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압수 위험 피해 한밤중 사우디 탈출’…영화 같았던 계약 해지 통보, “축구를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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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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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박진우]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한밤중 사우디를 탈출했다. 헤낭 로지는 축구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브라질 ‘운도이스스포르치’는 15일(한국시간) “로지는 영화의 한 장면처럼 한밤중 사우디아라비아를 탈출했다”고 보도했다.
1998년생 로지는 지난 2023-24시즌 사우디 알 힐랄에 입성했다. 스페인 라리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활약했던 로지는 노팅엄 포레스트, 올림피크 마르세유를 거쳐 아시아 무대에 발을 내딛었다. 활약상은 좋았다. 데뷔 시즌 14경기를 뛰었고, 지난 시즌에는 42경기 4골 8도움을 올리며 날아 올랐다.
그러던 중 충격적인 소식이 날아 들었다. 로지가 시즌 중 갑작스레 알 힐랄을 떠나 고국 브라질로 복귀했다는 것. 구단 관계자는 로지의 행방을 전혀 몰랐다. 매체는 “로지와 그의 대리인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철저히 침묵을 지켰고, 동시에 법적으로는 구단과 사우디를 떠날 수 있도록 정리 작업을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게 한밤중 탈출했다. 글로벌 매체 ‘ESPN’은 “로지는 브라질행 비행기를 타기 불과 몇 시간 전까지도 동료들과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했고, 구단 내부에서 아무도 이를 눈치채지 못했다. 게다가 사우디 출국이 막히거나 여권 압수 위험을 피하기 위해 전세기를 급하게 마련했고, 한밤중에 떠나며 시선을 피해 움직였다. 그는 누구와도 작별 인사를 나누지 않은 채 떠났다”고 설명했다.
브라질에 도착한 로지는 그제서야 개인 SNS를 통해 알 힐랄과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겠다는 결정을 공식 발표했다. 이유는 ‘출전 제한’ 때문이었다. 사우디 프로리그 규정상 각 구단은 외국인 선수를 최대 10명까지만 등록할 수 있고, 이 중에서 최소 2명이 21세 이하 선수여야 한다. 알 힐랄은 다르윈 누녜스, 테오 에르난데스를 영입하며 외국인 선수가 13명으로 늘어났다. 레프트백 포지션에서 테오와 경쟁해야 했던 로지는 결국 리그 명단에서 제외됐다.
로지는 “난 알 힐랄이 마땅히 있어야 할 정상에 서도록 돕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이번 시즌 역시 같은 각오로 시작했고, 주전 경쟁은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하지만 독일 전지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뒤, 사우디 리그에서는 뛸 수 없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E) 일부 경기만 뛸 수 있다는 뜻밖의 소식을 들었다”며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내 미래를 깊이 고민했다. 지난 몇 주 동안 모든 대회에서 뛸 수 있도록 구단에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답변은 단 한 번도 받지 못했다. 결국 법률 자문을 구했고, 내 직업을 박탈당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내 권리를 지키기 위해 나설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일이 막힌 노동자라면 누구나 택할 수 밖에 없는 선택일 것이다. 하루빨리 관계 당국이 내 상황을 판단해, 내가 가장 사랑하는 축구를 아무런 제약 없이 다시 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로지의 입장과는 별개로 알 힐랄은 즉각적인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영화를 방불케 했던 ‘로지의 사우디 탈출기’의 결말이 어떠한 방향으로 향할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박진우 기자 jjnoow@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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