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규도 당한 유럽 이적시장의 민낯...비열하거나 위선적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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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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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의 공격수 오현규(헹크)도 당했다. 올 여름 유럽 축구 이적시장이 마지막 날까지 비열하고 위선적인 클럽과 선수의 민낯을 드러냈다.
오현규는 3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에 여장을 푼 홍명보호에 배준호(스토크시티)와 함께 마지막으로 합류했다. 26명으로 완전체를 이룬 대표팀은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대비해 7일 미국, 10일 멕시코와 A매치 친선전을 펼친다.
하지만 오현규는 큰 실망감을 안은 채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지난 1일 독일 분데스리가 슈투트가르트의 메디컬 테스트를 받고 이적이 코앞이었지만, 갑자기 무산되는 충격적인 결과를 받았다. 독일 매체 키커, 빌트 등에 따르면 슈투트가르트와 헹크(벨기에)는 여러 옵션을 더해 최소 2,000만 유로(약 330억 원)에서 최대 2,800만 유로(약 450억 원)에 오현규의 이적료를 합의했고, 정해진 절차대로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러나 슈투트가르트는 돌연 오현규가 K리그2 수원 삼성 유스 시절인 9년 전 다친 무릎 십자인대 부상 이력을 탓하며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통보했다. 셀틱(스코틀랜드), 헹크로 이적할 당시 메디컬 테스트를 무난하게 통과했던 오현규로선 슈투트가르트의 결정이 충격일 수밖에 없다.
지난 1일 이적시장 마감을 1시간 남겨두고 벌어진 일이었다. 슈투트가르트가 오현규의 부상을 문제 삼아 이적료를 낮추는 등 합의 조건을 바꾸려고 했다는 보도가 독일 현지에서 나왔다. 슈투트가르트의 위선적인 태도로 모든 게 무산됐고, 오현규는 마음만 다친 채 대표팀에 합류했다.

크리스털 팰리스(이하 잉글랜드)의 핵심 수비수 마크 게히도 넋 놓고 있다 코가 베었다. 그는 리버풀 이적 사가에도 팀 훈련에 꼬박꼬박 참여하는 등 팰리스와 끝까지 의리를 지켰다. 하지만 돌아온 건 '이적 불가'. 현지 보도에 따르면 팰리스가 리버풀과 협상 마무리 단계에서 틀었다는 것. 리버풀의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해 계약 사인만 남겨둔 상태에서 팰리스는 게히의 대체자로 낙점한 브라이턴의 이고르 줄리우를 웨스트햄에 '하이재킹' 당하자 생각을 바꿨다. 영국 BBC방송은 "게히가 알렉산데르 이사크처럼 리버풀 이적을 위해 더 강력하게 추진했다면, 팰리스를 떠났을까?"라며 클럽의 위선적인 태도를 꼬집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뉴캐슬에서 '태업 논란'으로 뜨거웠던 이사크는 결국 1억2,500만 파운드(약 2,300억)라는 EPL 역대 최고 이적료를 찍고 리버풀행을 확정지었다. BBC는 "선수 권력의 몰락"이라며 "비열하고 무례하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특히 이사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약속이 깨졌다. 신뢰가 무너지면 관계는 유지될 수 없다"고 뉴캐슬을 저격한 것도 지적됐다.
반면, 이사크를 내준 뉴캐슬은 "태업을 내주고 태업을 얻었다"는 따끔한 조롱을 듣고 있다. 브렌트포드에서 이사크와 똑같이 '태업'한 요안 위사를 영입한 것. 위사도 SNS에 "약속을 지켜라. 이적을 방해하고 있다"며 브렌트포드에 일갈했다. 그럼에도 뉴캐슬은 5,500만 파운드(약 1,020억 원)의 높은 이적료를 지불하고 위사를 데려왔다. 클럽과 대치하며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선수들이 모두 이적에 성공한 셈이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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