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E 헛심 쓴 울산, 승강 PO 추락 커지는 위기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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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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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디펜딩 챔피언 울산 HD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다 둘 다 놓칠 위험에 놓였다.
울산은 시즌 도중 김판곤 감독을 경질했고, 후임으로 온 신태용 감독마저 두 달 만에 선수단 내 갈등을 폭로하며 떠났다. 베테랑 이청용이 오랜만에 리그 승리를 이끈 페널티킥 골을 넣은 직후 골프 샷 세리머니로 신 감독을 향한 불만을 드러냈을 정도로 팀은 혼란스러웠다. 승점 41점으로 9위에 머물며 K리그1 강등권 추락 위기에 있는 울산은 어정쩡한 전략을 이어가면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울산은 지난 5일 비셀 고베(일본)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원정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노상래 감독 대행은 경기 전 “K리그 생존 싸움이 우선”이라며 말컹, 이동경, 이청용 등 주전을 벤치에 두고 로테이션을 돌렸다.
하지만 후반 13분 실점 직후 이청용을 투입했고, 후반 20분에는 말컹과 이동경까지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K리그 잔류가 우선이라며 주전을 벤치에 앉혀놓고도, 패배 위기에 직면하자 이들을 모두 투입한 것이다. 올 시즌 내내 부진한 말컹을 출전시켜 부상 위험을 감수하고, 군 제대 후 팀 잔류 경쟁을 이끌 이동경의 체력을 소모시켰다. 로테이션과 승부욕 사이에서 어정쩡한 선택을 한 결과, 체력만 소모하고 이기지도 못하는 최악의 결과를 맞았다.
현재 울산은 K리그1 10위 수원FC(승점 39)와 2점 차다. 오는 9일 수원전에서 패배하면 순위가 뒤바뀌며 승강 플레이오프권인 10위로 추락한다.
고베전 이전까지 울산은 ACLE에서 2승 1무, 한 번도 지지 않은 것을 위안으로 삼았다. 하지만 강등권을 아슬아슬하게 벗어나 있는 팀이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자존심을 세우려다가 정작 K리그1 잔류에 치명타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현재 울산은 두 대회를 병행할 에너지가 없는 상태다. 만약 수원전에서 패해 자력 잔류가 불가능해지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김대길 스포츠경향 해설위원은 “울산이 안팎으로 흔들리고 있는 상태인데 승강 플레이오프로 떨어져 부천이나 전남, 서울 이랜드를 만나면 100%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며 “그러면 정말 골치 아파진다”고 경고했다.
울산의 남은 일정은 살인적이다. 9일 수원FC전 이후 A매치 휴식기를 갖고, 22일 광주 원정을 떠나 26일에는 부리람(태국)과 ACLE 홈 경기를 치른다. 30일 제주와 홈 경기로 리그 일정을 마무리한다. 어느 한 경기 쉬어갈 수 없다. 광주는 전북과 코리아컵(FA컵) 결승을 앞두고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해 최정예 멤버로 맞설 가능성이 크고, 제주 역시 강등권 탈출을 위해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강원 정경호 감독이 앞서 청두 룽청(중국)과의 ACLE 원정에 주축 선수들을 아예 대동하지 않은 것처럼 울산도 확실한 로테이션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대길 위원은 “울산은 더블 스쿼드를 꾸릴 만한 선수층을 갖췄다”면서 “승강 플레이오프를 피해 K리그1 잔류를 빨리 확정하고, 그다음을 모색하는 것이 해답”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9일 울산은 수원FC와의 홈 경기에서 승리해야만 잔류 경쟁에서 한숨 돌릴 수 있다. 김민혁과 강상우가 징계로 결장하고, 에릭도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총력전에 나서야만 한다.
문제는 남은 경기마다 ACLE 일정이 끼어 있다는 점이다. 울산 스스로 답해야 한다.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지키려다 1부 리그에서 떨어질 위험을 감수할 것인가, 아니면 ACLE를 과감히 포기하고 K리그1 잔류부터 확정할 것인가.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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