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ALKOREA] 김지현 기자=LA 다저스의 루키 김혜성을 살갑게 챙겨줬던 베테랑 선수가 은퇴 계획을 공개했다. 

10일(한국시간) 미국 매체 '뉴스위크'에 따르면 미겔 로하스는 구단 전문 소식지 '다저스 네이션'과 인터뷰에서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채 2026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36살이다. 다저스에서 보낸 4년 동안 내가 가진 모든 걸 쏟아부었다. 이곳에서 커리어를 마무리하고 싶다. 왜냐하면 다음 시즌이 끝나면 은퇴할 거기 때문이다"라며 내년을 끝으로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무리할 것을 암시했다. 

로하스는 다저스에서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는 유틸리티 자원이다. 올 시즌 11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2, 출루율 0.318, 장타율 0.397의 성적과 더불어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여줬다.

그는 2014년 다저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을 당시, 뛰어난 수비력을 갖춘 유격수로 평가받았지만 타격 능력에는 물음표가 붙어 있었다. 결국 타율 0.181, OPS 0.463의 성적을 남긴 채 같은 해 12월 마이애미 말린스로 트레이드됐다.

2015년부터 2022년까지 마이애미에서 활약한 로하스는 매 시즌 꾸준한 타격과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신뢰받는 주전 유격수로 자리매김했다. 비록 장타력은 부족했지만, 한 시즌 70탈삼진을 넘긴 적이 단 한 번도 없을 정도로 뛰어난 컨택 능력을 자랑했다. 

결국 2023년 다저스는 로하스를 다시 영입했다. 계약 조건은 2년 1,100만 달러(팀 옵션 500만 달러 포함). 로하스는 2023시즌 타율 0.236으로 다소 부진했지만, 2024년에는 103경기에서 타율 0.283 6홈런 36타점, OPS 0.748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또 월드시리즈 우승 팀의 일원으로 첫 챔피언 반지를 끼며 커리어의 절정을 맞았다.

지난해 다저스는 그의 헌신과 리더십을 높이 평가해 2025년 팀 옵션(500만 달러)을 행사했다. 그렇게 올해 역시 다저스에서 뛰게 된 로하스는 2루(43경기)·3루(20경기)·유격수(10경기) 등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며 수비율 0.985, 4실책 등 안정된 활약을 펼쳤다.

무엇보다 로하스는 다저스 시절 내내 세대를 아우르는 리더로 인정받았다. 그는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오타니 쇼헤이 등 슈퍼스타들이 즐비한 팀 내에서도 클럽하우스의 분위기를 다잡는 정신적 지주였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로하스는 베츠, 김혜성, 알렉스 프리랜드 등 젊은 선수와 베테랑을 가리지 않고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매체는 "특히 외국인 선수들이 팀에 잘 적응하도록 '형 같은 멘토 역할'을 자처해 왔다"며 로하스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했다. 

실제로 로하스는 올 시즌 초반 미국 무대에 막 진출한 루키 김혜성을 위해 직접 만찬을 준비했다. 또 로하스는 김혜성을 비롯해 사사키 로키, 오타니 등 아시아 선수들을 초청해 함께 시간을 보냈다. 당시 일본 매체 '스포츠 호치'와 인터뷰에서 로하스는 "이번 만찬은 김혜성을 응원하기 위한 자리다. 팀에 잘 적응하길 바란다. 다저스 같은 팀에 들어온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안다. 하지만 잘 녹아든다면 좋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새내기 김혜성을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지난 9월에는 팀 동료와 코칭스태프가 선정한 '가장 영감을 주는 다저스 선수'로 선정되며 구단 역사상 3번째 '2년 연속 수상자' 타이틀을 획득하기도 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