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삼국지'로 불리는 농심신라면배에서 한·중·일의 반상(盤上) 전쟁이 뜨겁다. 1라운드(1~4국)를 거쳐 2라운드(5~9국)까지의 대국 마감 결과, 물고 물리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그야말로 호각세다. 삼국(三國)이 9국까지 호각을 이룬 것은 22회 대회 이후 5년만이다.

이번 농심신라면배는 '바둑 삼국지'라는 별칭답게 한·중·일이 팽팽한 균형을 이루며 3라운드에 돌입한다. 대회 클라이맥스인 3라운드는 각 국의 최상위 랭커들이 출전한다. 이른바 '찐 전쟁'을 앞둔 상황이다. 바둑 패권 전쟁에 그 어느때 보다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본 이야마 유타 9단은 25일 부산 동래구 농심호텔에서 열린 제27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2라운드 마지막 대국인 9국에서 중국의 양가이원 9단에게 194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이날 2라운드 마지막 대국까지 마친 결과 한국은 1승 2패, 중국은 2승 2패, 2승 1패를 기록했다. 이로써 1·2라운드 합산 한국 3승 3패, 중국 4승 3패, 일본 2승 3패로 3라운드를 앞두고 있다. 1라운드에서는 한국과 중국이 각각 2승 1패, 일본이 2패를 기록한 바 있다.

2라운드 마지막 대국을 일본이 가져가면서 '연승전'의 특성상 한·중·일 모두 2명의 선수가 생존, 3라운드에 돌입하게 된다. '농심신라면배'는 한·중·일 3국에서 5명씩 출전한다. 한 경기의 승자가 계속 경기를 벌여 다른 두 나라에 더 이상 선수가 남지 않을 때까지 계속하는 '연승전' 방식으로 진행된다.

3라운드 출격을 준비 중인 각 국의 2명 국수들은 모두 이번 대회에 출전한 자국의 5명 국수들 중 최상위 랭커에 해당한다.

한국은 국내 랭킹 1위인 신진서 9단과 2위 박정환 9단이 3라운드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은 국내 랭킹 1위 딩하오 9단과 3위 왕싱하오 9단이 출전한다. 기사 랭킹을 별도로 집계하지 않는 일본은 국내 상금 랭킹 1위인 이치리키 료 9단과 2위 이야마 유타 9단이 3라운드를 벼르고 있다.

이치리키 료는 '바둑 올림픽' 응씨배에서 일본 최초로 우승컵을 들어올린 바 있다. 딩하오는 삼성화재배 2연패의 주인공이다. 신진서는 사실상 바둑 세계 1인자다. 3라운드에서는 이들 최상위 '에이스' 간 진검 승부가 펼쳐진다.

한국은 이 대회 6연패에 도전한다. 기존 농심배 6연패는 이창호 9단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이 1~6회(1999~2004년) 대회에서 달성한 바 있다. 신진서는 특히 이 대회에서 18연승을 달리고 있다. 통산 다승 순위에서 레전드 이창호 9단(19승)을 넘어 중국 판팅위 9단이 보유한 최다승(21승) 기록을 갈아치울지 여부도 3라운드의 관전 포인트다.

이날(25일) 2라운드 마지막 대국을 마친 일본의 이야마 유타는 3라운드 첫 번째 대국에서 한국의 박정환과 격돌한다. 박정환과 이야마 유타의 상대전적은 7승 2패로 박정환이 앞서있다. 박정환은 특히 최근 이야마 유타에게 6연승을 거두고 있다. 3라운드는 내년 2월 2일 중국 심천에서 재개된다.

이야마 유타는 2라운드 최종 대국을 마친 후 "한국과 중국에 워낙 쟁쟁한 선수들이 남아서 (3라운드에서) 어려운 싸움이 될테지만, 준비를 철저히 해서 재미있는 승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번 대회는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한다. ㈜농심이 후원한다. 우승 상금은 5억 원이다. 본선 3연승부터는 1천만 원의 연승 상금을 지급한다. 1승을 추가할 때마다 1천만 원이 적립된다. 제한 시간은 각자 1시간에 초읽기 1분 1회가 주어진다.

CBS노컷뉴스 동규 기자 dk7fly@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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