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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2순위 지명부터 ‘술렁술렁’…뒷얘기가 더 흥미진진했던 2026 신인 드래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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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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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KBO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윗줄 왼쪽부터 박준현(키움), 신재인(NC), 오재원(한화), 신동건(롯데), 김민준(SSG). 아랫줄 왼쪽부터 박지훈(kt), 김주오(두산), 양우진(LG), 이호범(삼성), 박한결(키움). 연합뉴스



지난 17일 열린 2026 KBO 신인드래프트는 ‘이변’으로 시작해 나비효과로 꼬리를 물었다.

드래프트 신청선수는 선택권이 없다. 구단의 선택이 줄을 이을 뿐이다. 구단마다의 선택은 선수 야구 인생의 최초 방향성을 만드는 방아쇠가 된다. 선수 개개인에게는 인생극장의 막이 오른 것이다. 그것이 또 구단에는 무엇이 돼 돌아올지 모른다.

전체 1순위로 키움 유니폼을 입게 된 우완 박준현은 북일고를 거치며 급성장 가도에 올랐다. 대구고를 나와 삼성 강타자로 활약한 박석민 전 코치의 아들은 충청권 대표 야구 명문고인 북일고를 거쳐 서울 구단에 입성했다. 대구소년이 북일고로 간 것은 친할머니 추천 때문이었다.

박준현은 대구 경상중학교에서 야구를 했다. 오랜 세월 야구선수 아들 뒷바라지에 전문가 못지 않은 식견이 생긴 박준현의 할머니는 북일고를 손자가 성장하는 최적지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북일고 사령탑은 한화 이글스 레전드 출신인 투수 전문가 이상군 감독이다. 북일고는 박준현에게 큰 무대로 가는 길이 됐다. 2학년 중반 때만 하더라도 140㎞ 중후반대이던 패스트볼 구속이 올해 최고 157㎞까지 나왔다. 여기에 이상군 감독의 현역 시절 전매특허이던 ‘제구력’에서 큰 변화가 있었다. 구속 상승과 함께 로케이션 통제력까지 얻으면서 군계일학의 전체 1순위로 도약할 수 있었다.

이상군 감독은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박준현이 고속 성장기에 접어들었다는 취지의 평가를 했다. “커브와 슬라이더 같은 변화구도 빠르게 자기 것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성장 속도가 붙은 선수다. 신인 육성 노하우가 있는 키움에서 쑥쑥 커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NC에 전체 2순위로 지명돼 드래프트 판을 흔든 신재인은 유신고 선배인 NC 유격수 김주원과 호흡을 맞출 날을 꿈꾸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임선남 NC 단장은 스포츠경향 야구전문 채널 ‘최강볼펜’에 소개된 인터뷰에서 행사 전날밤까지 고민이 컸다고 했다. 1라운드, 그것도 전체 2번째 지명 순서에서 투수가 아닌 야수를 지명하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NC는 신재인이 야수로서 가진 잠재력 범위를 확신하며 최종 결정을 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NC 핵심 야수로 자리 잡은 김주원의 강력한 추천이 있었다. 김주원은 스카우트팀을 찾아가 “신재인은 타자로서 천재적인 재능이 있다. 학교 후배라고 더 좋게 보는 것이 아니다”며 가진 시각을 소신 있게 전했다. 최근 3루수로 주로 뛴 신재인은 실제 SSG 최정처럼 거포 3루수로 성장이 가능한 유형으로 평가받는다. 김주원보다는 홈런을 많이 치고, 최정보다는 발이 빠른 중량급 내야수로 성장이 기대된다.

전체 3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오재원 역시 유신고 야수다. 오재원은 고교야구에서는 전문 외야수로 통한다. 발이 빠르다. 수비범위가 넓다. 한화 핵심 관계자는 드래프트가 끝난 뒤 “우리는 처음부터 오재원이었다”고 전했다. 기동력 있는 외야수는 한화 야수진의 오랜 ‘콤플렉스’다. 그간 플로리얼, 리베라토 같은 중견수를 외인타자 1순위로 물색하는 게 당연시 됐던 데다 몇 해 전 FA 시장에서 두산 중견수 정수빈 영입을 시도했을 만큼 수비 잘 하고 기동력 있는 야수라면 지옥에서라도 데려와야 하는 처지에 있다.

오재원 지명과 함께 김경문 한화 감독도 방긋 미소지었다는 후문이다. 김경문 감독은 2000년대 중후반 두산 사령탑 시절 ‘육상부’ 같은 야수진 중심의 야구를 꽃피운 이력이 있다.

전체 2, 3순위로 야수가 지명된 뒤 이어진 각 구단 순발력 싸움 끝에 가장 화제가 된 순번은 전체 8번으로 LG 유니폼을 입은 경기항공고 우완 양우진이었다. 차명석 LG 단장은 평일 오후 로또 당첨이 된 듯 상기된 표정을 보였다. 일상으로 돌아온 이튿날 기자와 통화에서는 차분한 목소리로 “우리 순번까지 올지 1%도 기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초 최상위 순번 후보였던 양우진이 8번까지 밀린 것은 지난 여름 팔꿈치 피로골절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양우진의 부상 이력을 다른 구단은 큰 리스크로 봤고, LG는 투수들이 겪을 수 있는 과정으로 봤다. 누구의 선택이 맞을지 내년 이후면 입증될 것으로 보인다.

드래프트도 일종의 공개 채용이다. 에너지 넘치는 인재를 얻어야 기업이 클 수 있듯 야구단도 함께 하는 사람으로 달라진다. 구단별 생각이 많이 달랐던 이번 선택은 훗날 더 크게 조명될 것으로 보인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원문: 바로가기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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