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신은 왜 이리 김서현에게 잔인한가...’ 만년 약체 한화의 2위도 김서현 덕분, 한화의 역전 정규리그 우승 가능성을 없앤 것도 김서현이었다
작성자 정보
- 작성자 토도사뉴스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조회 6
본문
만약 ‘야구의 신’이 있다면 한화 3년차 마무리 김서현에게 왜 이리 잔인한가. 김서현이 통한의 투런포 두 방을 얻으며 한화의 역전 정규리그 우승 가능성을 0%로 만들었다. 2018년 이후 만년 하위팀이었던 한화를 올 시즌 2위로 끌어올리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한 김서현이지만, 정규리그 우승의 기회를 좌절시킨 것도 김서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아직 어린 그에겐 너무나도 슬프도록 잔인한 2025시즌이다.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한화와 SSG의 맞대결. 9회초까지 5-2로 앞선 한화가 9회말 마지막 수비를 남겨놨다. 이미 잠실에서 펼쳐진 LG와 NC의 경기는 NC의 7-3 승리로 끝이 난 상황. 정규시즌 우승을 위한 매직넘버 1을 남겨놓고 내리 세 경기를 패한 LG는 2025시즌 정규리그를 85승3무56패로 끝냈다. 이날 한화가 승리하고 3일 KT전마저 집어삼키면 한화도 시즌 성적을 85승3무56패로 끝낼 수 있었다. 이렇게 되면 4일 잠실에서 LG와 한화는 정규시즌 우승팀을 가리기 위한 타이 브레이커 단판승부를 펼치게 되는 상황일 펼쳐지게 된다. 그야말로 극적인 역전 우승을 위한 희망이 남아있던 한화였다.
9회말 3점차. 한화 벤치의 선택은 당연히 마무리 김서현이었다. 지난달 29~30일 LG,롯데를 만나 1이닝씩 던져 이날까지 마운드에 오르면 3연투였지만, 3점차를 확실히 지키기 위해선 마무리 김서현의 등판이 당연했다.
3연투의 부담은 있지만, 김서현은 아웃카운트 2개를 손쉽게 잡아냈다. SSG 선두타자 채현우를 초구에 2루 땅볼로, 고명준도 초구에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공 2개만으로 아웃카운트 2개를 처리하면서 누구도 한화의 승리를 의심하지 않는 상황까지 왔다.
누가 그랬던가. 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라고. 그리고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포수 요기 베라는 말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야구계의 유명한 격언처럼 이날 경기는 끝난 게 아니었다. 그리고 통한의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놓고 어쩌면 김서현의 야구 인생에 가장 큰 악몽같은 순간이 닥쳐왔다. 대타 류효승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한 뒤 대타 현원회에게 좌월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5-2에서 5-4가 됐다.
여기까지만 해도 괜찮았다. 남은 아웃 1개를 잡아 승리만 안겨준다면. 그러나 야구의 신은 또 한 번 김서현에게 잔인했다. 흔들린 김서현은 정준재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누가 봐도 흔들리는 게 명백했지만, 이제 와서 한화 벤치가 다른 투수를 올릴 수는 없었다. 그대로 김서현을 믿고 갔지만, 김서현은 이율예를 상대로 볼카운트 1B-1S에서 던진 패스트볼이 한가운데 몰렸다. 이율예는 이 공을 극단적으로 퍼올렸다. 잘 맞긴 했지만, 발사각이 너무 높았다. 커다란 아치를 그리며 날아간 이 타구는 좌측 담장을 살짝 넘어갔다. 좌우 펜스가 짧은 랜더스필드가 아니었다면 플라이로 잡혔을 법한 타구. 그러나 여기는 인천이었고, 김서현은 통한의 끝내기 투런포를 허용하며 팀 승리를 날렸다. 그리고 LG가 스스로 지우지 못했던 매직넘버 1이 마침내 지워졌다. 아울러 한화의 역전 정규시즌 우승 가능성은 제로가 됐다.
2023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김서현은 3년차인 올해 마무리 자리를 꿰찼다. 시즌 시작은 셋업맨이었지만, 시즌 초반 마무리 주현상이 흔들리자 김경문 감독은 불펜진에서 가장 구위가 뛰어난 김서현에게 마무리를 맡겼다. 어린 나이에 맡은 중책이지만, 150km가 훌쩍 넘는 패스트볼과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김서현은 승승장구했다. 7월까지 시즌 평균자책점이 1.55에 불과할 만큼, 단숨에 리그 최강의 마무리 투수로 성장했다. 한화가 선두에 오르는 고공행진에 논공행상을 따지면 에이스 코디 폰세 다음은 김서현의 자리일 정도였다.
그러나 8월 한 달간 평균자책점 8.44로 흔들린 게 옥에티였다. 김서현이 흔들리자 한화 전체가 흔들렸다. 마침 2위였던 LG는 8월에만 18승1무6패를 급상승세를 타면서 선두 자리는 LG로 바뀌었다. 한화를 선두로 올려놓은 김서현이 한화를 다시 2위로 내린 셈이다.
9월 들어 다시 멘탈과 구위를 회복한 김서현은 1승 4세이브 평균자책점 1.08로 다시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10월 첫 날. 김서현은 거짓말처럼 무너졌다. 3연투가 문제인지, 긴장과 부담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평소보다 구속이 떨어졌고 이는 SSG 타자들의 먹잇감이 됐다.
이날 맞은 홈런포 2방의 여파는 김서현의 생애 첫 가을야구 등판에도 영향을 끼칠지도 모른다. 하필 이날 홈런을 허용한 팀이 플레이오프에서 만날 수도 있는 SSG라는 게 더욱 깨름칙하다. 과연 김서현은 충격과 악몽으로 남을 10월1일의 아픔을 씻어내고 다시 가을야구에서 날아오를 수 있을까. 김서현이 이 충격을 씻어내지 못한다면 한화의 한국시리즈 진출은 힘들어진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원문: 바로가기 (Daum)
관련자료
-
링크
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