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영화 '해바라기' 그 유명한 대사처럼 불펜투수 중 딱 한명 박영현만 나가있고 나머지는 모두 한소리를 들어도 할 말 없었다.

2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한 박영현을 제외하고 불펜 투수들 중 제대로 1이닝, 아니 한타자라도 제대로 막는 선수가 없었다.

'볼질'은 너무나 심해 불펜 5명이 볼넷만 무려 11개를 줬다. 스트라이크를 못 던지고 승부처에 볼넷만 남발하는데 무승부를 거둔 것조차 기적이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16일 오후 7시8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5 K-베이스볼 시리즈 일본과 두 번째 평가전에서 9회말 2사 후 터진 김주원의 동점 홈런으로 7-7 극적인 무승부를 거뒀다.

이번 평가전은 내년 3월 열리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대비하기 위해 개최됐다. 한국은 앞서 8일과 9일 체코를 3-0, 11-1로 대파했지만 15일 일본에 4-11로 대패하며 2017년부터 한일전 10연패를 이었지만 이날 무승부로 드디어 10연패를 끊어냈다.

이날 6회와 7회를 단 6타자 완벽투로 막은 박영현. 박영현은 2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이날 한심했던 불펜진의 유일한 안식처였다.

문제는 박영현을 빼고 나머지 불펜 투수들이 처참했다는 것이다. 3회까지 19살짜리 선발투수 정우주가 무려 3이닝 무실점 무피안타 1볼넷만으로 완벽 투구를 하고 불펜에 넘겼지만 불펜 투수들은 형 노릇을 못했다.

4회부터 가동된 불펜. 오원석은 0.1이닝 3실점 2피안타 3볼넷, 조병현은 1이닝 2실점 2피안타 3볼넷, 김영우는 0.2이닝 1실점 2피안타 1볼넷 투구를 했다. 이후 박영현이 2이닝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8회 올라온 배찬승이 1이닝 1실점 1피안타 3볼넷을 했고 9회 올라온 김서현은 1사 후 볼넷, 안타를 내주며 불안하다 겨우 무실점으로 막았다.

결국 박영현을 빼면 불펜에서 누구 하나 편안히 1이닝, 아니 한타자도 제대로 막지 못하는 한심한 모습이었다. 전날 이미 볼넷 11개를 내줬던 한국은 이날도 불펜이 볼넷 11개를 주는 등 총 12개의 볼넷을 줬다.

승부처에서 볼넷을 남발하는데 이길 수가 없었다. 체코라는 사회인 야구를 상대로는 완벽투를 펼쳐놓고 조금만 강한 상대를 만나면 볼넷만 기록하는 한심한 불펜진이었다. 그나마 9회말 2사 후 터진 김주원의 극적인 동점 솔로포 덕에 비긴게 다행인 경기였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