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이 26일(한국시간) 발표한 2026북중미월드컵 조 추첨 포트 배정에서 한국은 포트2에 포함됐다. FIFA는 11월 랭킹을 기준으로 48개 월드컵 출전국을 4개 포트로 나눴다. 그리고 다음달 6일 미국 워싱턴의 존 F. 케네디 센터에서 열릴 조 추첨식에서 포트당 1팀씩 월드컵 12개 조에 각각 배분한다.

사실상 예견된 결과였다. 한국은 11월 A매치에서 14일 볼리비아(대전·2-0 승), 18일 가나(서울·1-0 승)를 잇달아 제압했고, FIFA 랭킹 22위를 지켜 포트2 안정권에 들었다. 개최국 미국·멕시코·캐나다를 포함해 FIFA 랭킹 1위 스페인부터 9위 독일까지 강호들이 포트1에 자리한 가운데, 한국은 아래에 에콰도르(23위), 오스트리아(24위), 호주(26위)를 두고 포트2에 안착했다.

그동안 한국은 월드컵에서 주로 포트3이나 포트4에 묶이며 조별리그에서 세계적 강호들과 일찌감치 격돌해야 했다. 2022카타르월드컵에서도 포르투갈(포트1), 우루과이(포트2), 가나(포트4)와 한 조에 묶여 힘겨운 조별리그를 치렀다.

하지만 이번엔 좀더 여유로운 조 편성을 기대할 수 있다. 한국은 크로아티아(10위), 모로코(11위), 콜롬비아(13위), 우루과이(16위), 스위스(17위) 등 FIFA 랭킹 10위권의 강팀들과 포트2에 묶여 이들을 조별리그서 만나지 않는다. ‘최상의 조’ 시나리오라면 포트1에서 캐나다(27위), 포트3의 최하위 남아프리카공화국(61위), 포트4에서는 뉴질랜드(86위) 혹은 대륙간 플레이오프(PO)를 통과할 가능성이 있는 태평양의 소국 누벨칼레도니(149위) 등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팀들과 만날 수도 있다.

동시에 ‘죽음의 조’ 가능성도 충분하다. 출전국이 48개로 확대된 만큼 더 많은 강팀들이 본선에 올랐다. 포트3엔 세계최고 공격수 엘링 홀란(25·맨체스터 시티)이 이끄는 노르웨이(29위)와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7·FC바르셀로나)의 폴란드(31위)도 대기하고 있다. 포트4 국가들도 만만치 않다. 내년 3월 치러질 유럽 예선 PO 결과에 따라 월드컵 4회 우승국 이탈리아(12위)나 덴마크(21위) 등 유럽의 강호와 함께 배정될 가능성이 있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56)은 3일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해 조 추첨식을 참관한다. 조 편성이 확정되면 현지에 남아 베이스캠프 후보지 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북중미월드컵은 서부·중부·동부로 권역이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르기 때문에 이동 동선, 적응 문제 등 사전 준비가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 대표팀은 현재 약 30개의 캠프 후보지를 염두에 두고 있는데, 조 편성 직후 최종 선택을 위한 현지 검증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