에 대체 외국인 선수로 들어와 주공격수로 활약했던 테일러와의 재계약도 하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페퍼저축은행은 '전력의 절반'이라 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쿼터를 다시 선발하게 됐다.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순위 기업은행이 빅토리아 댄착과 재계약하면서 실질적인 1순위 지명권을 행사하게 된 페퍼저축은행은 뛰어난 운동 능력과 파워를 자랑하는 미국 출신의 조 웨더링튼(등록명 조이)을 지명했다. 아시아쿼터로는 지난 시즌 GS칼텍스에서 활약했던 와일러를 지명했다가 와일러가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일본 국가대표 출신 미들블로커 시마무라 하루요를 대체 선수로 영입했다.

최근 세 시즌 연속으로 리시브 효율 최하위에 머물렀던 페퍼저축은행은 FA시장에서 '살림꾼' 고예림을 총액 3억7000만원에 영입했다. 고예림은 최근 두 시즌 동안 169득점에 그칠 정도로 공격력이 다소 약해졌지만 안정된 서브 리시브와 풍부한 경험을 두루 겸비했다. 물론 '오버페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고질적인 수비 약점에 젊은 선수들이 많은 페퍼저축은행에 고예림이 꼭 필요한 선수인 것은 분명하다.

페퍼저축은행은 결국 주장이자 토종 에이스인 박정아가 활약해야 성적을 낼 수 있는 팀이다. 박정아는 페퍼저축은행 이적 후 두 시즌 동안 각각 468득점과 484득점을 기록하며 명불허전의 공격력을 뽐냈지만 리시브 효율은 12.84%, 13.47%로 아웃사이드히터로는 낙제점이었다. 박정아가 '리시브 공포증'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다가올 2025-2026 시즌에도 집중적인 목적타 서브의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9월에 열린 컵대회에서도 조별리그에서 3전 전패를 당하면서 탈락했다. 하지만 V리그에서 외국인 선수 조이와 아시아쿼터 시마무라가 합류해 기대에 부응하는 활약을 해준다면 페퍼저축은행의 전력은 크게 좋아질 수 있다. 여전히 많은 배구팬들은 이번 시즌에도 페퍼저축은행을 꼴찌 후보로 분류하지만 페퍼저축은행이 돌풍을 일으킨다면 V리그는 더욱 흥미롭게 전개될 것이다.

원문: 바로가기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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