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치볼 한 번만..." 트라웃 400홈런볼 잡은 팬은 돈도 기념품도 아닌 '캐치볼'을 원했다 [스춘 ML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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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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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
요즘 메이저리그에선 홈런볼을 두고 싸우는 게 일상이 됐다. 작년엔 오타니 쇼헤이의 50번째 홈런볼을 두고 팬들이 법정 다툼까지 벌였고, 결국 439만2000달러(약 58억원)에 팔렸다. 올해도 필리스-말린스 경기에서 한 어른이 아이로부터 홈런볼을 뺏어가는 일이 벌어졌다.
이런 가운데 슈퍼스타 마이크 트라웃이 개인 통산 400번째 홈런을 때렸으니, 이 볼을 차지하려는 쿠어스 필드 관중석 분위기도 험악해질 법했다. 하지만 트라웃의 홈런볼을 잡은 팬은 달랐다. 돈이나 값비싼 기념품이 아닌, 스타와의 추억을 원했다.
홈런볼을 잡은 팬 알베르토는 경기 후 아내와 두 아이를 데리고 트라웃을 만나 공을 돌려줬다. MLB 닷컴에 따르면 알베르토는 사인 배트 3개와 사인볼 2개를 받았다. 역대급 선수의 기념구 가치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대가였다. 대신 알베르토에게는 다른 요청이 있었다.
"혹시 우리가 캐치볼을 할 수 있을까요? 필드에서요?"
트라웃은 흔쾌히 응했다. 더그아웃에서 이야기를 나눈 후 두 사람은 3루 파울라인으로 향했다. 알베르토는 홈런을 잡을 때는 쓰지 않았던 글러브를 가져왔고, 3차례 MVP에 빛나는 트라웃은 맨손으로 받았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의 브룩스 펙 기자는 "영화 '꿈의 구장' 마지막 장면에서 눈물을 흘린 사람이라면 단순한 캐치볼이 얼마나 값진 경험인지 안다"며 "알베르토에게는 처음 야구공을 잡은 순간보다도 더 소중한 기억이 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몇 번의 캐치볼 후 알베르토는 "이제 됐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두 사람은 포옹을 나누었고, 트라웃은 캐치볼에 사용한 공을 그에게 선물했다. 개인적 의미가 담긴 야구공을 또 다른 의미 있는 야구공과 바꾼 셈이다.
가족과의 만남에서 알베르토는 트라웃에게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줬다. 트라웃이 타석에 들어서기 직전 아들에게 했던 말이다. "저 선수는 정말 파워가 엄청나."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트라웃의 비거리 148미터짜리 홈런이 알베르토를 향해 날아왔다고 한다.
439만 달러짜리 오타니 홈런볼과 비교하면 그가 받은 대가는 미미하다. 하지만 3루 파울라인에서 함께한 순간은 어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경험이었다. 트라웃은 명예의 전당에 오를 선수다. 알베르토는 그런 선수와 캐치볼을 한 몇 안 되는 일반인 중 한 명이 됐다. 돈으로는 값을 매길 수 없는 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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