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준비된 선발 투수' 곽빈(26·두산)이 일본전 필승 특명을 받고 출격한다. 개인 세 번째 한일전 등판인데, 이번에는 기필코 승리의 연결고리가 되겠다는 각오다.

곽빈은 15일 오후 6시30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K-베이스볼 시리즈' 일본 야구대표팀과 첫 번째 평가전 선발 투수로 등판한다.

곽빈은 일찌감치 일본과 1차전 선발 투수로 낙점됐다.

류지현 야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을 진행하면서 "곽빈이 8일 체코전과 15일 일본전에 선발 등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컨디션 난조 등 변수와 전력 노출을 우려해 공식 발표 전까지는 이에 대한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곽빈은 체코와 일본을 상대하는 평가전의 첫 번째 선발 카드로 꼽히는 등 큰 기대를 받았다. 그리고 착실하게 준비한 그는 그 믿음에 부응했다.

먼저 체코와 평가전에서는 2이닝 무피안타 1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깔끔한 투구를 펼쳤다. 최고 구속 156㎞에 이르는 강속구와 커브,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며 상대 타선을 꽁꽁 묶었다.

자신감을 얻은 곽빈은 이제 일본전 필승을 다짐한다.

한국은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준결승에서 일본에 짜릿한 4-3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 야구 역사에 길이 남을 명승부였지만, 이후 프로 선수로 구성된 일본 야구대표팀을 상대로 한 번도 이기지 못해 자존심을 구기기도 했다. 10년간 무려 9연패다.

번번이 선발 싸움에서 밀렸던 것이 패인 중 하나였던 만큼 중책을 맡은 곽빈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도쿄돔과 일본 야구가 낯설지 않다. 곽빈은 이 장소에서 두 차례 일본 타자를 상대한 경험이 있다.

먼저 곽빈은 성인 국가대표 데뷔 무대였던 2023년 3월10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전에서 팀이 3-5로 밀리던 5회 구원 등판해 ⅔이닝 2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그는 첫 타자 오타니 쇼헤이에게 2루타를 맞았고, 계속된 1사 3루에서 요시다 마사타카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했다. 이어 후속 타자 오카모토 가즈마에게도 안타를 맞아 이닝을 끝내지 못하고 교체됐다.

불펜이 흔들린 한국은 일본에 4-13으로 완패했다.

아쉬움을 삼켰던 곽빈은 절치부심, 8개월 뒤 두 번째 일본전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했다.

그는 2023년 11월19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결승 일본전에서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5이닝을 5피안타(1피홈런) 3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버텼다.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지만,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무너지지 않았다. 실점도 5회 2사 후 마키 슈고에게 솔로포를 맞은 게 유일했다.

한국은 곽빈의 역투를 앞세워 2-1로 앞서며 일본전 연패 탈출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지만, 연장 접전 끝에 3-4로 역전패했다. 비록 패했으나 가능성을 엿본 경기였다.

이번 개인 세 번째 한일전에서는 다른 결과를 내겠다는 게 곽빈의 다부진 각오다. 일본 타선을 잘 묶어 승리의 발판을 놓겠다는 것.

곽빈은 "정규시즌 막판 등판 경기부터 좋은 감을 유지하는 중"이라며 "일본이 강하지만 야구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우리가 해온 걸 믿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필승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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