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지명순이 아니잖아요…최근 3년간 드래프트 보니, 1군에 어떻게 살아남는가
작성자 정보
- 작성자 토도사뉴스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조회 3
본문
매년 신인드래프트에서 가장 관심을 받는 건 1라운드에 지명되는 선수들이다.
지난 17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6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에서도 그랬다. 전체 1순위로 키움의 지명을 받은 박준현(천안북일고)이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이어 다른 팀들도 1라운드 지명권을 행사했고 11라운드까지 110명의 이름이 불렸다. 후순위로 불릴수록 관심도도 많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최근 3년 동안의 신인드래프트 내용을 살펴보면 1라운드에 지명된 선수들이 현재 1군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는 건 사실이다.
2023년 신인드래프트에서부터 전면 드래프트가 실시됐다. 1라운드에서 전체 1순위로 한화 김서현이 선발됐다. SSG 이로운도 이 때 선발됐고 KIA 윤영철, 삼성 이호성 등의 이름도 불렸다. 김서현은 올시즌 한화의 마무리로 뒷문을 지키고 이로운도 팀의 필승조를 도맡았다. KIA 윤영철도 부상으로 빠지기 전까지 1군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고 이호성은 올시즌 한 때 팀의 마무리를 맡기도 했다.
2024년 신인드래프트에는 한화 황준서, 두산 김택연 등이 1라운드에서 선택을 받았다. 두 명 모두 시즌 막판까지 1군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선수들이다. 김택연은 지난해 신인왕을 차지했고 황준서는 올해 후반기 초반 5선발 역할을 맡기도 했다.
지난해 신인지명에서 프로팀들의 선택을 받은 선수들 중에서 1라운더들이 1군에서 활약하고 있는 모습을 볼수 있다. LG 김영우, SSG 이율예, 두산 박준순, KIA 김태형, 삼성 배찬승, 한화 정우주, 키움 정현우 등이 그라운드를 누비는 중이다.
하지만 이들보다 순위가 낮더라도 자신의 실력으로 두각을 드러낸 선수들도 물론 있다.
지금은 수술로 시즌아웃됐지만 2023년 신인이었던 KIA 곽도규는 5라운드 42번으로 이름이 불렸고 지난 시즌 팀의 통함 우승에 기여했다. 같은 해 3라운드 27번으로 LG 유니폼을 입은 박명근은 올해 불펜에서 팀의 선두 수성에 힘을 보태는 중이다.
2024년 신인지명에서 3라운드에서 두산의 선택을 받은 두산 임종성은 올시즌 때마침 허경민의 KT 이적으로 생긴 빈 자리를 채울 수 있게 됐다. 같은 3라운드에서 불린 롯데 이호준도 데뷔 첫 해에는 눈도장을 찍지 못했지만 올해 롯데 내야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올시즌 빠른 발로 그라운드를 누비며 도루 부문 순위권에 자리한 SSG 정준재도 5라운드가 되어서야 이름이 불린 선수였다. 심지어 KIA는 10라운드에서 불렀던 성영탁이 6월 중순부터 두각을 드러냈고 데뷔 후 17.1이닝 무실점으로 이 부문 역대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지난해 신인 중에서는 5라운드 50순위였던 LG 외야수 박관우가 올시즌 후반부 팀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9라운드 84번으로 롯데의 선택을 받은 한승현도 기존 주전 외야수들이 이탈했을 때 1군의 빈 자리를 종종 채우곤 했다.
신인들이 데뷔하자마자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란 쉽지 않다. 성적을 중시하는 프로스포츠에서 신인에게 비중있는 역할이 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1라운더들 중에서도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선수들도 더러 있다.
팀이 어떤 기조를 가지고 있는지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몇 년간 리빌딩을 기조로 삼은 키움과 한화는 부지런히 좋은 신인들을 수집했고 이들을 1군에서 바로 기용하기도 했다. 한화의 문동주, 김서현, 황준서 등이 이런 과정에서 영입돼 성장한 선수들이다. 키움도 2024~2025년 2년 연속 1라운드로 뽑은 김윤하, 정현우 등을 바로 바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시켰다.
그러나 이들조차도 데뷔하자마자 전력감이 된 게 아니라 성장을 하는데까지 꽤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만큼 프로의 벽은 높다.
하지만 1라운더가 성공하기 쉽지 않다고 해서 하위 라운더까지 미리 낙담할 필요가 없다. 늦더라도 기회를 잡아 성장한 선수들도 더러 있기 때문이다.
리그 최고의 포수 중 하나인 두산 양의지도 200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8라운드가 되어서야 이름이 불렸다. 올시즌 활약 중인 LG 송승기는 2021년 신인지명에서 9라운드가 되어서야 선택을 받았던 선수다. KIA 김호령은 심지어 2015년 신인지명에서 2차 10라운드가 되어서야 선택을 받았다. 출발선상이 다를지라도 어떤 레이스를 펼치느냐가 더 중요한 이유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관련자료
-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