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케손 시티 김희수 기자] 최선을 다해 대등한 승부를 펼쳤다. 그러나 냉혹한 결과도 따라왔다.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이 한국 시간 16일 필리핀 케손 시티 스마트 아라네타 콜리세움에서 치러진 2025 국제배구연맹(FIVB) 남자 세계선수권 C조 예선 2차전에서 아르헨티나에 1-3(22-25, 25-23, 21-25, 18-25)으로 패했다. 프랑스전과는 완전히 딴판이었던, 상당히 좋은 경기력이 나왔다. 최준혁-차영석의 맹활약과 교체 투입된 정한용의 분투로 강적 아르헨티나와 팽팽하게 맞섰다. 탄탄한 수비로 상대를 괴롭히기도 했다.

그러나 승리까지는 마지막 한 조각이 부족했다. 좋은 수비로 랠리를 끌고도 결정력과 높이 싸움에서 근소하게 밀리면서 계속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결국 승점 획득에 실패한 한국은 마지막 경기인 핀란드전 결과에 관계없이 조별리그 통과에 실패했다.

한국은 프랑스전보다 한결 나은 1세트 초반을 보냈다. 1~3점 차 열세에 놓이긴 했지만 리시브도 나쁘지 않았고, 임동혁-허수봉을 중심으로 공격도 차분히 전개해갔다. 급기야 한국은 10-11에서 황택의-최준혁의 A속공 반격 콤비와 허수봉의 연속 서브 득점으로 13-11 역전까지 성공했다.

한국은 17-16에서 차영석의 좋은 디그를 허수봉이 반격으로 연결시키며 리드 폭을 살짝 벌렸다. 그러나 아르헨티나에는 데 체코가 있었다. 16-18에서 덤프를 성공시킨 데 체코는 18-19에서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동점을 만들었고, 이후 허수봉의 하이 볼 처리 시도가 범실이 되며 아르헨티나가 20점에 먼저 도달했다. 그럼에도 한국은 무력하게 무너지지 않았다. 차영석이 21-21에서 로저의 속공을 단독 블로킹으로 잡아내며 재역전에 성공했다. 치열하게 전개된 1세트 막바지 승부의 승자는 아르헨티나였다. 24-22에서 로저가 서브 득점을 터뜨렸다.

2세트는 아르헨티나가 1세트보다 나은 경기력을 보였다. 5-5에서 쿠카르체프의 서브 득점과 비센틴의 블로킹-반격으로 3점 차 리드를 잡았다. 한국은 빠르게 반격에 나섰다. 7-9에서 허수봉이 쿠카르체프를 상대로 단독 블로킹을 잡아냈고, 최준혁의 반격 속공에 황택의의 다이렉트까지 이어지며 스코어를 뒤집었다.

두 팀의 접전은 세트 중후반까지 계속됐다. 서로가 좋은 플레이를 이어가며 20점 고지 선착을 노렸다. 선착의 주인공은 아르헨티나였다. 19-18에서 비센틴의 대각 반격이 터졌다. 그러나 한국도 임동혁의 블로킹으로 곧바로 20점에 따라붙었다. 한국은 끝까지 힘을 짜냈다. 22-22에서 정한용이 역전의 서브 득점을 터뜨렸다. 결국 24-23에서 쿠카르체프의 어택라인 폴트가 나오며 한국이 대회 첫 세트 획득에 성공했다.

일격을 당한 아르헨티나는 3세트가 시작하자마자 허수봉의 공격 범실과 비센틴의 블로킹을 엮어 3연속 득점을 올렸다. 한국은 차영석의 활약으로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것을 막으며 추격했고, 7-8에서 로저의 B속공이 범실이 되면서 늦지 않게 균형을 맞췄다.

한국은 11-11에서 임동혁이 비센틴의 공격을 단독 블로킹으로 잡아내며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정한용의 범실로 다시 리드를 잡은 뒤 15-14에서 로저의 속공 강타로 다시 기세를 올렸다. 아르헨티나는 19-17에서 허수봉의 공격 범실로 20점 고지에 올라섰고, 한국은 최준혁의 서브 득점으로 끝까지 저항했지만 결국 21-24에서 비센틴에게 실점하며 3세트를 아르헨티나에 내줬다.

4세트 초반도 아르헨티나의 약 우세였다. 4-4에서 가예고가 임동혁을 상대로 연속 블로킹을 잡아냈다. 가예고는 6-6에서 허수봉의 파이프도 블로킹으로 잡아내며 한국의 역전을 불허했다. 한국은 잦은 서브 범실로 어려움을 겪은 반면, 아르헨티나는 10-8에서 팔론스키의 서브 득점으로 계속 분위기를 살려갔다.

아르헨티나는 15-12에서 비센틴까지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서브의 힘으로 한국을 밀어붙였다. 17-13에서는 쿠카르체프의 반격까지 나오면서 잘 맞서 싸우던 한국의 기세가 점점 사그라졌다. 그럼에도 한국은 신호진의 퀵오픈과 로저의 속공 범실로 다시 3점 차를 만들며 저항했지만, 결국 한국의 분전은 여기까지였다. 18-24에서 로저의 속공이 터지며 아르헨티나가 승리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