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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작별 인사 있었나, 폭로로 끝나다니…'강백호 100억' 지른 한화도 괜히 불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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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T-롯데전. 7회초 1사 2, 3루. 강백호가 1타점 적시타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 부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8.27/

[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이런 작별 인사가 있었나 싶다. 한화 이글스로 FA 이적한 강백호가 원소속팀 KT 위즈에 섭섭한 감정을 끝내 참지 못하고 터트렸다. 대형 계약에 성공하며 축하로 끝나야 할 날, 스스로 찝찝함을 남겼다.

강백호는 20일 한화와 4년 총액 100억원에 FA 계약을 마쳤다. 계약금 50억원, 연봉 30억원 등 보장 금액은 80억원이다. 옵션이 20억원이다. 옵션의 크기보다는 세 자릿수 계약으로 리그 정상급 타자의 자존심을 지키는 데 무게를 뒀다.

KBO리그에는 점점 프랜차이즈 스타가 사라지고 있다. FA 자격을 얻어 원소속팀에 그대로 남는 경우가 이제는 거의 없기 때문. 대어일수록 팀을 옮기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 예전이야 프랜차이즈 스타를 기대했던 선수가 더 좋은 조건으로 팀을 떠나면 팬들의 분노를 샀지만, 요즘은 이적해도 비즈니스로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더 많다.

하지만 강백호는 한화와 협상 기간이 아주 짧았다. 한화는 19일 2차 드래프트에서 FA 계약이 남아 있던 안치홍(키움 히어로즈)과 이태양(KIA 타이거즈)이 팀을 떠나면서 샐러리캡에 여유가 생겼다. 투수 배동현(키움)과 외야수 이상혁(두산 베어스)까지 4명이 팀을 떠나게 되면서 적극적으로 선수를 보강할 수 있는 명분과 여유가 생겼다.

손혁 한화 단장은 "19일 2차 드래프트 종료 후 (강백호 측을) 만나 영입 의사를 전했고, 20일 오후 선수가 구단 사무실에 방문해 최종 조율 및 계약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19일 저녁 한번의 만남에 강백호가 바로 이적을 결심한 셈이다. 그러니 한화와 계약 발표 직후 KT 팬들의 반응은 강백호에게 우호적일 수가 없었다. 애초에 KT에 남을 마음이 없었다는 의심을 살 만했다.

KT 구단은 강백호의 잔류에 최선을 다했다는 입장이었다. FA 시즌을 맞이하기 전에 비FA 다년 계약도 제시를 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했다. 한화에 앞서 KT는 실제로 강백호에게 오퍼를 넣기도 했다. 내부 FA 단속에 실패했을 때 원소속팀은 이런 과정을 공개하는 게 일반적이다. 어떻게 최선을 다했다는 건지 팬들을 설득해야 하기 때문. 어쨌든 강백호의 눈높이에 맞는 조건을 KT가 제시하지 못했기에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이다.

강백호는 여기서 구단에 서운한 감정이 폭발한다. 본인은 올 시즌 중에 비FA 다년 계약 제안을 받은 적이 없는데, 공공연한 사실로 번지니 억울할 만했다. 강백호는 '시즌 중'이 아닌 '시즌 전'에 다년 계약을 제시받았고, 올해 성적을 지켜본 뒤 다시 평가받고 싶었다 정도로 해명하면 됐으나 "다년 계약 제시를 정확하게 받은 적이 없다"고 이야기했다. KT와 진실 공방으로 번진 주요 이유다.

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KIA전. 3회초 2사 1, 3루 황재균의 적시타 때 득점한 강백호가 환영받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0.1/
4일 수원 KT위즈파크. 한화의 새 사령탑 김경문 감독이 KT 강백호와 인사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강백호는 미국 진출을 함께 노리는 특이 케이스였다. 11월 중에 미국으로 출국해 쇼케이스를 한다고 널리 알려졌다. 그래서 강백호보다는 박찬호, 김현수, 박해민 등 다른 FA들이 먼저 주목을 받았다. KT는 박찬호, 박해민, 김현수 영입전에 다 발을 걸치고 있었다. 강백호는 미국 진출과 별개로 자신이 초반 시장 분위기를 주도할 줄 알았으나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니 당황했던 듯하다. 강백호는 마음처럼 협상이 진행되지 않으니 에이전트를 섭외해 속도를 올리는 쪽을 택했다.

강백호는 20일 자신의 SNS에 "내 첫 번째 선택은 해외였고, 국내에 남게 된다면 원소속 구단에 남을 생각이었다. 에이전트도 없이 다른 구단과 협의하지 않고 구단에 남을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KT에) 개장 날 내가 첫 오퍼를 부탁드렸음에도 오지 않았고, 출국 날짜가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첫 오퍼가 제시됐다. 그 오퍼를 기다리는 동안 정말 많은 생각을 했다. 정말 나를 필요로 하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고 우선순위가 많이 밀렸다는 느낌도 받았다. 그런 와중에 한화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해 주셨고 마지막까지도 내가 KT에 전화해 이런 상황을 설명드렸지만, 우리는 그 정도는 안 된다는 답을 들었다. 그 말을 듣고 많은 실망감을 느꼈던 것 같다. 금액 차이는 사실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고 나를 필요로 하는 팀에 가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FA 선수가 협상 과정에서 원소속팀에 감정이 상하는 일은 허다하다. 팀 충성도가 높은 선수일수록 더 그렇다. 핵심은 돈이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떠나는 것이고, 한쪽이 양보하면 남는 것이다. KT가 강백호에게 쓰려던 금액은 한화에 못 미쳤고, 한화는 해줄 수 있었다. 그러니 강백호는 한화를 택한 것이다.

협상 과정에서 감정이 상했다고 해서 모두가 강백호처럼 폭로를 택하진 않는다. 혹여 서운했더라도 구단과 직접 풀고 끝낸다. 공론화 시키는 일은 거의 없다. 이러면 데려가는 한화도 괜히 불편하다. 이런 의미에서 강백호의 행동이 미숙했다고 보는 것이다.

강백호는 이제 여러 말보다는 한화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면 된다. 4년 100억원에 걸맞은 성적을 내고, KT가 후회하게 만들면 그만이다. KT와 강백호 모두 이제 더는 서로를 언급할 이유가 없다.

올해 준우승에 그친 한화는 타격 보강이 절실했던 팀이다. 한때 리그를 장악했던 강백호의 타격이 꼭 필요하다. 강백호는 2018년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KT에 입단해 8시즌 통산 타율 0.303, 136홈런, 565타점, OPS 0.876을 기록했다.

손혁 단장은 "강백호는 리그에 최근 희소성을 가진 좌타 거포로 우타 거포인 노시환과 타점 생산 능력이 뛰어난 채은성, 타격 능력이 성장 중인 문현빈까지 함께 타선을 꾸린다고 하면 위압감 있는 타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FA 강백호가 20일 한화 이글스와 4년 총액 100억원 계약했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원문: 바로가기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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