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km 찍은 순간, 사직 함성 평생 못 잊어"…'1이닝 9실점 악몽' 지운 애증의 1차 지명→필승 셋업맨 반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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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근한 기자) 롯데 자이언츠 투수 윤성빈이 길었던 재활과 부진의 시간을 지나 2025시즌 불펜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윤성빈은 올 시즌 31경기(27이닝)에 등판해 1승 2패 평균자책 7.67, 44탈삼진, 20볼넷,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 1.70을 기록했다. 겉으로 보이는 성적만 보면 아쉬움이 크지만, 오랜 공백을 딛고 불펜에서 성공 가능성을 보여준 시즌이라 의미가 컸다.
2017년 롯데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윤성빈은 화려하게 등장했지만, 이후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2019시즌부터 2024시즌까지 1군 무대에서 단 3경기만 던졌다. 애증의 1차 지명으로 불리던 그는 올해 5월 LG전 선발 등판에서 1이닝 9실점이라는 충격적인 기록을 남겼고, 2군 재정비 후 불펜에서 다시 기회를 잡았다.
지난달 26일 홈 최종이었던 사직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윤성빈은 3이닝 무실점 호투로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윤성빈은 이날 김지찬을 상대로 최고 구속 160km/h를 찍으며 개인 구속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윤성빈은 "홈 최종전이라 더 이기고 싶었다. 세게 던지려 한 건 아니었다. 상대 타자 신장이 작다 보니 낮게 던지려고 집중했는데, 사직 관중들의 큰 함성에 전광판을 보니 찍혀 있더라. 그 순간은 평생 잊지 못할 듯싶다"고 돌아봤다.
올해는 전문 불펜으로 본격 전환한 시즌이었다. 롯데 김태형 감독도 2026시즌 윤성빈을 필승조 셋업맨 역할을 맡기고자 한다.
김 감독은 "내년부터는 (윤성빈을) 중요한 상황에서 써야 할 것 같다. 포크볼은 좋은데 슬라이더 같은 카운트 잡는 변화구를 더 준비하면 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윤성빈은 "불펜이라 팔 피로도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나는 매 경기 던지는 게 너무 소중하고 행복하다. 오히려 몸 관리를 더 잘하려고 한다"고 웃었다.
윤성빈은 감독의 신뢰가 가장 큰 힘이 됐다고 했다. 그는 "불펜이 맞는 옷이라기보다 감독님께서 자신감을 심어주시는 게 정말 마음으로 와닿았다. 안타를 맞아도 잘 던졌다고 칭찬해 주시더라. 그 믿음이 있어 더 긴장하지 않고 내 공을 던질 수 있었다"며 고갤 끄덕였다.
불펜 적응에 자신감을 얻었지만, 과제도 분명하다. 윤성빈은 "속구와 포크볼만 던지다 보니 구위가 떨어질 땐 버틸 수 없더라. 변화구 하나는 꼭 필요하다. 슬라이더와 커브를 계속 연습하고 있고, 포크볼 움직임도 더 좋아져야 한다. 몸 상태 역시 더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다짐했다.
사직구장을 가득 채운 롯데 팬들의 함성은 그에게 큰 힘이 됐다. 윤성빈은 "내가 올라갈 때 함성이 더 크게 들린다. 그럴 때마다 더 간절하게 던지려고 한다. 오랫동안 기다려 주신 롯데 팬들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긴 2군 생활도 돌이켜보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윤성빈은 "솔직히 그만두고 싶을 때가 많았다. 그래도 하루하루 이겨내다 보니 이런 날이 왔다. 그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 더 간절하게 던질 수 있는 듯싶다"라고 목소릴 높였다.
이제 시선은 내년을 향한다. 윤성빈은 "비시즌을 얼마나 잘 보내느냐가 중요하다. 10월부터 바로 내년 준비를 시작할 거다. 마음가짐을 잃지 않고 더 발전하겠다"고 다짐했다.
2017년 1차 지명 기대주에서 '아픈 손가락'으로 불리던 윤성빈은 드디어 불펜에서 그 가능성을 제대로 증명했다. 김태형 감독이 언급했듯 변화구 장착 과제를 잘 해결한다면 윤성빈은 내년 롯데 불펜 핵심 전력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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