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는 유명 선수 쉼터 아냐, 쉴 거면 전방 가라"…부상-수술 선수 입대, 작심 발언 나왔다 [고척 현장]
작성자 정보
- 작성자 토도사뉴스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조회 5
본문
(엑스포츠뉴스 고척, 김지수 기자) 국군체육부대(상무) 야구단을 이끄는 박치왕 감독이 부상을 안고 입대하는 선수들에 대한 강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상무는 군복무와 운동을 병행하는 곳이지 재활터가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박치왕 감독은 10월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 위즈 2군과의 2025 퓨처스리그 챔피언 결정전에 앞서 "지난해와 올 시즌은 부상 중인 투수들이 많아 팀 운영이 어려웠다"며 "우리는 선수단 규모가 정해져 있다. 선발투수들이 빠지면 대체 자원이 없기 때문에 불펜 투수들의 혹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상무는 올해 퓨처스리그 남부리그에서 74승27패1무, 승률 0.733으로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팀 타율 0.317을 찍은 강력한 타선을 바탕으로 2군을 지배했다.
다만 상무는 마운드 사정은 좋은 편이 아니었다. 퓨처스리그가 올해 타고투저 경향이 강했던 점을 고려하더라도 팀 평균자책점 5.03은 준수하다고 볼 수 없었다.
상무 투수진이 좋지 못했던 건 주축으로 기대했던 투수들의 부상 이탈 여파가 컸다. NC 다이노스 구창모는 2023년 12월 상무에 합류한 뒤 2024시즌 2경기 2이닝, 2025시즌 6경기 18이닝 밖에 던지지 못했다.
KT 위즈 배제성의 경우 2024시즌은 단 한 번도 퓨처스리그 실전 등판이 없었다. 2025시즌도 8경기 14⅔이닝 투구에 그치면서 상무 마운드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LG 트윈스 이정용도 2023년 12월 입대 후 몸 상태 악화로 2024시즌은 6경기 6이닝 등판에 그쳤다.
상무는 부상을 당했거나 수술을 받은 선수들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작년과 올해 선수단 운영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지난 5월 상무에 합류한 롯데 자이언츠 투수 전미르가 올해 타자로 퓨처스리그 게임에 나선 것도 선수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박치왕 감독은 "군대는 놀러오는 게 아니지 않나. 상무는 유명 선수들의 쉼터가 아니다. 몸이 튼튼한 선수들이 와서 기량을 발전시키는 곳이다"라며 "부상을 숨기고 입대해서 개인만의 이익을 위해 상무를 쉬는 곳으로 보는 건 적절하지 않다. 10개 구단과 상무와의 도의적 신뢰의 문제도 있다"고 작심 발언을 내놨다.
또 "군대는 누구나 가야하기 때문에 평등해야 한다. 구단이나 개인지 잘 판단해서 상무에 오는 게 바람직하다"며 "그렇다고 내가 (몸이 좋지 않은 선수에게) '너는 오지마' 이렇게 말할 수도 없다. 상무에서도 선례를 잘 보고 (선수를 잘 선발할 수 있는) 방향을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무 입대는 군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프로야구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기회다. 1년 6개월의 군복무 기간 동안 꾸준히 단체 훈련과 퓨처스리그 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건 큰 장점이다.
최근 몇 년 동안 현역으로 군대를 다녀온 뒤 소속팀에 복귀, 좋은 활약을 펼치는 선수들도 적지 않지만 10개 구단은 가급적 핵심 유망주들은 상무로 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치왕 감독은 상무를 바라보는 선수들의 의식 변화를 당부했다. 특히 투수들의 경우 게임에 나설 수 없는 몸 상태라면 상무 입대가 아닌 현역이나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문제를 해결하라는 쓴소리를 내놨다.
박치왕 감독은 "지금 상무에 있거나 거쳐간 선수들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타자와 투수가 다르다. 타자들은 여기서 발전하고 깨우침을 얻은 걸 말하고 향후 자신의 비전을 말하는데 투수들은 부상 없이 나가야 한다는 말을 한다"고 했다.
이어 "그럴 거면 상무에 오면 안 된다. (현역으로) 전방을 가던지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해서 쉬는 게 맞다. 마인드 자체를 바꿔야 하는데 지금 현재 상무 투수들에게는 (이 부분에 대한) 교육을 많이 하려고 생각 중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 고척/KBO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관련자료
-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