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 넓혀가는 엄지성, 욕심보다는 현재에 집중…"월드컵? AG? 지금 기회가 소중해, 다 잘할 자신 있다" [현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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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대전, 김환 기자) 점차 대표팀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엄지성은 월드컵이나 아시안게임처럼 특정 대회 출전을 바라보며 준비하는 것보다 현재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에 집중하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거라고 말했다.
엄지성은 어떤 역할을 받든지 잘 해낼 자신이 있다면서 홍명보 감독과 대표팀 코칭스태프들의 눈에 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엄지성은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와의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후반전 황희찬과 대신 교체되어 들어가 20여분간 경기장을 누비며 한국의 2-0 완승에 힘을 보탰다.
지난달 파라과이를 상대로 선제골을 터트리면서 한국의 승리를 이끌었던 엄지성이었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무언가를 보여주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엄지성은 출전 시간이 짧았던 볼리비아전의 아쉬움을 오는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가나전에서 풀겠다는 생각이다.

다만 출전 시간과 별개로 최근 꾸준하게 대표팀 부름을 받고 있다는 점은 엄지성으로서는 긍정적이다. 소속팀 스완지 시티(잉글랜드 2부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준 덕이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까지 7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엄지성은 자신이 팀을 위해 뛸 수 있는 선수라는 것을 증명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볼리비아전이 끝난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마주한 엄지성은 "전반전에 좋지 않은 흐름 속에서 힘겨운 경기를 했던 것 같다"면서도 "감독님께서 승리를 가져오는 게 중요하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그 부분은 만족하고 있다. 쉬면서 다음 경기를 위해 어떤 부분들을 준비해야 하는지, 무엇이 부족한지 잘 파악해서 두 번째 경기(가나전)에서는 나아져야 할 것"이라며 승리에 초점을 맞췄다.
엄지성의 말처럼 전반전은 답답했다. 후반전에 교체로 들어가기 전까지 경기장 밖에서 경기를 지켜봤던 엄지성은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엄지성은 "아무래도 경기장 컨디션 때문에 형들이 플레이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것 같다. 반면 상대팀은 그런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고 좋은 플레이를 보여줬다. 좋은 선수들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그래도 후반전에는 우리가 기회도 더 만들고, 공격적인 축구를 해서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또 "저번 경기와 비교했을 때 우리 팀과 내 위치가 달랐다. 수비 상황에서 백5를 만들어서 수비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공격 시에는 위에서 공격적으로 상대를 압박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공격보다는 수비 위치를 많이 잡아주셨다"며 교체 투입에 앞서 어떤 지시를 받았는지 이야기했다.
엄지성은 계속해서 "포지션에 따라 내 장단점이 다른 것 같다. 내가 둘 다 잘할 수 있는 선수라는 걸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다. 내가 경쟁력을 갖추면 경기에 출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생각한다"며 "감독님께서 어느 위치에 나를 배치하시든지 다 잘할 자신이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엄지성이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배경에는 지난해 유럽 무대에 진출한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 덕이 크다. 광주FC 산하 유스인 금호고 출신으로 줄곧 광주에서만 뛰며 K리그 최고의 전술가로 꼽히는 이정효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성장한 엄지성은 지난해 여름 광주를 떠나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스완지 시티에 입단, 연착륙에 성공하면서 나름대로 안정적인 유럽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엄지성은 유럽으로 나가 직접 부딪혀본 느낌이 어떤지 묻자 "유럽은 일단 피지컬적인 부분과 체력이 한국이나 아시아 팀과는 차이가 크다는 걸 느꼈다"며 "챔피언십 팀 중에는 프리미어리그도 오가는 팀도 많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내가 많이 부족하다는 게 느껴졌다"고 했다.

엄지성은 이어 "어떻게 하면 내가 그런 부분이 부족하다는 게 티가 나지 않고 내가 잘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할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다. 한국에서 뛸 때보다 나 혼자서 이걸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이 많다 보니까 발전을 고민하는 상황을 많이 마주하게 되고, 멘털적으로도 성장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엄지성이 대표팀에 합류해 A매치를 준비하는 동안 그의 소속팀 스완지는 사령탑 경질이라는 큰 변화를 겪었다. 엄지성은 A매치 기간이 끝나고 소속팀으로 돌아가면 새로운 감독 아래에서 경쟁력을 보여줘야 한다.
이와 관련해 엄지성은 "대표팀에 온 이후 소속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건 없고, 소속팀 상황이 좋지 않은 시점에 대표팀에 합류해서 마음이 무거웠다"며 "(감독 경질은) 안타깝지만, 팀 상황이 좋지 않으면 감독이 떠나는 것은 축구의 일부분이다. 그거에 맞게 선수들이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햇다.
엄지성은 그러면서 "선수들이 잘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새로운 감독님이 오시면 내가 잘할 수 있는 것들을 보여주면서 경쟁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엄지성이 꿈꾸는 무대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이지만, 유럽에서의 커리어를 이어가려면 병역을 해결해야 하는 엄지성으로서는 우승 시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출전도 욕심이 날 터다.
엄지성은 "사실 생각은 하고 있다"면서도 "멀다면 멀고 가깝다면 가까운 대회들이다. 그것만 생각하다 보면 지금 앞에 있는 중요한 것들을 놓칠 수도 있다. 항상 인터뷰할 때마다 말씀드린 것처럼 지금 기회는 나에게 흔하게 오는 기회가 아니"라며 차분하게 이야기했다.
그는 "대표팀에 소집됐을 때 내가 팀원이나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라는 것을 감독님과 코칭 스태프에게 조금이라도 더 보여줘야 계속 대표팀에 발탁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때 내가 좋은 모습을 보이면 자연스럽게 그런 소중한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다음 스텝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항상 그렇게 준비하고 있다"며 특정 대회를 바라보는 것보다 지금 주어진 기회에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 스완지 시티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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