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 2사 만루에도 마무리 못 올린 삼성, 일단은 웃었다[스경x승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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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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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로 앞선 8회말 2사 만루, 스무살의 3년 차 가을야구 신인 이호성이 마운드 위에서 땀을 뻘뻘 흘렸다. 그러나 삼성은 마무리 조기 투입 카드를 꺼내지 못했다.
선발 최원태가 6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했고, 타선까지 홈런 2방을 터뜨리며 손쉽게 승리를 거두는 듯했지만 불펜이 가동되자마자 추격을 허용했다.
8회말 삼성은 이날 경기 최대 위기에 몰렸다. 앞선 7회말 우완 불펜 김태훈이 SSG 고명준에게 2점 홈런을 맞고 5-2로 쫓겼다. 7회 1사후 등판해 잘 던지던 이호성이 8회말 2사 후 갑자기 흔들렸다. 기예르모 에레디아와 한유섬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고, 최정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베이스 3개를 꽉 채웠다. 타석에는 직전 타석 홈런을 쳤던 고명준이 들어섰다.
좌완 배찬승과 마무리 김재윤 등이 불펜에 대기하고 있었지만 삼성 벤치는 투수를 교체하지 못했다. 이호성을 그대로 밀어붙였다. 이호성의 구위 자체가 좋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위기에서 확실하게 믿고 올릴 투수가 없는 삼성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했다. 삼성은 마무리 김재윤에게 ‘4아웃 세이브’를 맡기지 못했다.
김재윤은 올 시즌 4승 7패 13세이브에 그쳤다. 평균자책은 4.99를 기록했다. 피홈런 10개는 올해 구원투수 중 가장 많다. 홈런 한 방이면 경기가 뒤집히는 이날 8회 2사 만루에서 삼성이 김재윤을 선뜻 올리지 못한 이유다.
결과적으로 이호성이 잘 막았다. 이호성은 6구 접전 끝에 고명준을 3루 땅볼로 처리했다. 2구 체크스윙 볼 판정이 비디오 판독 끝에 원심 유지 됐고, 3구째 날카로운 타구가 파울 라인을 벗어났다. 4·5구 연달아 볼을 던지면서 이호성은 풀카운트까지 몰렸지만 결국 6구 커터로 내야 땅볼을 유도했다. 이호성은 크게 포효하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8회말 볼넷 뒤) 고민을 많이 했지만 오늘 이호성의 구위가 상대를 압박할 수 있다고 판단해 밀어붙였다. 오늘 계기로 이호성이 좀 더 성장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팀 승리에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정규시즌 보였던 필승계투조의 불안감은 남은 시리즈에서 삼성이 계속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하지만, 포스트시즌 경험이 적은 이호성의 이날 8회말 마지막 아웃카운트는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
삼성과 SSG의 전력 차이가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이 불펜이다. 삼성은 올 시즌 팀 불펜 평균자책 4.48(6위)에 그쳤다. 3.36으로 불펜 평균자책이 가장 좋은 SSG와 차이가 크다.
SSG는 반대로 강력한 불펜을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하고 끌려갈 수 있다는 게 고민이다. 포스트시즌 들어 선발 문제가 터졌다. 이날 1차전 선발로 내보낸 미치 화이트가 2이닝 만에 무너졌다. 경기 초반부터 리드를 내준 SSG는 불펜의 우위를 살릴 수가 없었다. 김민, 이로운, 노경은에 마무리 조병현까지 강력한 불펜 필승조 투수들이 모두 지고 있는 상황에서 등판했다. 최강 불펜도 앞서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인천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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